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야구 중계를 보려 TV를 틀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아웃카운트입니다.
공격 시 루상에 주자가 나가있는 것도 반갑지만, 더더욱 반가운 것은 주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웃카운트가 올라가지 않을 때입니다.
통상적으로 기대득점이 높은 1사 2,3루 보다 무사 1,2루를 훨씬 더 선호하는데, 이러한 이유는 아웃카운트는 곧 공격의 기회를 제공하고 다득점의 기반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흔히들 짤아낸다고 하는 스몰볼에서 1~2득점을 위해 번트를 하여 진루와 아웃카운트를 바꾸는 것은 아웃카운트의 가치를 지나치게 낮게 평가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어제와 오늘 롯데경기에서 아웃카운트 하나가 지니는 가치를 따져보겠습니다.
24.07.19 롯데 1차전
7회 5:3 2점차 노아웃 2루(김지찬) 상황
- 실제: 안주형의 희생번트로 1사 3루 → 류지혁 적시타 후 이닝교대(견제사, 이재현 삼진)
- 가정: 안주형 선수의 희생번트가 아닌 강공지시로 출루한다면 ①무사 1,2루 → ②류지혁 적시타, 무사 1,2루(1득점) → ③2루 주자있음으로 견제사 없음, 이재현 삼진, 1사 1,2루 → ④구자욱 적시타, 1사 1,2루(1득점, 때에 따라 홈승부시 1사 2,3루 가능) → ⑤카데나스 병살타 혹은 1사 2,3루 시 2사 3루(1득점) → ⑥강민호 홈런(2득점)
물론 가정이지만 어제 벌어진 사건들로 재구성 해 볼때 번트지시가 아닌 출루에 성공했다면 7,8회 2득점(이성규 홈런 제외)이 적게는 3점, 많게는 5점으로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아웃카운트의 가치는 1~3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24.07.20 롯데 2차전
3회 3:1 2점차 1아웃 1루(안주형) 상황
- 실제: 김지찬의 볼넷으로 1사 1,2루 → 류지혁의 2루타(2득점, 1사 2루) → 구자욱 사구(1사 1,2루) → 카데나스 플라이(2사 1,2루) → 강민호 홈런(3득점) → 김영웅 플라이 후 이닝교대
- 가정: 김지찬의 볼넷이 아닌 희생번트 시 → ①2사 2루 → ②류지혁의 2루타(1득점, 2사 2루) → 구자욱 사구(2사 1,2루) → 카데나스 플라이 후 이닝교대
만약의 일이지만 스몰볼의 희생번트 시 빅이닝을 완성하는 5득점은 1득점에 그치는 결과가 나옵니다.(다음회 강민호의 솔로포로 결과적으로는 2득점), 그러므로 이번 경기 3회의 하나의 아웃카운트 또한 3점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다음회에 나온 안주형 선수의 희생번트 또한 결과적으로는 아쉬운 상황을 만들어냅니다. 경기 흐름에 필요한 추가점에 기여는 했지만 이닝 교대 후 터진 김영웅 선수의 2루타는 2사 1,2루에 터졌을 것이므로 2점의 점수가 추가적으로 나왔을 확률이 있습니다.
현재 삼성의 라인업에는 장타를 때려줄 든든한 선수들이 있습니다. 3번 구자욱, 4번 카데나스, 5번 강민호, 6번 김영웅, 7번 이성규라는 각각 두자리수 홈런이 충분한 선수들이 타선을 책임지고 있기때문에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오늘처럼의 8,9,1,2에서의 출루입니다.
저는 타율 0.213, 출루율 0.280, OPS 0.520의 안주형 선수를 싫어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선수가 주전라인업에서 계속 해서 선발되어야 한다는 현실과 또 나오면 높은 확률로 팀을 위해 희생번트를 이어나가는 것이 불만입니다.
안주형 선수가 더 높은 가치를 지니기 위해서는 지금의 역할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 합니다. 어떻게든 투수와 볼카운트 싸움을 하며 선구안을 키워나가고 컨택을 하려는 자세로 좀 더 자신의 능력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그리고 야구는 투타의 조화로 이루어집니다. 후반기들어 극심한 부진을 이어나가는 투수파트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는 짜내는 점수가 아닌 다득점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어제 경기로 남은 시즌 야구에 대한 미련이 많이 사라져버렸지만, 오늘의 타선의 폭발적인 힘과 초반 4실점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6이닝을 끌어가려는 푸른피의 에이스의 투혼을 보고 아직 끝나지 않았구나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오늘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에이스가 보여준 모습과 타선의 힘을 빌미로 꼭 후반기 반등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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