독서 리뷰

[책리뷰]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스포 포함)

몽몽2345 2025. 2. 22. 13:28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Why Fish Don't Exist: A Story of Loss, Love, and the Hidden Order of Life)

 

대표사진 삭제

출처: YES24

장르: 에세이

 

발매: 2021.12.17

 

저자: 룰루 밀러(Lulu Miller)

- 과학전문 기자, 미국공영 라디오 방송국(NPR)에서 근무

 

간단 줄거리

어릴적부터 인생의 의미에 있어 의문을 가져온 저자가 스탠퍼드 대학의 초대 학장이자 분류학자였던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일대기를 따라가면서 삶의 숨겨진 비밀을 찾는 여정


주요 키워드 분석 및 리뷰(결말 포함)

 

목차 주요 키워드

0. 프롤로그 혼돈

1. 별에 머리를 담근 소년 데이비드 스타 조던

2. 어느 섬의 선지자 페니키스 섬, 루이 아가시, 신의 계획

3. 신이 없는 막간극 아버지, 자살, 곱슬머리 남자

4. 꼬리를 좆다 혼돈의 지배(벼락사고, 수전의 죽음), 회복, 스탠퍼드 대학 초대학장

5. 유리단지에 담긴 기원 명명, 모서리가 없는 물고기, 제인 스탠퍼드의 죽음

6. 박살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바늘을 꽂다, 망해버린 사명을 계속 밀고 나아가는 일

7. 파괴되지 않는 것 카르페 디엠, 운명의 형태를 만드는 것은 사람의 의지

8. 기만에 대하여 자기기만, 긍정적 착각, 그릿(Grit)

9. 세상에서 가장 쓴 것 샌프란시스코 대지진(1906), 제인 스탠퍼드의 독살, 스트리크닌

10.진정한 공포의 공간 아오스타 마을, 퇴화, 부적합자, 종의기원, 프랜시스 골턴, 우생학

11. 사다리 신의계획, 질서, 진실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

12. 데우스 엑스 마키나 자연에 이름 붙이기, 어류는 존재하지 않는다.

14. 에필로그 한 여자, 수치의 종말

 

 

아빠, 이 책은
아빠를 위한 책이에요.

 

 

혼돈 Chaos

- 저자가 마주하는, 극복해야하는 대상

 

-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이라는 가정의 문제가 아닌, '언제 일어나는가'하는 시기의 문제 → 혼돈은 우리 모두를 지배하는 주인

 

- 열역학 제2법칙: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 혼돈(카오스)은 상승하는 방향으로만 이루어짐(비가역적 과정은 스스로 일어날 수 없음) → 인생에 널부러진, 가로막는 혼돈에 맞서 질서를 부여하는 일은 자연스러운, 의미있는 일인가? 책의 원제가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라는 부분에서 어렴풋이 삶의 질서를 찾아가는 것이 의미있는 것인가를 탐구하는 것을 알수있음

"너는 중요하지 않아"

(저자의 어린 기억 속 아버지의 말 中)

- 내가 어려서부터 똑바로 바라보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애써왔던 그 세계관

 

- 아무런 목적도 없이 의미도 없이, 개미들과 별들과 함께 세상의 가장자리에서 떨어져 내리는 느낌 → 혼돈에 맞서는 데이비드에게 방법을 찾고자 함

 

- 데이비드에게는(혼돈은) 자신의 형을 앗아간 세상 앞에서 가득 차 떨고 있던 어린 소년으로 되돌아가는 느낌(세상을 전혀 이해할 수도 통제할 수도 없는, 겁에 질린 무력한 아이)

 

 

데이비드 스타 조던(1851~1931) David Starr Jordan

- 혼돈에 맞선 자

 

- 분류학자로서 생명의 진화계통을 밝혀냄으로써 지구 혼돈에 질서를 부여

 

- 어미니는 독실한 청교도인으로 노동에 대한 순교자적 성취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어린 조던이 만든 지도를 없애고 그의 질서를 부여하는 일(분류학적 취미)을 반대

