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삼성라이온즈)

(20250615) KT시리즈 7차전 리뷰(feat. 대패속에 얻은 값진 수확)

몽몽2345 2025. 6. 15. 21:40

어제의 대패와는 또다른 나름대로 의미있는 패배였습니다.

시즌은 깁니다. 연승을 했다면 또 언제 모르게 연패도 할 수 있는게 야구고 스포츠입니다. 오늘 롯데와 키움, NC가 1,2점차의 아쉬운 패배를 했다면 삼성의 경우에는 초반에 걷잡을 수 없이 벌어진 점수차로 인해 일찌감치 승부를 포기한 대신 많은 실험들로 인해 값진 미래를 보았습니다.

어차피 이래나 저래나 1패입니다. 오늘 경기에서 아쉬운 점도 많았겠지만 15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잔루를 단 1개밖에 남기지 않으며 16득점을 한 KT를 어떠한 방법으로도 쉽사리 막을 수 없는 운명의 날이었습니다.

결국 KT와 삼성은 모두 15안타로 동일하지만 그 점수의 차이를 만들어낸 것은 장타와 집중력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운(lucky)의 영역이었습니다.

오히려 오늘 KT의 최대치를 뽑아내는 타격을 보았다면 억지로 따라갔더라도 불펜 필승조만 대거 소모한채 아깝게 패배했을 확률 또한 높았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경기는 그 패배 속에서도 삼성이 왜 KT보다 1개나 더 출루했음에도 12점차가 났는지와 또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어떠한 선택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오늘의 경기흐름은 크게 살펴볼 내용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부의 향방을 갈랐던 키 포인트는 단연 2회초의 2사 12루에서 배정대의 타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1회부터 이정훈에게 2점 홈런을 맞아가며 리드를 내주긴 했지만 1회말 김지찬의 빠른 발로 점수차를 1점으로 줄이며 타이트하게 추격합니다. 삼성의 타격 컨디션도 그다지 나빠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2회초 주자를 깔긴 했지만 배정대의 3루로 향한 타구는 사실 3루수 전병우의 정상적인 수비위치였다면 평범한 땅볼 처리되어 실점없이 이닝이 끝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다소 유격방면으로 치우쳐 수비하던 전병우의 왼쪽 3루 베이스 방면으로 빠른 타구가 지나가 모든 주자를 불러들이는 적시타가 되며 이후 김상수까지 이어져 대거 3실점으로 이어집니다.

반면 삼성의 경우 4회말 전병우의 잘맞은 타구가 3루수 정면으로 향해 선두타자 출루에 실패하며 이후 두명의 야수가 출루에 성공합니다. 또한 삼성의 유격수 이재현도 5개의 타석에서 모두 좋은 타구를 날려버리지만 다소 아쉬운 코스로 인해 2개 정도의 장타성 타구가 잡혀버립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삼성도 많은 안타를 만들어내며 어제의 경기보다는 나름대로 좋은 경기를 했지만 1차적으로는 운이 따라주지 않았으며 2차적으로는 그 찬스의 중심에서 이성규, 김지찬, 디아즈가 살려주지 못한 부분이 너무나 컸습니다.

그래도 김지찬, 디아즈의 경우에는 안타라도 하나씩 있지만 이성규의 2개의 타석은 모두 빅이닝을 만들수 있었던 가장 결정적인 찬스였습니다.

3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이성규가 출루에만 성공했더라도 이후 터진 김재성의 안타와 더불어 아웃카운트 하나까지 살려가며 삼성은 최소 2~3득점 이상을 냈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4회말 이성규가 출루에 성공했더라면 미리 1사 만루가 깔아져 1~2점의 점수를 냈을 확률 또한 컸습니다.

이러한 이성규의 찬스가 둘 중 하나라도 살렸다면 경기가 급격히 기울어지기 5회전 6:4 정도의 스코어까지 가면서 삼성은 불펜파트에서 승부를 걸어볼만 했지만 이미 너무나 기울어진 점수차로 인해 더이상의 승부는 포기했습니다.

결국 오늘의 경기리뷰는 결과보다 승부가 기울어진 과정에서 나온 여러가지 기대점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야수진의 세대교체

지난 NC전의 임김오 호러쇼와 마찬가지로 오늘 경기는 박병호, 이성규 등 거포자원 기용에 대한 명분이 충분히 갖춰졌다 생각합니다.

기록과 지표를 살펴보더라도 현재 삼성의 타격을 이끌어가는 것은 중견수 김성윤, 1루수 디아즈, 유격수 이재현입니다.

이제야 슬슬 좌익수 구자욱이 조금씩 살아나는 중이지만, 현재 삼성은 실질적으로 타격에서 큰 생산성을 가져와야할 코너 야수진들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수비적으로 중요시 여겨지는 중견수, 유격수, 포수 포지션에서 다른 팀들에 비해 타격지표가 매우 뛰어나지만, 1루수 디아즈를 제외하고 비교적 수비부담이 적은 코너 야수인 3루수 김영웅, 우익수 이성규, 지명타자 박병호에서 타격 생산성이 너무나 떨어지는게 가장 큰 약점입니다.

