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삼성라이온즈)

(20250622) 롯데시리즈 10차전 리뷰(feat. 선수들만 싸우는 게 아닙니다)

몽몽2345 2025. 6. 22. 21:51

오늘 경기는 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무조건 잡았어야 할 경기였습니다.

경기 전 기사를 통해 금요일 경기에 대한 박진만 감독의 인터뷰가 화제가 되어 삼성-롯데 양팀의 팬들간에 신경전이 벌어지면서 다소 날이 선 경기였습니다.

 

https://m.sports.naver.com/kbaseball/article/311/0001881763

 

우천으로 경기의 향방이 왔다갔다하는 시점에서 류지혁이 주루를 하다 미끄러지는 일도 일어날만큼 충분히 아쉬웠던 경기는 맞았습니다. 그러나 현장에 아쉬움이 있었다면 경기가 벌어진 그날 외쳤어야 했습니다. 경기는 경기대로 다 하고 다 지고나서 평소에 하지않던 강한 어조로 그러면 뭐가 달라집니까?

오히려 강하게 밀고 나가야할 인터뷰는 SSG전 김건우에게 욕을 먹고 난 뒤가 적절하지 않나요? 감독이 오늘 그런 말을 했다면 우리 팬들은 뭐라 해야할까요?

오히려 롯데는 의도적이었든 아니었든 간에 우천이라는 날씨의 변수와 2점차 리드라는 현장의 상황, 연투의 불펜진을 고려한 전략적이고 변수를 이용하는 무브를 보였습니다.

반면 삼성은 매번 순리라는 말만 외치지만 정작 계속되는 우천에 웃지 못하고 피해만 보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는 것이라면 이게 과연 삼성에게 우연적으로만 불운이 작용하는 것 일까요? 아니면 새롭게 생긴 변수를 통제하고 활용하기 보다는 매번 세운 플랜만 가져가려다가 그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요?

한 경기 한 경기가 너무나 소중하고 뼈아픕니다. 그렇기에 선수단 뿐만 아니라 감독, 그리고 현장의 모든 코칭스태프들은 혹여나 생길지 모르는 많은 변수들에 대해 최대한 시뮬레이션을 하고 최적의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할 줄도 알아야 하며 혹시 모를 우천취소에 대비하여 필승카드를 적절히 아끼고 최적의 상황에 부여할 수 있는 그런 꼼꼼하고 지능적인 면모가 필요합니다. 그런 것을 꼼수라고 표현해서는 안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잠깐 금요일 경기에 대해 아쉬움을 말해보자면, 삼성이 우천이라는 상황을 잘 이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5회초를 길게 끌고갔어야 했습니다. 감보아가 흔들리던 무사 12루를 번트를 대가며 공짜로 아웃카운트를 주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는 제구력을 이용해 최대한 승부를 질척거리며 끌고가고 볼넷을 골라가며 상황에 따라 비가 더 온다면 5회초 공격이 끝나지 않았으므로 노게임이 선언될 수도 있었던 상황을 이용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2점차가 두려워 어떻게든 동점을 만들어보고 생각하자는 판단으로 번트를 댄 것은 우천이라는 상황을 적절히 이용하지도, 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유리한 흐름을 이끌어간 것도, 또 상대가 겪는 어려움을 활용해 더더욱 구석으로 몰아넣는 것, 그 어떤 것에도 해당되지 않았습니다.

예로부터 손자병법에서도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전략이란, 적을 알고 나를 아는 것에서 부터 시작해 그 주변 상황 자체를 유리하게 이끌어 내 승리하도록 돕는 것 입니다.

결국 야구는 선수들이 합니다. 하지만 감독과 코칭스탭들의 역할은 앞서 말한대로 선수들이 유리한 위치에서 싸울 수 있도록 상황을 이끌어 내는 것 입니다. 그러나 지금 삼성의 전략전술들은 오히려 가만히 있는 것 보다 못합니다.

 

 

이게 삼성 선수단의 현 전력입니다. 그러나 그 갖고 있는 전력을 적재적소에 활용하지 못해 베테랑 감독들을 만나기만 하면 접전의 패배를 거듭하며 호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삼성 팬들 또한 오늘의 불필요한 인터뷰로 날이 선 롯데팬들과 맞서가며 어찌되든 실드아닌 실드를 쳐야 했습니다. 결국 감독이 상대팀을 상대로 그런 광역어그로를 끌었으면 이 경기는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무조건 잡아야할 경기였습니다.