 

- 형(루퍼스)의 죽음 이후 자연의 꽃 수집은 취미를 넘어 색채의 폭발로 이어짐

수집 습관이 모종의 "박탈 혹은 상실 혹은 취약성"이 발생한 후 급격히 심각해지는 경우가 많음

워너 뮌스터버거(심리학자)

- 스승인 아가시와 반대로 신의 계획이 아닌 우연한 이유로 생명이 탄생했다는 다윈의 진화론을 인정 → 거시적인 관점에서 무작위성 산물로서 생명이 탄생했다는 진화론은 인정했지만 진화론의 핵심인 유전적 다양성이 아닌 내부에는 체계와 등급, 질서(사다리)가 있다고 믿음

 

- 물고기의 해부학적 구조 연구를 통해 인간 진화의 창조 이야기와 인류의 진보에 대한 실마리를 찾으려 노력

 

- 수천마리의 수집품 및 연구자료가 벼락에 의한 화재로 소실(1883)과 첫 아내인 수전 보웬의 죽음에도 빠르게 회복하여 연구를 지속

 

- 스탠퍼드 대학의 초대 학장이 되며 어류학 연구에 몰두

 

- 친한 친구인 허버트 코플랜드 사망, 총애하는 제자 찰스 메케이가 실종, 제자 찰스 볼먼이 사망, 딸 바버라가 사망하는 악재가 연이어질 수록 물고기의 수집에 매진

사람들이 이렇게 자신의 무력함을 느낄 때는 강박적인 수집이 기분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프란시스카 로페스-토레시야스(심리학자)

- 진도 7.9 샌프란시스코 대지진(1906)으로 화재 이후 다시 모은 모든 연구자료가 박살이 났지만 이에 굴하지않고 널부러진 물고기를 다시금 잃지 않기 위해 표본에 바늘을 꽂고 이름표를 매다는, 포기하지 않고 혼돈에 맞서는 모습

 

- 대학 설립자인 릴런드 스탠퍼드가 사망하며 부인인 제인 스탠퍼드와 연구 입장차이로 갈등이 시작 → 제인 스탠퍼드의 의문의 독살(독: 스크리크닌) → 수많은 증거에도 불구하고 제인의 독극물 사망을 계속해서 부인하는 데이비드(진실을 은폐하려는 목적이 다분한) → 가장 성가신 물고기를 잡는 방법은? 세상에서 가장 쓰며 위험하면서도 강력한 물질인 "스크리크닌"을 사용(데이비드의 물고기 연구를 위한 안내 中) → 자신의 목표를 위해 살인도 서슴치않는 데이비드의 민낯이 드러남

 

 

데이비드의 자기기만

운명의 형태를 만드는 것은 사람의 의지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에세이 中

 

- 자신에게 결코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종류(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의 거짓말

- 약에 대한 반대 → 약은 신경계가 거짓말을 하도록 강요하는 것 → 자신에 대한 낙관적인 관점은 자기 발전에 대한 저주 → 자기 과신을 경계하는 세계관

 

- 절망의 철학(by 데이비드 스타 조던)

: 과학이 골치아픈 점은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할 때 그것이 보여주는 것은 허망함 뿐

우리가 붙인 불은 숯을 남기고 죽는다. 우리가 지은 성들은 우리 눈앞에서 사라진다. 강은 바닥을 드러내고 사막의 모래만 남긴다. (...) 행복은 행하고, 돕고, 일하고, 사랑하고, 싸우고, 정복하고, 실제로 실행하고, 스스로 활동하는 데서 온다. 당신이 밟고 선 그 땅뙈기가 이 세상에서, 아니 그 어느 세상에서도 당신에게 가장 달콤한 기쁨을 주는 땅이 아니라면 당신에게는 희망이 없다. 카르페 디엠(이 순간에 충실하라)

- 절망은 청소년기에 자연스럽게 거쳐 가는 단계이고 그 생각을 떨쳐내야 한다.

