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
(존재하지도 사라지지도 않는 나라)

출처: YES24
장르: 철학/윤리
출판: 1516년도
저자: 토마스 모어(Sir Thomas More)
간단 줄거리
저자인 토마스 모어가 가상의 인물인 라파엘 히드로다에우스를 만나 듣게 되는 이상적인 나라에 대한 이야기.
현재 그들이 살고있는 영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의 비정상적인 사회체제와 공정하지 못한 질서를 비판하면서 제시하는 이상향
초승달 모양의 섬, 유토피아
유토피아의 모습
- 유토피아 섬의 가장 넓은 중심부 직경은 약 320km
- 항만 입구 부근에 오직 유토피아인들만 알고 있는 보이지 않는 암초들이 있어 외국배가 진입하기에는 어려운 실정
- 섬의 다른 항구들도 많으나 자연적/인공적으로 요새화가 이루어져 적은 인원으로 방어가 쉬움
▶ 외세로부터 침략에 방어하기가 매우 용이한 자연환경과 지리적 특징
- 동일한 언어와 법률, 관습, 제도를 갖춘 54개의 대도시가 있음
- 이 도시들은 최대한 동일한 모습을 하도록 건설되었으며, 도시간의 최단거리는 약 38km → 아무리 멀어도 걸어서 하루면 도착이 가능
- 도시 중 특별하다고 여겨지는 도시는 아마우로툼
▶ 아마우로툼(Amaurotum): 몽롱한, 희미한이란 뜻의 'amauros'에서 나온 단어로 짙은 안개가 자주 끼는 런던을 연상
- 경사가 완만한 언덕의 중턱에 건설, 정방형 모양, 도시는 산꼭대기 아래로부터 2마일 떨어진 아니드루스 강
▶ 아맘우로툼이 런던을 모델로 한 것이므로 아니드루스 강은 템스 강에 해당
- 도심지의 마주보고 있는 집들의 양쪽에는 20피트 마찻길이 가로질러 나 있으며, 문들은 모두 양쪽으로 자유자재로 열리는 스윙도어이고, 누구나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음. 사유재산이 전혀 없으므로. 집은 추첨을 통해 분배되며 10년마다 교체
도시 외곽에는 경작지가 있으며, 해마다 2년 동안 농가 생활을 마친 20명이 도시로 돌아가고, 20명의 새로운 인원이 이곳으로 와 2년간의 농가생활을 이어감
▶ 모든 시민은 2년간의 의무적인 농촌생활을 하여야 함 → 기초산업인 농업을 중요시하고 모든 사람이 농사에 대한 지식을 갖추는 사회적 기반
- 각 도시 관청들은 도시 전체의 연간 식량소비량을 정확하게 산출하지만, 항상 소비량에 대비하여 생산량이 넉넉하여 항상 잉여 식량이 남음
- 시골에서 구할 수 없는 필수품들은 도시에서 조달하며 이는 아무런 비용지불이 필요하지 않음
회의와 토론을 통해 결정되는 행정 제도
유토피아의 지방행정 조직
- 30세대를 한 단위로 나누어 관리하면서 '시포그란투스'라는 공무원을 선출
- 열명의 시포그란투스와 그들의 담당 세대는 '트라니보루스'라는 공무원이 관리
- 도시마다 2백명의 시포그란투스가 있으며, 그들이 시장을 선출
- 트라니보루스는 3일에 한 번, 시장과 만나 공공문제를 논의, 이들은 언제나 두명의 시포그란투스를 회의에 초대하여 참석시켜야 하며, 일반 대중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해서는 무조건 3일 동안 토론을 거친 후 최종적인 결정을 내려야 함
- 또한 이러한 문제들을 트라니보루스 회의 외 장소에서 논의하면 사형에 처함
▶ 시민의 뜻을 거스르거나 체제 전복을 위해 음모를 꾸미지 못하게 함
- 안건이 처음으로 제출되는 날에는 그것에 대해 논의해서는 안됨
→ 그렇지 않다면 즉흥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사람이 생기기 쉽고, 그로 인해 전체 사회를 위한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대신 자신의 의견을 정당화하려는 데 힘을 기울이게 됨
이러한 성향을 지닌 사람들은 애초에 자신의 생각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고 인정하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겨, 나중에 더욱 심사숙고하여 의견을 말해야 할 때,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공공의 이익을 희생시키려 할 것입니다.
