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도 오고 야구도 없는 토요일입니다. 연이은 승리로 오늘의 우천취소가 다소 아쉽게 느껴지지만 그럴수록 경기가 없는 무료함을 다른 야구이야기로 소통을 나누기에 더없이 좋은 날이겠지요.
오늘 살펴볼 내용은 최근 10년동안의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픽에 대해 살펴보면서 그동안 야구계에서 지니고 있던 편견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먼저 10년간 모든 팀의 1라운드 드래프트를 살펴보면(지명순번이 아닌 계약금을 기준으로 나열하였습니다.)
단순 1라운드의 기형적인 투/타 비율 뿐만 아니라 유의깊게 볼 점은 계약금으로 비교해 보면 5억 이상의 계약금은 4명 모두 투수이고, 3억 이상은 전체 22명 중 2명이 타자(9%)로 격차가 더욱더 커짐을 알 수 있습니다.
비고
|
전체
|
투수
|
타자
|
타자 비율
|
투타겸업
|
5억 이상
|
4
|
4
|
0
|
0.0
|
0
|
3억 이상
|
22
|
20
|
2
|
9.1
|
1
|
2억 이상
|
48
|
37
|
11
|
22.9
|
1
|
2억 이하
|
26
|
16
|
10
|
38.5
|
1
|
합계
|
100
|
77
|
23
|
23.0
|
3
|
결국, 신인을 판단할 때 투수의 가치가 타자보다 훨씬 상회한다는 것을 알수 있는데요, 저는 이러한 사실이 예전부터 잘못된 편견에 의해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잘못된 편견은 바로 야구는 투수놀음이다 라는 것입니다.
사실 야구는 투수나, 타자의 놀음이 아닌 투타의 조화를 이루어 상대방보다 높은 득점을 내고 낮은 실점을 기록하는 스포츠입니다. 타자가 점수를 많이 내어도 투수가 점수를 그만큼 지키지 못한다면 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투수가 실점을 억제하더라도 타자가 상대방보다 점수를 내지 못한다면 그 역시 질수 밖에 없습니다.
언뜻보면 두개의 경우가 차이가 없어보이지만, 핵심적으로 분명한 차이는 존재합니다. 그 차이는 타자는 상대방 타자보다 잘해서 점수를 많이 내면 승리를 이끌 수 있지만, 투수는 아무리 잘 하더라도 타자가 점수를 단 1점이라도 못낸다면 지지는 않을지 언정 승리할 수 없습니다. 즉, 팀의 승리에 있어서 점수를 내는 타격의 힘은 필수불가결한 존재입니다.
그렇지만 현실은 신인투수가 150km/h 이상만 던지면 1라운드는 물론이고 그 해에서 상위픽을 휩쓰는 반면, 고교대회에서 아무리 MVP를 먹고 높은 타격지표를 기록하더라도 그 고속의 투수를 픽에서 이기기는 쉽지 않습니다.
상위순번, 정배픽을 주장하며 3순위로 거론되는 김태형, 박정훈 선수가 어떠한 이유로 박준순 선수보다 높은 순위에 위치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와 별개로 저는 6~7번으로 평가되는 박준순 선수가 그 투수들을 넘기 위해서는 어떠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현재 리그 최강의 MVP 후보로 거론되는 김도영 선수 또한 드래프트에서 160km/h를 던지는 문동주 선수에게 전반적 평가는 물론 계약금에서도 낮게 평가되었는데, 작금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아무리 잘하는 선수인들 타자라는 이유만으로 그 타자의 퍼포먼스와는 상관없이 투수 유망주의 구속에 따라 순번이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투수/타자를 평가하는 기준은 지표자체가 달라 가치를 매기기 쉽지 않지만, 과연 박준순 선수 뿐만 아니라 어떠한 타자가 상위 투수진을 제끼고 5억 이상의 계약금을 받는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무엇을 보여주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어쩌면 박준순이 넘어야 할 산은 김태형, 박정훈 선수가 아닌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편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단순 선수의 가치판단으로 실링이 높거나 투수라는 이유로 단순 가치판단에서 비교불가하여 투수픽을 해야한다는 주장이 많은데 한가지 의문이 듭니다.
과연 그 주장을 하시는 분들은 팀의 전력을 보강해서 이기는 것을 원하는 것인지, 온라인 게임처럼 가치가 높은 선수카드를 모으는 것에 집중하는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현재도 그렇지만 향후 5년 이내에도 우리팀의 최대약점은 투수가 아닌 내야(1순위) 그리고 포수(2순위)입니다.
(1라운드 자원으로 불펜자원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음을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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