- 모든 것의 허망함을 곱씹는데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몹쓸 이유는, 진화가 선물한 그 소중한 전기를, 너무나 많은 경이로운 감각들을 느끼고 너무나 많은 수수께께를 푸는 데 써야할 그 신성한 이온들을 실존적 탐구라는 하수구로 흘려보냄으로써 글자 그대로 "몸이 아직 살아 있는데도 죽은 사람"이 되게 하기 때문 → 삶의 의미를 좆기보다는 지금의 삶에 충실하게 살아라

 

- 진화의 철학(by 데이비드 스타 조던)

: 생명에 대한 이런 시각에는 어떤 장엄함이 깃들어 있다.(데이비드)

장엄함은 존재해. 네가 그걸 보지 못한다면 부끄러운 줄 알아.(아버지)

 

- 파괴되지 않는 것(시카고의 친구와 대화 中)

: 한 사람을 계속 나아가도록 몰아대는 것에 대한 의문

 

모든 것이 다 무너져도 계속 나아갈 힘은 모든 사람 내면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파괴되지 않는 것'

(프란츠 카프카)

 

비현실적인 목표에 대한 의문에 해답을 주는 것이 아닌 허락의 개념

엄청난 규모의 재앙 앞에서도 결국 살아남는 것은 사람이고, 운명의 형태를 만드는 것도 사람의 의지이기 때문

 

- 데이비드의 자기기만

: 데이비드의 신념(우주 앞에서 인간은 한없이 무력하다.)과 반대됨에도 불구하고 자기 기만(운명의 형태를 만드는 것은 사람의 의지라는 자신을 속이는 거짓말)을 통해 연구를 계속 이어감

- 신이 없는 세계의 시스템에서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지속적으로 오만을 복용함으로써 실패할 운명을 극복 → 데이비드의 오만은 결국 자연에서의 위계질서, 등급, 사다리인 우생학에 대한 믿음으로 이어짐

 

 

루이 아가시(1807~1873) Louis Agassiz

 

- 스위스 출신의 지질학자로 당대 가장 유명한 박물학자

- 책으로부터의 인쇄된 지식, 믿음보다 경험으로서 축적한 지식을 신봉하던 학자

- 페니키스 섬에서 박물학자들과 캠프를 구성하여 자연을 관찰하고 지식을 탐구

 

- 아가시의 탐구의 목적은 "자연 속에 신의 계획이 숨겨져 있고, 신의 피조물을 모아 위계에 따라 잘 배열하면 거기에서 신의 생각, 가르침이 나오리라" → 자연에 위계, 완벽함의 사다리, 등급이 감춰져 있다 → 신의 존재를 믿고 그 계획을 찾는 목적

 

- 인간과 어류는 충격적일만큼 골격구조가 유사하며(작은 머리, 척추골, 갈비뼈를 닮은 돌출 가시) 이는 곧 인간이 어류에 뿌리를 두지만 그와 구별가능한 도덕적, 지적 재능이 있음 → 인간과 어류는 같은 유형이지만 "등급"에서의 차이

 

- 자연의 무작위성 산물이라는 다윈의 진화론에 절대적으로 반대

스승이 젊은이들에게 말했지.
:우리는 진실을 찾으러 온 것이라네.
불확실한 열쇠로 신비의 문을 하나하나 열려고 시도하지."
우리는 그분의 법칙에 따라
원인의 옷자락을 붙잡으려 손을 뻗는다네.
그 무한한 존재, 시작된 적 없이 영원히 존재하는 그분.
이름 붙일 수 없는 유일자.
우리는 모든 빛의 . 그 빛의 근원.
생명의 생명. 그리고 힘의
맹인이 손가락으로 더듬어가듯,
우리는 이곳에서 더듬으며 찾고 있다네.
그 상형문자들이 의미하는 바를,
보이는 것에 담긴 보이지 않는 것의 의미를.


- 아가시의 기도(페니키아 섬에서)

 

 

룰루 밀러(저자) Lulu Miller

- 7살 무렵, 아버지에게 질문: "인생의 의미가 뭐에요?"

