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현실을 그대로 대변한 5회초의 수비였습니다.

2점의 차 패배, 그리고 매끄러운 수비가 있었다면 아마도 2점을 막을 수도 있었던 5회초의 수비였습니다.
디아즈의 솔로포로 선취점을 가져가며 스윕을 내심 기대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외야타구의 아쉬운 중계플레이 및 포구미스로 인해 막을수도 있었던 1점을 내어줍니다. 이후 또다시 블로킹 미스로 폭투가 나오면서 주지 말아야할 1점을 또하나 내어줍니다.
5회초의 이런 아쉬운 수비미스는 결국 패배라는 스노우볼로 이어졌습니다. 이런 수비에도 불구하고 후라도는 7이닝 3실점을 91구로 막아냈지만, 만약 5회초의 깔끔한 수비가 이어졌다면 2점의 실점과 더불어 이후 던진 10개의 투구수를 절약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만약이지만 수비의 도움으로 신민재가 홈에서 아웃이 되었다면 후라도는 아마 8이닝을 소화해 추가실점없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게임이기도 합니다.
물론 스포츠에서 만약이라는 가정은 하등 의미없습니다. 그렇지만 오늘의 경기에서 패인이 있다면 단연 포수 강민호 선수였으며 삼성은 오늘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남은 시즌, 그리고 미래를 위한 포수 대비를 강제적으로 준비해야만 하는 상황이 왔습니다.
그동안 대부분 출전으로 이렇다할 백업 자원들이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면 강민호의 대안이 있냐?"라는 식의 물음은 해답이 될 수 없습니다.
삼성은 지금껏 강민호의 대안이 없는게 아니라 찾을 시도 자체를 하지 않았습니다.
박해민의 FA 보상선수로 1라운드 출신 포수 김재성을 영입하면서 김태군과 더불어 포수왕국이 되었다 착각한 삼성은 이내 김태군을 KIA 류지혁과 트레이드하기에 이릅니다.
22시즌을 앞두고 삼성에 온 김재성은 강민호, 김태군의 자리에 밀려나 원래 포지션이 아닌 지명타자에서 185타석에 타율 0.335, OPS 0.855, WAR 1.24라는 타격에서 재능을 선보이며 그 기대를 끌어올렸습니다.
이런 기대로 인해 제2포수 김태군을 김재성이 성장할 수 있도록 KIA로 트레이드 하지만 이후 김재성은 23시즌 복사근 부상으로 모든 경기감각이 떨어지며 그대로 주전의 자리에서 밀려나게 됩니다.
이후 강민호 1인체제로 거듭난 삼성의 포수는 이병헌이 잠시나마 백업으로 그 가능성을 보였으나 올시즌 타율이 1할이 채 되지않는 타격에 믿기 힘든 포일까지 보여주면서 2군으로 말소됩니다.
결국 이병헌이 백업으로 오면서 많은 의견은 김재성, 김도환은 1군급 수비가 되지 않는다, 오면 무조건 실책 파티에 기본적인 수비가 되지않는다였지만 막상 김재성이 올라와보니 타격에서 매우 아쉽지만 수비력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김재성의 타격지표는 54타석 타율 0.130 OPS 0.378 WRC+ 4.2라는 처참한 수준입니다. 당장에 거의 공짜 아웃카운트라 생각해도될 정도로 좋지 않은 타격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과연 김재성의 타격이 왜 이럴까"를 생각할 필요도 있습니다.
김재성이 올해 부여받은 타석의 수는 단 54타석의 스몰샘플입니다. 거기에다 경기 출전 또한 2~5일 간격으로 듬성듬성한 출장에 한 경기에서 제대로 4타석을 부여받은 기회가 단 두경기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초반 10타수에서 단 하나의 안타도 없었지만 오히려 네일을 상대로 2안타를 만들어내기도 했으며 최근 출전의 빈도가 늘어남에 따라 안타와 더불어 외야로 향하는 강한타구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비단 김재성 뿐인가요? 퓨처스에서 OPS 1을 넘기며 최고조의 타격감을 이어가는 김도환 또한 김재성과 마찬가지로 포수 수비가 안된다는 가스라이팅을 당해왔지만 정작 1군 경기에서 단 3타석만 부여받은채 그마저도 2루타를 쳐냈지만 그대로 말소가 되어버립니다.
이쯤되면 현장에서 강민호 선수를 무리하게 등용하고 4차 FA까지 억지로 하게 하려는 수작이 아닌가요? 포수 김도환에게서 가능성이나 이렇다할 증명 하나도 하지 못한채 의미없이 교체에 말소를 해버리고 김재성에게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말이면 강민호 대타카드를 계속해서 꺼내듭니다.
이러한 기용은 강민호의 체력 분배에도, 김재성의 경기감각적인 부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오히려 두 선수를 망치는 꼴입니다.
아무리 김재성, 김도환이 1군에서 증명해보인다해도 아직까지 삼성은 경험적인 측면과 공격적인 타격에서 강민호가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현장에서 현명하게 기용하여 현재와 미래의 성장을 동시에 가져가야할 운용을 버린 채 베테랑에 무조건적으로 의존하고 있습니다.
김재성, 김도환의 PASS9(9이닝당 폭투, 포일 허용율)이 강민호보다 높아 안심하고 맡길 수 없다고요?