결국 이성규, 김영웅은 나이를 고려했을때는 어떻게든 우리가 안아가며 살려서 쓸 자원이지만,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박병호는 사실상 반등의 가능성이 너무나 희박합니다.

물론 박병호가 작년의 모습으로 잘하면 아무리 붙박이로 기용된다 한들 그 누구도 뭐라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지명타자 슬롯을 계속해서 차지해가며 WRC+ 100에 턱걸이한 모습은 팀의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를 그려야하는 것에도 전혀 필요하지 않습니다.

오늘의 경기로 이성규는 2군에서 조정을, 김영웅은 타격 메커니즘에 대한 심도있는 고민을, 박병호를 과감하게 엔트리에서 배제해야하는 명분이 완성되었습니다.

이러한 박병호의 엔트리 제외는 지명타자 슬롯을 퓨처스에서 올라오는 간절함을 가진 선수들을 기용해 제2의 안현민, 윤도현 등을 만들어보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2️⃣가장 필요한 우타자

현재 삼성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디아즈 뒤를 받쳐줄 우타자입니다.

1번 김지찬부터 김성윤, 구자욱, 디아즈까지 4명의 타자들이 모두 좌타라인으로 형성된 탓에 타선의 퀄리티를 결정짓는 것은 5번 타순의 우타자라 보이며 현재로썬 박승규가 가장 적합해 보이지만 결국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장타력을 지닌 우타자의 발굴이 필요합니다.

개인적인 관점에서는 작년의 이성규 모습이라면 가장 적합하다 볼 수 있지만 지금 이성규는 컨택에서 조정이 필요한 모습이기에 그 역할을 전병우나 김도환, 혹은 이창용이 해줄 수도 있다 보여집니다.

시즌 초만 보더라도 전병우에 대한 기대는 0에 가까웠지만 오늘 타석에서 좋은 결과를 낸 전병우에게 김영웅이 헤매고 있는 3루를 잠시나마 맡겨볼 필요도 있다 여겨집니다.

또한 오늘 콜업된 김도환은 시원한 타격으로 단번에 2루타를 만들어 냈습니다. 샘플은 적지만 오늘의 스윙을 보면서 충분히 미래를 기대할만하다 여겨졌고 단순한 1패에 그치지 않고 김도환을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수확이라 여겨졌습니다.

3️⃣여전히 강력한 김성윤

이제 리그 최고의 타자가 돌아왔습니다.

부상의 여파로 타격감이 줄어들었으면 어떡하나 걱정을 했지만, 경기중반 대타로 나와 3타수 2안타에 장타까지 뽑아내며 그 걱정을 기우로 날려줍니다.

이러한 김성윤이 2번을 도맡아준다면 점차 살아나는 이재현을 하위타순에서 강력하게 쓸 수 있으며 조금 헤매는 김지찬에게도 수비 부담을 줄여주는 좋은 역할을 해 줄수 있습니다.

지금 김지찬이 매우 좋지 않은 모습이기에 조정이 필요하다면 1성윤과 더불어 박승규를 활용하여 2번에 배치하면서 좌우 밸런스도 가져갈 수 있으며 이러한 김성윤의 완벽한 합류는 타선의 퀄리티를 100% 높일 수 있다 장담합니다.

4️⃣3포수 체제

오늘 보여준 김재성의 2루타와 볼넷, 그리고 김도환의 안타와 포수마스크를 쓰며 미트를 잡는 모습은 주전 강민호를 받쳐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저또한 조금 의심은 했지만 오늘 최원태-김재성 배터리에서 대거 실점을 한 부분에서 더이상 포수의 리드론은 결과론적 해석이지 아무 실체가 없음을 증명한 꼴이 되었기에 우리는 주전 포수 강민호를 어떻게든 최고의 컨디션으로 만들어 기용할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우선 당분간 엔트리에서 김도환을 내리지 않고 한정적으로 포수 선발 기회를 부여하여 주중 6경기 중 3:2:1(강민호-김재성-김도환)의 출전비율강민호의 체력적인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김도환을 그대로 수납하기 보다는 지명타자 슬롯을 최대한 활용하여 타격적으로 우위를 가져가는 것 또한 좋은 판단입니다.

이러한 김도환의 기용으로 인해 경쟁의 효과와 더불어 컨디션의 조정, 그리고 미래의 강민호를 대체할 주전 포수를 만들어내는 것에 대해 매우 중요한 기회라고 보여집니다.

5️⃣이재현과 양도근

경쟁은 포수파트에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점점 이재현의 타격이 올라가고 있는 모습을 보이지만 오늘도 포구 실책을 하나 적립함으로써 이는 삼성의 실점에 치명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수비에서 가장 강점이 있는 이재현이 올시즌들어 개인 역대 최대의 실책페이스를 기록하고 있기에 결국 양도근과의 경쟁 또한 필요합니다.

점차 살아나는 이재현의 타격모습으로 또다시 실책에서 의기소침하고 페이스가 흔들리지 않기 위해 적절하게 유격수의 기용을 조절할 필요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