- 아버지: "의미는 없어. 신도 없어. 우리(인간의 존재)는 아무런 중요한 존재가 아니다. '혼돈'만이 우리의 유일한 지배자 '넌 중요하지 않아' 인생에 대한 의문과 회의

 

- 16살이 된 해 수면제 복용으로 자살기도 → 실패

- 대학에서 남자친구를 만나 동거를 시작하고 점차 안정감을 찾아갔으나 어느 금발소녀와의 입맞춤으로 인해 남자친구와 헤어짐 → 양성애자라는 성향에서의 혼돈

- 결별 후 다시 찾아온 무력감과 우울감으로 혼돈이 발생했지만 이에 맞서고 다시금 인생에서 의미를 찾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비결(숱한 고난과 역경에도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않음) 을 찾기 위한 여정이 시작

 

- 데이비드의 생애 및 학문을 연구하다 결과적으로 그가 열광적인 우생학자로서 보인 잔인성과 무자비함, 파괴적인 광란을 알게됨

- 원래 보이던 "숨어 있는 보잘것 없는"것들에 대한 순수하고도 상냥했던 소년이 어떻게 변모했는지? → 페니키스 섬의 헛간에서 루이 아가시가 심은 생각인 "자연 속에 사다리가 내재해 있다는 믿음"

- 이를 통해 데이비드가 하던 일, 즉 무언가를 수집하는 일은 "가장 높은 수준의 선교활동"이 되어 사다리의 꼭대기에 놓여있을 열매를 향해 나아가는 진실한 경로를 탐구하는 원동력이 됨

- 갈망하던 혼돈에 대항하며 질서를 부여하던 데이비드를 동경했으나 그가 도덕과 이성과 진실에 맞서면서까지 그 비전을 고수하던 이유는 자기 스스로 혼돈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을 주는 것(저자 또한 갈망하던 것) → "우리는 중요한 존재이다"

 

 

자연속에 사다리가 내재해 있다.

- 박테리아에서 시작해 인간에까지 이르는, 객관적으로 더 나은 방향으로 향하는 신성한 계층구조 → 자연의 분류에 있어 등급, 나아가 우열이 있음: 우생학의 기본

 

- 아가시는 신의 계획으로 인해 지구의 피조물이 탄생했다는 것과 달리 데이비드는 자연이 무작위성의 산물로 종들 사이의 불확실한 회색 지대가 있음을 인정하고 이를 탐구하기로 결정 → 나는 아이에게 꼬리를 붙들려 카펫 위로 끌려가는 고양이처럼 우아하게 진화론자들의 진영으로 넘어갔다.

 

- 사다리에 대한 믿음을 반증하는 증거들이 매우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비드가 그 사실을 저버리면서까지 믿음을 고수한 이유? → 그 믿음이 데이비드에게 진실보다도 더 중요한 무언가(자기기만을 통한 질서 부여)를 주었기 때문 → 그의 인생을 휘몰아가는, 소용돌이치는 늪을 깔끔하고 빛나는 질서로 바꾸는 방법

 

 

찰스 로버트 다윈(1809~1882) Charles Robert Darwin

- 영국의 진화생물학자, 대표작: 종의 기원(1859)

- 전통적으로 하나의 종으로 여겨온 생물들에게 너무 많은 다양성을 목격했고, 그 결과 종들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확실한 경계선이 존재함이 점차 사라짐

 

- "이종교배한 종들은 무조건 생식능력이 없다고도, 불임성은 창조주가 부여한 특별한 자질이자 창조의 신호라고도 주장할 수 없다." → 이종교배한 종들은 생식능력을 가질 수 있으며, 불임성은 창조주가 부여한 특별한 자질이나 창조의 신호가 아니다. 불임성 및 생식능력의 부여는 창조주의 결정이 아닌 자연에서 생성되고 결정된 결과

 

- 종(Species)이, 그리고 사실상 분류학자들이 본질적으로 불변의 것이라 믿었던 그 모든 복잡한 분류 단계(속, 과, 목, 강 등)가 인간의 발명품일 뿐이며 끊임없이 진행되는 진화의 흐름 주위에 인간이 '편리'를 위해 그은 유용하지만 자의적인 선

- 나투라 논 파싯 살툼(Natura non facit saltum): 자연은 비약하지 않는다.