그깟 공놀이에 선수들도 아니고 팬들이 그렇게 핏대를 세워가며 과몰입하냐고 볼 수도 있지요. 그런데요... 그깟 공놀이라는 말은 그냥 졌을때 정신승리를 하려 하는 말입니다. 무슨 팬들이 그깟 공놀이에 15만원가량의 유니폼과 굿즈를 쏟아가며 경기를 보러가나요? 경기장에 가면 또 그냥 보기만 합니까? 혹여나 우리 선수들 기죽을까 원정에도 불구하고 안꿀리도록 핏대세워가며 외쳐댑니다.

그깟 공놀이가 아니라 팬들도 삼성이라는 팀에 자부심을 가지고 같이 싸워가는 존재입니다. 팬들도 자존심이라는게 있습니다. 삼성이 그냥 팀입니까? 원년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롯데와 더불어 이름하나 바뀌지 않고 정통성을 지켜가며 단 한번의 꼴찌기록없이 강력함을 유지해온 누가뭐래도 KBO의 명문구단입니다.

한번도 아니고 사직에서 박세웅을 상대로 초반 다득점을 내놓고 뭔 이런 개망신입니까? 더구나 우리 선발은 삼성이 가장 자랑하는 원태인이었습니다.

경기 초반 6:1에서 원태인이 또다시 2점을 내준 것은 어찌하겠습니까? 다만 박세웅이 단 3이닝만에 6실점으로 내려간 후 홍민기에게 무려 3이닝을 단 1피안타에 끌려가며 그냥 처참하게 내주었습니다. 그뿐입니까? LG전 무한볼넷 남발의 주인공인 윤성빈에게도 제구도 안되는 공들을 건드리다가 1이닝을 삼자범퇴로 내주었습니다.

반면 롯데는요? 원태인이 내려간 7회 3점의 리드차에서 단 1타자만을 아웃을 잡고 김동혁에게 안타를 맞은후 고승민과의 승부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내리 1루수 견제만 하다가 볼넷을 내줍니다. 1점차도 아니고 2점차도 아니고 3점차입니다. 89회 이호성이 멀티이닝을 감수하고서라도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의 필승조라 불릴수 있는 김태훈이 이지경의 투구를 하는거라면 여기서 감독은 결단을 했어야 했습니다.

결국 오늘 정상컨디션이라 보기 힘들었던 김태훈이 레이예스에게 1점차로따라붙는 추격의 적시타를 맞았을 때는 뒤를 생각하지 않고 이호성을 냈어야 했습니다. 세이브요? 개인의 기록일 뿐입니다. 오늘 필요한 건 팀의 승리 하나면 족했습니다.

오늘 경기로써 삼성은 큰 결단을 해야합니다. 다행히도 다음주 새로운 용병투수인 가라비토가 합류할 예정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판단력으로 팀을 이끌어가며 잡을 경기, 잡지말아야 할 경기를 판단하지 못하는 감독님으로는 남은 시즌 그 가망이 현실적으로는 희박합니다.

순리를 따를 거면 모든 부분에서 그 순리를 따르도록 하시길 바랍니다. 2군에서 안주형 선수를 기껏 콜업해놓고 단 한번의 기회도 부여하지 않은채 다시 내리는 건 무슨 경우입니까? 베테랑에게는 한없이 넓은 믿음의 야구를 하면서 정작 삼성의 미래를 이끌어갈 선수들이 얄팍하고 속이 뻔히 보이는 엔트리 운용에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까요?

지금의 롯데를 보며 자신의 기용법과 결정들을 되돌아 보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장두성, 김동혁, 한태양 등의 선수들이 주전 선수들의 부상을 대체하면서도 그 간극을 최소화하고 전력의 뎁쓰가 탄탄해지는 것은 단순히 뎁쓰의 두께 차라 생각하면 안됩니다. 무엇보다도 우선시 해야하는 것은 선수 기용에 있어 합리적이고 납득할만한 엔트리 운용과 기회부여이며 그 경쟁을 통해 새로운 뎁쓰를 키워나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