유토피아 - 토마스 모어
모두 함께 일하고 모두 같은 옷을 입는다
유토피아의 노동과 사유재산
- 남자든 여자든 시민이라면 누구나 농사를 해야 함
- 농사는 모든 사람들의 직업이고, 그 외에 각 개인별로 특별한 기술(양모, 직조, 석공, 철공, 목공 등)을 배움
- 누구나 같은 종류의 옷을 입기 때문에 재단사나 양재사가 없으며 옷의 모양은 바뀌지 않음, 옷은 모두 집에서 만들어 입어야 하며 남녀의 구분은 없지만 여성은 직조와 같은 상대적으로 쉬운 일을 배우고, 남자는 보다 힘든 일을 함
- 시포그란투스의 주된 업무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빈둥거리는 사람 없이 모두 자신의 직업에 몰두하도록 감독하는 것(그렇다고 노예처럼 고된 노동이 아닌 수준)
- 유토피아에서는 하루에 여섯시간만 일함
- 오후 8시에 잠들어 8시간 동안 수면, 이외의 시간들은 건전한 활동을 하는 전제로 자유로운 생활이 보장
(여섯시간의 노동으로 물자의 충족이 가능한가?)
- 부족해보이는 여섯시간의 노동은 오히려 초과생산품까지 생산
- 다른 나라의 일을 하지 않는 여성들, 종교적인 소명에 사로잡힌 무위도식하는 종교인들, 모든 부자들, 게으름으로 무장한 거지들이 노동인구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유토피아에서는 이들 모두를 활용하여 노동에 기여
- 더구나 사치나 오락에 필요한 것에 대한 노동이 절감되기 때문
- 유토피아에서는 모든 일들이 국가의 관리하에 이루어지며 집을 사유하는 일도, 마음대로 짓는 일도 없을 뿐더러, 집의 수명을 최대한 연장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짐
- 옷 또한 깨끗하고 하얗기만 하면 거칠기를 따지지 않고, 2년에 한벌 정도만 소유
- 필요한 물품의 경우는 집안의 가장이 상점으로 가 요청하고 돈을 지불하지 않고도 물건을 가져올 수 있음.
- 모든 물품이 풍족하기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요구해 가져갈 우려가 없음
결핍의 공포가 없는데 탐욕을 부리는 동물은 없습니다.
유토피아 - 토마스 모어
(가치보다 수치의 상징인 금과 은)
- 유토피아인들은 귀금속을 보물로 여기지 않음
자신의 사고방식과 너무나도 동떨어진 일들은 터무니없는 것으로 생각되기 마련입니다.