- 자연에는 가장자리(진화의 끝)도, 불변의 경계선(종들 사이의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도 없다. → 자연은 뛰어넘는 비약없이 사소한 변이를 통해 점진적으로 변화

 

 

우생학 Engenics

- 가난, 범죄, 문맹, 정신박약, 방탕함 등 골턴이 혈통과 관련된 것이라고 잘못이해하고 있는 특징들을 말살하는 것

 

- 1883년 찰스 다윈의 사촌인 프랜시스 골턴이라는 영국의 과학자가 만든 단어

- 다윈의 <종의 기원>을 보고 영감을 어어 지구에서 생물의 배열을 결정하는 자연선택의 힘이 존재함을 이해하자 인류의 지배자 인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힘을 조작

 

- 이탈리아 알프스의 마을인 아오스타에서 데이비드는 집단 장애인 사회를 목격

- 멍게, 따개비같은 한자리에 고착되어 살아가는 생물들은 기생으로 자원을 얻은 결과 원래에서 더 게으르고, 단순하며 지능이 떨어지는 형태로 "퇴화"되었다 믿음

- 어떤 식으로든 장기적으로 한 생물에게 도움을 주면 그 결과 신체적으로나 인지적으로나 쇠퇴하게 된다 여김 → "동물 세계의 극빈자 상태"이자 아오스타 사람들은 말 그대로 "새로운 인간의 종"으로 퇴화하고 있다고 믿음

 

- 부적격자 생존에 대한 우려와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이러한 "백치들"을 몰살하는, 결과적으로 우생학이 미국에 보급

- "부적합"이라 판정받은 사람들의 생식능력을 없애는 "불임화"가 사회적으로, 공식적으로 합법적으로 변화

 

- 하지만 데이비드와 골턴이 <종의 기원>에서 간과한 사실은 종을 강력하게 해주며 버티고 극복하게 해주는 힘은 바로 "변이"

- 동질성은 사형선고와 같은데, 한 종에서 돌연변이와 특이한 존재들을 모두 제거하는 것은 그 종이 자연의 힘에 취약하게 노출되도록 만들어 위험을 초래

- "적합성에 대한 우리의 관점에서 불쾌하게" 보일 수 있는 특징들이 사실 종 전체나 생태계에는 이로울 수도 있고, 혹은 시간이 지나고 상황이 바뀌면 이로운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예: 바다표범이 심한 추위에도 번성할 수 있었던 것은 움직히지도 못할 만큼 무거워 보이는 체지방 덕분)

- 우생학자들은 유전자 풀에서 "필수 불가결한" 다양성을 제거하려고 노력함으로써 그들은 사실상 지배자 인종을 구축할 최선의 기회를 망쳐버리고 있었던 셈

 

 

 

애나

- 우생학에 의해 불임화(1967)를 당한 희생자

- 일곱살 소녀를 "부적합자"로 판정하고 린치버그 수용소에서 동물 취급을 받아가며 살았으나 그곳에서 또다른 부적합자인 메리를 만나 보호자로 살아옴

 

- 부적합자로 판정받았음에도 빛과 웃음과 따뜻함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데이비드를 비롯한 우생학자들에게 틀렸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으나 우리 모두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그와 같은 오류(저자가 믿는 진실인 우리는 중요하지 않다를 알지만 애써 부인하는 것)를 범하는 것

 

 

 

 

민들레 법칙

 

민들레는 기본적으로 추려내야할 잡초로 여겨지지만, 다른 상황에서는 가치있는 약초이자 염료가 된다. 즉, 아무리 하찮은 존재도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어떻게 계속 살아가시는 거에요?"