구분
|
수비이닝
|
PASS9
|
도루저지율%
|
강민호
|
533.0
|
0.355
|
12.8
|
김재성
|
124.1
|
0.579
|
30.8
|
혹시 우리가 그렇게 데려오고 싶어하는 타팀의 김형준(0.613), 조형우(0.454), 김건희(0.581)도 만만치 않은 폭투허용에도 충분히 주전출장으로 경기를 잘 치르고 있습니다. 거기에 제가 목놓아 외치는 김동헌의 경우 도루저지율이 4.8%에 불과한, 거의 자동문 수준이구요. 이런 데이터는 유독 우리가 김재성, 김도환의 플레이만 봐서 그렇지 다른팀의 포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타격에서 재능이 보이는 김도환에게도 충분히 증명할 기회를 부여해야 마땅합니다.
포수 뿐만 아닙니다. 퓨처스 엔트리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이창용, 양우현에게도 삼성이 지금 가장 필요로 하는 1루와 내야백업의 선수가 1군에서 기회를 받고 활약을 펼칠 수 있게 만들어야 하지만 삼성의 선택은 늘 주전위주의 쓸놈쓸이며 오히려 2군 선수를 올렸다가 쓰지도 않거나 2~3타석만 주고 내려버리는 그야말로 치졸하고 비겁한 엔트리 운용을 하고 있습니다.
양우현이 롯데전에 나와 큰 실수를 했나요? 오히려 수비에서 슈퍼플레이로 팬들을 기대하게 만들었지만 또한번 2타석, 그것도 롯데전 선발에서 단 1타석만에 교체와 일주일이 지난 키움전에서 1타석을 주고 치워버립니다.
혹시 2군 선수가 잘해서 주전 선수들 밀어낼까봐 두려우신가요?
결국 2군 선수와 1군 선수의 차이는 누구나 반짝 잘 할수는 있지만 1군의 경우 그 성적 자체가 자신의 능력치에 맞게 평균적으로 나타나는 솔리드함을 지닙니다. 반면 2군 선수의 경우 아직까지 제대로 시즌을 치르는 요령이나 체력, 경험이 없기 때문에 한정된 시간 내에서 의외로 높은 성적을 낼 수 있지만 그 성적이 대부분 일시적이며 곧 자리를 찾아가게 됩니다.
롯데의 전민재가 시즌 초반 OPS 0.900를 넘겼지만 풀타임 경험이 없어 6월들어 부진을 겪으며 타격지표는 OPS 0.748로 내려온 상태입니다. 함평 타이거즈의 고종욱(WRC+ 195.9), 김호령(WRC+ 127.6), 김석환(WRC+ 106.0)은 모두 BABIP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황입니다. 그런 점으로 미루어 보아 전반기가 저물어가는, 1군 선수들의 체력적인 저하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체력적으로 강점을 가진 2군 선수들이 자신의 능력 이상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이며 이 성적이 계속해서 유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시즌은 깁니다. 결국 삼성 또한 주요 주전인 김지찬, 김성윤, 강민호, 박병호 등이 쳐져있는 자리를 2군 선수의 기용으로 인해 메꿔가며 주전 선수들의 체력적인 보완도 가져가야 했지만 결국 베테랑, 주전선수에 대한 의존증은 계속해서 감을 회복하지 못하며 성적 또한 동반하락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대안의 부재는 선수단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삼성의 타격에서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기복"입니다. 이진영 코치의 노림수 주문으로 인해 삼성의 타자는 이러한 노림수가 잘 이루어질 때 성공적인 대량득점을 이어가지만 실패할때는 무득점을 넘어 노히트까지 이르는 심각한 기복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삼성에게 언제까지 이진영 코치가 있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찰나의 달콤함에 취해 다소 이진영 코치에 의존하는 타격보다는 선수의 미래와 성장을 위해서 선수 개개인이 정확함을 무기로 자신이 투수와 수싸움을 해나갈 줄 아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단순히 족집게 과외로 기출문제가 많이 나와 90점을 맞았다고 내 실력이 90점이 아닙니다. 오히려 기본적인 원리에서 시작해 기초를 다지고 내실을 다져 어떤 문제가 나오더라도 안정적으로 나올수 있는 실력을 길러야 합니다.
계속해서 타격을 할 때마다 덕아웃을 힐끗 쳐다보며 주문에 의존하는 기조는 이제 버릴때가 됬으며 잠깐 아프고 헤맬지라도 장기적인 미래를 위해서 노림수가 아닌 선수 개인이 성장할 수 있는 코칭의 환경이 가장 필요합니다.
'야구(삼성라이온즈)'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50708) NC시리즈 10차전 리뷰(feat. 수고하셨습니다.) (1) | 2025.07.08 |
---|---|
(20250705) LG시리즈 11차전 리뷰(feat. 그래서 분위기 쇄신 됬습니까?) (0) | 2025.07.05 |
(20250704) LG시리즈 10차전 리뷰(feat. 삼성 전력 절대 약하지 않습니다.) (2) | 2025.07.04 |
(20250703) 두산시리즈 12차전 리뷰(feat. 삼성의 목숨을 건져낸 갓차지명) (4) | 2025.07.03 |
(20250702) 두산시리즈 11차전 리뷰(feat. 감독님 이제 좀 감이 오십니까?) (0) | 2025.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