유토피아 - 토마스 모어
- 돈의 재료가 되는 은이나 금을 그것이 지니고 있는 본래의 가치 이상으로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없음. 철의 가치와 비교한다면 은이나 금의 가치는 많이 떨어짐. 인간은 불이나 물 없이 생존할 수 없는 것처럼 철이 없으면 생활을 영위할 수 없으므로... → 하지만 금과 은의 희소가치라는 개념만 뺀다면, 이 금속의 활용가치 자체는 없어도 삶과 연관이 없음
▶ 전 세계에서 금과 같이 아무런 쓸모도 없는 물질을, 그것에 가치를 부여한 인간보다 훨씬 더 가치있게 여기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함
인간의 행복은 쾌락에서 나온다
유토피아의 윤리관과 행복의 개념
- 윤리학의 논의 관점에서 주요 중심주제는 "인간적인 행복의 본질은 무엇인가?"이며, 인간의 행복이 어떤 요인에 결정되는지를 연구
- 유토피아인은 인간의 행복이 대부분, 혹은 전적으로 쾌락에 의해 얻어진다 생각
- 하지만 모든 쾌락을 행복한 것이라 여기지 않고 고결한 쾌락만을 행복이라 여김
(고결한 쾌락)
-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육체적, 정신적 활동
- 다른 사람의 쾌락을 빼앗아 자신이 누리는 것은 잘못이지만, 자신의 쾌락을 덜어서 다른 사람이 더 많이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인간적인 행위와 선행
- 정신적 쾌락
선행을 통해 얻게되는 뿌듯함과, 상대방으로부터 애정과 호감을 얻어 물질적인 손실을 훨씬 뛰어넘는 정신적인 만족감. 이러한 쾌락이야말로 모든 인간들이 지향해야 할 궁극적인 행복이라 주장
- 육체적 쾌락의 두가지 유형
1) 신체 기관의 즐거움을 채우는 것 - 신체의 자연적인 열에 의해 연소될 물질들을 대체해줄 때 생기는 쾌락(쉽게 말해 먹고 마시는 행위). 또는 배설이나 성교와 같이 몸에 넘쳐나는 것들의 일부를 방출하거나, 긁어서 가려움을 해소하는 것
단순히 필요함을 충족하고 불쾌감을 없애주는 것에 더해 음악처럼 감각에 직접적으로 작용하고 반응을 독점하는 것
2) 건강의 유지 - 신체가 가벼운 질병도 없는 건강한 상태 자체에서 발생하는 쾌락. 먹고 마시는, 행위의 쾌락보다는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행복의 기저를 담당하며 이러한 쾌락이 없다면 그 외의 쾌락을 느끼는 것이 불가함
건강하지 않으면서 그저 고통을 느끼지 않는 상태는 쾌락이라 부르는 대신 마비라고 합니다.
유토피아 - 토마스 모어
결혼, 선택은 냉정하되 신의 성실의 의무를 다한다
유토피아인의 결혼생활
- 혼전 성교는 금지되며, 결혼할 수 있는 자격을 영원히 상실하게 됨
- 결혼하기 전 남녀는 서로 벗은 몸을 상대방에게 보여주어 육체적인 결함을 숨기지 않고 확인한 후 결혼을 하게됨
- 결혼 후 변화된 육체적인 결함으로 이혼은 절대 허용되지 않음
- 유토피아인들은 자신이 지닌 본래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자를 무척 게으른 자로 생각하지만, 겉치레로 꾸미는 것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음
- 그들은 경험을 통해 남편들이 아내에게 기대하는 것은 육체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겸손함과 자신들을 존중하는 태도라는 것을 알았던 것
남자들을 사로잡는 데는 아름다운 얼굴만으로 충분하겠지만, 사랑을 유지하는 데는 남다른 성격과 성품이 필요한 것입니다.
유토피아 - 토마스 모어
다양한 종파가 공존하는 나라
유토피아의 종교
- 유토피아에는 다양한 종교들이 있으며, 각 도시마다 다른 종교가 있음
- 우주의 창조와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유일한 최고신이 있다는 점에서는 모든 종파들은 동의하고 있으며 각 종파는 그 신을 '미트라스'라 부름
▶ 미트라스(Mithras): 인도 신화에 등장하는 빛의 신으로, 태양신을 숭배하는 것
- 라파엘 일행이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말해주었을 때, 많은 이들이 흔쾌히 기독교로 개종을 했으나 여전히 많은 유토피아인들은 기독교를 받아들이기를 거부
- 유토피아 헌법에서 지켜온 가장 오래된 원칙은 종교적인 관용
- 어느 한 종교가 옳다는 단정을 내리지 않고, 종교의 진리가 존재하더라도 사람의 이성에 의해 차분하고 합리적인 논의가 이루어진다면 궁극적으로 진리는 밝혀질 것
- 하지만 그 자체가 종교적인 힘에 의해 결정된다면 왜곡될 것
언제나 가장 비열한 사람이 가장 완고하게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유토피아 - 토마스 모어
유토피아 PART.3 감상평
인간의 쾌락추구에 있어 라파엘 히드로다에우스가 제시하는(어쩌면 모어일지도 모르는) 관점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잘못된 방식으로 얻는 헛된 쾌락들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진정으로 추구해야할 가치를 제시하는 진정한 쾌락의 정의는 우리가 지금 다시한번 고찰해봐야할 철학적 사안입니다.