애나도 답을 알지 못해 나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때 메리가 불쑥 말했다. "나 때문이지!"

애나가 웃기 시작했다. "그렇지. 물론이지. 메리 때문이야."

 

서로서로 가라앉지 않도록 띄워주는 이 사람들의 작은 그물망이, 이 모든 작은 주고받음이 밖에서 보는 사람들에게는 그리 대단치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그물망이 받쳐주는 사람들에게는 모든 것일 수 있고, 그들을 지구라는 이 행성에 단단히 붙잡아두는 힘 자체일 수도 있다.

 

바로 그때 그 깨달음이 내 머리를 때렸다. 그게 거짓말이 아니라는 깨달음. 애나가 중요하다는, 메리가 중요하다는 말. 혹은 이 책을 읽는 당신이 중요하다는 말. 이는 자연을 더욱 정확하게 바라보는 방식인 민들레 법칙이다. → 데이비드가, 아버지가 그랬듯, 또 내가 그렇게 믿고 있었던 "우리는 중요하지 않다"는 강요받았던 사실이 진실이 아님을 깨닫음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1980년대 분류학자들이 타당한 생물 범주로서 "어류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사실이 밝혀짐

조류는 존재한다.
포유류도 존재한다.
양서류도 존재한다.
그러나 꼭 꼬집어, 어류는 존재하지 않는다.

- ... 윤에 따르면, 분기학자들은 사람들이 일단 이 사실(물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생긴 생물들 중 다수가 자기들끼리보다는 포유류와 더 가까운 관계)을 받아들이고 나면 이상한 진실이 보이기 시작할 것 → "어류"가 견고한 진화적 범주라는 말은 완전히 헛소리

 

- 데이비드가 평생을 바친 연구는 결코, 단 한 번도 존재한 적이 없었다. → 데이비드가 평생에 바친 연구뿐만 아니라 그의 우생학에 대한 결연한 믿음은 무의미한 것

 

 

 

물고기를 포기하다.

 

- 자신이 철석같이 믿고있던 (진실아닌) 진실, 신념을 포기할 수 있는가?

- 캐럴 계숙 윤: 평생 존경해왔던 과학자 공동체에 대한 일종의 격분이 생김. 인간의 직관을 빼앗아감으로써 일반 대중이 인간의 애정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환경에 더더욱 무관심해지도록 만들 것이라는 걱정

 

- 물고기를 포기하면서 나는 내 인생을 계속 살아야 했고, 혼돈 속으로 다시 들어가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지켜봐야 했다. ... 나는 한 여자를 만났다. ... 만약 내가 여전히 그 곱슬머리 남자에 집착(이성애에 대한 사회적 강요, 규범)하고 있었다면 그녀를 놓쳤을 것이다. 나는 그녀에게 키스했다. 이건 그리 이상하지 않았다. 여자에게 키스하는 것은 이미 내가 너무 잘 알고 있었듯이 내가 좋아하는 일(동성애, 나의 본질적인 성향)이었다.

 

- 나는 이 사람이 없는 인생은 결코 원하지 않아.

 

- 나는 범주(물고기, 사회규범, 강요, 이성애)를 부수고 나왔다. 자연이 프린트된 커튼 뒤를 들춰 보았다.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무한한 가능성의 장소를 보았다. 모든 범주는 상상의 산물이다. 그건 세상에서 가장 근사한 느낌이었다.

 

- 내가 물고기를 포기했을 때 나는, 마침내, 내가 줄곧 찾고 있었던 것을 얻었다. 하나의 주문과 하나의 속임수, 바로 희망에 대한 처방이다. 나는 좋은 것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약속을 얻었다. 내가 그 좋은 것들을 누릴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다. 내가 얻으려 노력했기 때문이 아니다. 파괴와 상실과 마찬가지로 좋은 것들 역시 혼돈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죽음의 이면인 삶. 부패의 이면인 성장

 

