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 앞서 말씀드리고자 하는 내용은 순전히 제 주관적인 생각임을 알려드립니다.
5월 말부터 맥키넌 선수의 급격한 부진이 계속해서 이어지면서 그동안 상승세를 타던 팀성적 또한 들쑥날쑥하고 있습니다. 아마 트레이드로 온 박병호 선수가 아니었다면 시즌 초반 8연패에 버금가는 지옥이 펼쳐졌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 부진의 기간동안 맥키넌 선수의 타순도 많이 변했는데 3번 → 4번 → 5번 → 4번 → 2번 → 5번으로 바뀌면서 2번 타순에서 잠깐 반등하나 싶더니 다시 부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부진의 기간이 단순 일주일 정도가 아닌 거의 20일에 육박하고, 박병호라는 엘리트 거포타자가 새로운 옵션으로 활용하게 되면서 맥키넌 선수는 오히려 라인업에서 없는게 더 도움이 될 정도인데도 계속해서 출장을 이어가는, 그것도 상위타선에 배치되는 현상을 보고 어떠한 이유가 있는지를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먼저 경제학 용어로 주인-대리인 문제에 대해 설명드리고 싶습니다.
계약관계에서 권한을 위임하는 사람을 주인, 권한을 위임받는 사람을 대리인이라 하는데,
주인은 대리인에게 자신의 권한을 위임하면서 주인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약속받지만,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대리인이 주인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게 되면서 주인의 경제적 효율성이 달성되지 않거나 피해를 입을 수도 있는 상황을 말합니다.(출처: 네어버지식백과)
즉, 주인과 대리인 각각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음을 뜻하는데, 이를 프로야구 구단에 대입해 보겠습니다.
1. 주인(구단주)의 목표는 각 구단의 상황마다 다르겠지만 궁극적으로 구단의 전력을 강화하여 높은 순위권으로의 도약, 야구단의 이익창출, 야구단의 우승일 겁니다.
2. 대리인1(단장)의 목표를 말하기에 앞서, 역할은 무엇일까요? 프로야구팀 단장의 역할은 선수 영입(용병 포함), 트레이드, 선수계약의 최종 결정권자로 선수단을 구성함과 동시에 구단의 수익성을 극대화합니다. 즉, 최고의 선수를 영입하여 최고의 선수단 구성을 하는 것이 목표라 할 수 있겠네요.
3. 대리인2(감독)의 역할은 단장 및 스카우트, 프런트와 긴밀히 협조하여 선수단 구성에 참여하고, 현장(플레이그라운드)에서 선수단의 관리, 타순배치, 기량유지, 훈련, 작전 등을 맡습니다. 즉, 주어진 선수단으로 리그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것입니다.
언뜻 보기에는 구단주와 단장, 감독은 단 하나의 목표(야구단의 성공)을 위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라 볼 수 있지만 각자가 처한 상황을 세부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이종열 단장을 살펴보자면, 올 시즌 처음으로 삼성라이온즈에 단장으로 부임하여 엘도라도 응원가의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고, 야심차게 새로운 용병 3명과 FA로 리그 정상급 불펜투수, 2차드래프트로 선수 3명 영입하였습니다.
그리고 박진만 단장은 23시즌부터 정식감독으로 부임하여 25시즌까지 계약상태이고, 지난시즌 8위로 마감 및 올 시즌 전문가 예상도 압도적 하위권이었던 것에 반해 현재 중상위권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현재 극도의 부진을 겪고 있는 맥키넌을 팬들의 요구처럼 퇴출 또는 제외하여 좋은 성적으로 시즌으로 마친다면 이종열 단장과 박진만 감독의 시즌 후 평가는 어떻게 될 것일까요? 과정이 어찌됬든 최종 시즌 성적표로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할지, 아니라면 선수단 영입의 실패(용병 3명, 불펜 FA 2명, 2차드래프트 3명)로 응원가 원툴의 단장으로 조롱받을지, 좋지 않는 선수단을 이끌고 최대의 성적을 이끌었다는 감독으로 칭송받을는 개인의 가치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올 시즌 삼성의 상위권 도약은 이성규, 김영웅, 김헌곤 등 예상치 못한 IF 자원의 상승이 원인으로 평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만약에 단장이고, 감독의 입장에서 맥키넌을 제외한다는 것은 내가 야심차게 추진해왔던 첫 프로젝트가 완벽하게 실패했음을 인정하는 꼴이 되겠지요. 결국 팀의 승리보다 개인적인 업적평가 관점에서 본다면 선수가 다시 살아나기를 기대해볼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단순 살아나는것보다도 초반 높은 출루율 기반의 똑딱이 타자라는 평을 벗어나 NPB에서 보여준 2자리수 홈런을 때리는 거포형 타자로 업그레이드되어 평가를 180도 뒤집어 놔야 합니다.
비단 이 관점에서 바라보면 맥키넌 뿐만 아니라 팬들이 의아하게 생각하던 이해할수 없는 콜업 기준과 특정선수의 반복적인 기용도 어느정도 납득이 가는 부분입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만약에 맥키넌을 계속해서 기용하고 살아나기를 바란다면, 장타를 의식하지말고 시즌 초반에 보여주었던 극한의 OPS 히터인 맥창기로 2번에서 활약해주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하려면 프런트에서 맥키넌에 대한 정확한 역할에 대한 지시와 이해관계의 정립이 필요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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