잉여생산물이 넘쳐나고 여러 도파민이 과잉되는 지금의 시대에서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할 인간의 본질적인 행복과 윤리의 문제는 어쩌면 유토피아에서 찾을 수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토피아의 사회제도와 통치질서에는 묘사된 세계와는 달리 허점이 다수 존재합니다.
유토피아의 핵심가치는 사유재산의 철폐와 모두가 공평하게 입고, 마시고, 먹고, 자는 것 입니다. 사람이 가진 욕심이라는 본성을 사회적인 체제의 합의하에 인위적인 방식으로 제거하고 통제함으로써 모두가 차별받지 않고 공정한 이상향을 그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 세계는 이러한 이상향을 꿈꾸는 집단과 국가의 생성과 잘못 변모되는 과정을 생생히 지켜보았습니다. 가까이에는 우리나라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북한과 또 지리적으로 근접한 중국과 러시아(과거 소련)의 사회주의가 이상과는 달리 어떠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유토피아에서 제시하는 통제된 인간 본성, 남들과 차별되고 우월해 보이고 싶은 심리와 다양성을 제거한다는 것이 과연 진정으로 공정하고 이상적인 사회인가를 따져보고 싶습니다.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타인을 판단하거나 끌리기도 하며 뽐내는 것은 미적 가치였습니다. 이러한 타고난 미적 요소는 그대로 둔 채 그 사람이 남들보다 학문적으로 뛰어나거나 좋은 운동능력으로 뽐내며 우월해보이고 싶은 욕망과 기회는 완전히 제한됩니다.
표면적으로는 그럴듯하게 공정하고 모두가 같은 사회를 지향하지만 서로 다른 생김새와 키, 몸매, 목소리 등 우리를 구별하고 규정짓는 외적 요소는 매우 많습니다. 그렇기에 외모적인 차이를 동등하게 만들지 않는 이상은 완전한 공정은 이뤄질 수 없습니다. 더불어 완전한 공정이 이루어진다 한들 그렇게 이룩한 우리 사회의 공정은 사회의 발전과 번영을 도모하기에는 낮은 동기부여로 작용합니다.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많은 생물들을 포함하여 인류가 번성한 최고의 요인은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유전적 다양성이었습니다. 인간의 본성이라 할 수 있는 남보다 우월해 보이고 싶은 순수한 감정을 사회적으로 잘라내고 거세하기 보다는 그 것을 예리하게 이용하고 활용하여 많은 공동체와 사회체계가 발전을 이룩할 수 있도록 나아가야 함이 더 합리적이라 생각합니다.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에서는 현재 우리 체제가 가지고 있는 여러 불합리하면서도 공정하지 못한 시스템과 사람들의 그릇된 본성을 꼬집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안으로 제시한 유토피아의 삶은 확실한 해답이 될 수 없다 생각합니다.
어쩌면 사치와 오락에서 해방되고 보편적인 행복을 추구하는 이 유토피아의 삶이 역설적이게도 아무런 목적성 없이 그저 하루하루를 때우며 살아나가는, 휘발되는 삶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본문 내에서 물자의 풍족으로 인해 욕심부리지 않는, 결핍의 공포가 없는데 탐욕을 부리는 동물은 없다는 중요한 철학적 문장이 나오지만, 유토피아에서 제거되어야 하고 절대악이라 여겨지는 욕심과 결핍은 어쩌면 인간이 발전하고 문명화되기까지의 가장 중요한 동기부여의 수단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개인평점: ★★★★☆ (5점 만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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