- 그 좋은 것들, 그 선물들, 내가 눈을 가늘게 뜨고 황량함을 노려보게 해주고, 그것을 더 명료히 보게 해준 요령을 절대 놓치지 않을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전혀 모른다는 사실을, 매 순간, 인정하는 것이다. → 자연이 그랬던 것 처럼 이 세계에서 당연한 것(사다리, 질서, 등급, 이성애)은 없고 우리가 알고 있고 강요받았던 사실이 사실이 아닐 수 있음을 인정하고 혼돈에 맞서지 않고 그 혼돈 자체를 자연스러운 것이라 여기며 받아들일 때 비로소 새로운 것이 보이게 됨

 

-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또 무엇을 잘못 알고 있을까? 과학은 늘 내가 생각해왔던 것처럼 진실을 비춰주는 횃불이 아니라, 도중에 파괴도 많이 일으킬 수 있는 무딘 도구라는 것을 깨닫는다.

 

- 어떤 인종은 다른 인종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고, 백인은 흑인보다 우월하다는 생각, 그것은 "그냥 과학의 문제"라고 그는 킬킬거리며 말했다. 아무 문제 될 것 없다는 투로.

이 사다리, 그것은 아직도 살아 있다.
이 사다리, 그것은 위험한 허구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말은 그 허구를 쪼개버릴 물고기 모양의 대형 망치다.

 

 

 

아빠, 이 책은
아빠를 위한 책이에요.

- 자연앞에서 인간은 중요하지 않은 존재라 여겼던 아버지의 가르침에 맞서 "모든 것은 중요하다"라 외치는 딸의 위로

 


추가 글귀 정리

 

 

자기기만의 역사

자기기만이 그렇게 위험한 것인가?

- 성서: 자기기만을 경멸하고, 오만을 대죄라 부르고, 우만을 부리지 않는다면 가장 좋은 것을 얻게 될 것

- 고대 그리스인: 오만에 반대, 이카로스의 날개

- 계몽주의시대: 볼테르는 낙관주의가 고통을 직시하지 못하게 만드는 음흉한 해악

- 20세기 심리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 에이브러햄 매슬로, 에릭 에릭슨은 자기기만을 정신적 결함이자 시각에 생긴 문제로 치료의 대상이며 정확한 시각은 "정신의 건강을 보여주는 표지"라 여김

 

 

그릿(Grit, 끈질긴 투지)

 

- 20세기 이후 임상병리학 및 여러 연구들은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자기기만의 특징을 지님을 확인

- '기만'이라는 용어는 '긍정적 착각'으로 변경되며, 적정한 자기기만을 토대의 심리치료 기법인 "스토리 에디팅" 또는 "리프레이밍"이 발명

- 장기적인 목표에 뛰어들게 하는 것, 머리로 벽을 반복적으로 들이받을 수 있는 능력, 앞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능력 → 긍정적 착각을 통해 획득

 

- 긍정적 착각은 "단기적으로 혜택을 얻는 대신 장기적으로 비용을 치르는" 것

- 공격적인 사람들은 대게 자신을 매우 높게 평가하는 이들이며, 이에 대한 증거는 민주주의적 제국주의, 지배자 민족 이데올로기, 귀족들의 결투, 학교에서 약자를 괴롭히는 아이들, 길거리 깡패들의 언어 구사 등에서 볼 수 있다.

- 긍정적 착각 지수가 높게 나올 법한 사람들은 자기 손으로 혼돈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음

- 높은 자존감이 모두 나쁜 것은 아니며 "자존감이 높기는 하지만 자존감에 대한 위협을 쉽게 느끼는 극히 소수의 사람만이 위험한 이들"이라 생각

- 가장 위험한 사람은 자신을 우월한 존재라고 보는 사람들이라기보다 자신을 우월한 존재로 보고 싶다는 욕망이 강한 사람

- 긍정적 착각은 견제하지 않고 내버려둘 경우 그 착각을 방해하는 것은 무엇이든 공격할 수 있는 사악한 힘으로 변질될 수 있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 Deus Ex Machina

- 라틴어로 기계에서 나온 신

- 주로 연극이나 문학에서, 극의 진행 중에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 신이 등장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것

- 뿌옇게 가려져왔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의문에 대한 해답이 극적인 순간에 펼쳐지는...

 

 

명명

- 철학에는 어떤 것들이 이름을 얻기 전까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사상이 있다. ... 이름으로 불리는 순간 개념은 현실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실재"가 된다. ... 이렇듯 아이디어를 상상의 영역에서 세상의 영역으로 끌어오는 운송수단인 이름 자체는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 → 만물에 이름을 붙이는 "명명"이라는 행위자체가 잘못 이루어질 수 있으며 이 경우 매우 크나는 여파를 낳음 → 결과적으로 사소해보이지만 분류학적으로 볼 때 존재하지 않는 "물고기"라는 표현은 사람의 직관을 저해하는 매우 잘못된 경우이며 이처럼 노예, 마녀, 동성애라는 단어의 힘은 예상치 못한 힘을 가져 인류에 대한 다양성을 해치고 우생학이라는 잘못된 개념으로 번지게 됨

 

- 만약 완모식 표본이 소실되어도 새로운 표본을 그 성스러운 유리단지에 대체해서 넣을 수 없다. 그러한 상실에 대해서는 경의를 표하고 애도하고 상실되었다는 표시를 남긴다. ... 신모식 표본은 최초의 완모식 표본이 상실되었거나 파괴된 후에 그 종을 대표하는 표본 역할을 하도록 선택된 표본을 말한다.

 

- 이렇듯 과학자들조차 의례를 좋아한다. → 사물과 현상에 있어 객관적이며 철저한 사고를 지녀야 할 과학자조차도 의례적이며 미신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향. 과학자들의 말이 모두 정답이 아니다.

 

 

 

아고노말루스 요르다니 Agonomalus Jordani

 

 

 

-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발견한 모식 중 유일하게 자기 이름을 따 명명한 것

- "모서리가 없음"을 뜻하는 그리스어, A(없다) + gonias(각, 모서리)

 

- "모서리가 없는 조던" 그가 선택한 이 물고기에는 어떤 메시지가 숨어 있는 걸까? 그의 매력 아래 도사린 어두운 면에 대한 인정일까?

조던의 재능 중 특히 양날을 지닌 재능은 자기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설득하고, 그런 다음 무한해 보이는 에너지로 목표를 추구하는 능력이다. ... 그는 자신의 관용과 관대함을 자랑스러워했다. ... 하지만 조던은 파리 한 마리를 잡는 데 대포알을 쓰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by 루시 스피어

어떠한 것의 각, 경계를 뜻하는 모서리가 없다는 말에서 저자는 조던의 양면성에 대한 것을 자기 스스로가 인정하는 의미가 아닐까라 생각하지만 조금 애매한 모서리 보다는 경계라든지 양면을 직관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다른 단어들이 많기에 쉽사리 유추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조금은 논리의 비약이 있지 않나 생각

 

 

 

부제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 상실: 곱슬머리 남자친구와의 결별, 동경하던 데이비드의 기만적 행위

- 사랑: 애나와 메리, 그 여자를 통해 새롭게 마주하며 깨닫는 사랑의 의미

- 삶의 질서: 자연의 등급이 존재하는 사다리가 아닌 다양성을 통해 극복하는 질서

 


읽은 소감

 

단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과장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를 책으로 보는 느낌'

 

저자인 룰루 밀러의 가장 큰 힘은 조금 난해하다 싶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마지막 결정적인 순간에 전율을 일으켜버리는(말 그대로 데우스 엑스 마키나) 수준급 빌드업 능력이 아닐까?(주로 놀란 영화를 보며 전율을 느끼는...)

 

한 번의 독서에 끝나지 않고 리뷰를 쓰면서 문장구성을 더더욱 세심하게 느끼는, 마치 숨겨진 보물을 찾는, 추리소설의 탐정이 되어 실마리를 풀어나가며 마지막이 되어서야 명백한 진실에 마주하는 경험

 

자체평점(5점만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