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삼성라이온즈)

(20250511) LG시리즈 6차전 리뷰(feat. 모든것을 바꿔야할 때)

몽몽2345 2025. 5. 11. 22:19

드디어 올 것이 왔습니다.

사실 오늘의 8연패를 완성하는 역전패는 단순히 쓰라리기 보다는 그 어떤 것보다 반가웠습니다.

주위를 둘러보지 않고 얄팍한 요행수로만 이어오던 삼성의 야구가 이제는 종말을 맞이하고 우리도 최신 트렌드에 맞는 진짜 야구를 할 수있는 기회가 생겼다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삼성의 야구는 다소 구시대적인, 여러 통계분석자료와 최신 데이터를 이용한 스마트하고 짜임새있는 야구가 아닌 단순하게 한방에 의존하고 과거 선수들의 경험치에 의존하는 시스템이라 보여집니다.

저는 올해 초반 미친 페이스를 치고 나가던 LG와 지금의 한화가 단순하게 선수들의 버닝으로만 이루어진 연승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직접적으로 그들과 상대했을때 느꼈던 점은 우리의 모든 수가 간파당하는 느낌이었습니다.

LG의 박동원은 마치 우리 투수가 던지는 볼배합을 예상이라도 하듯이 세네번째 공이 스트라이크임을 확신하고 과감한 스윙을 돌려 안타를 만들어냅니다. 오늘과 지난 기록지를 보시면, 그리고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무언가를 알고있는 듯한 모습을 보시면 어렴풋이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한화전의 경우 우리 수비시프트는 줄곧 한화의 공격때 12루간 데굴데굴 굴러가는 약한 땅볼성 타구에 안타를 더러 내줍니다. 비단 한화뿐만 아니죠. 이번 시즌 내내 이상하치만큼 12루간 수비가 뚫리는 느낌은 단순히 우연이 아닙니다.

이러한 소위 잘나가는 팀들의 경우 코칭스탭 뿐만 아니라 프런트의 야구 성향 또한 짙은 특징이 있습니다.

LG 염경엽의 작전야구는 고사하고 차단장의 전력분석팀과의 회의 및 분석은 시즌전에도 무성한 소문이 났었습니다.

거기에 올해 절치부심한 한화 또한 전력분석파트를 공채를 통해 수급함에 따라 그 전문성이 매우 높아진 것으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지금의 삼성야구는 어떤가요? 전력분석파트의 경우 은퇴 혹은 방출되는 선수가 등용되는 온정주의 채용의 대명사이자 제대로된 통계 및 학문적 지식없이는 그 전력분석이 유의미한 결과를 기대할수 없는 구조입니다.

거기에다 트레이닝파트는? 작년에 실상이 모두 까발려져 대다수 팬들이 그 온상을 가감없이 알고 있습니다. 삼성이라는 가장 최신화되고 앞서나가며 최고라는 이름 아래에 라이온즈는 오히려 구시대적이고 전문가가 아닌, 단장픽에 의한, 감독픽에 의한, 전형적으로 학연 지연에 의한 고여있는 인사체계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결국 삼성이 당장 올해 시즌을 치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래를 바라보고 전력을 가다듬어 장기적으로 꾸준한 강팀이 되는 것 입니다.

작년의 반짝 성적에 설레지 말고 현재를 바라보기 보다는 구단의 썩어있는 종양과 고름을 잘라낼, 결단의 시기입니다.


1. 코칭스태프

1️⃣박진만 감독 - 감춰져있던 운영의 미숙함이 9연전으로 인해 모두 드러났습니다.

쉽사리 이해하지 못하는 대타 결정과 매번 바뀌는 라인업, 잡을 경기와 포기할 경기를 판단하지 못하여 결국 연패를 거듭합니다.

특히나 베테랑 선수단을 장악하는 능력이 의심될 정도로 선수단은 8연패라는 것을 모르면 느끼지 못할 정도로 화기애애하며 부진한 구자욱의 타선을 내리지는 못할 망정 2번으로 올려 오늘의 처참한 결과를 맞이했습니다.

2️⃣이진영 타격코치 - 초구딱은 나쁜게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것 중 하나가 적극적인 타격의 기조가 무작정 나쁘냐인데 삼성은 솔직히 말하자면 초구공략에서 많은 이득을 보았습니다. 다만 이러한 초구공략은 단순히 초구만을 노린다는 간단한 것이 아니라 투수의 특징상 1,2구내에 카운트를 잡는 직구가 들어올 확률이 높은 것을 이용해 직구에 대한 노림수로 변화구를 배제하고 초구공략을 이어나가는 것 입니다.

이러한 효과로 인해 직구공략은 곧 장타로 이어지며 삼성의 자랑인 홈런포를 마구 쏘아댔지만, 그러한 사실이 전구단의 전력분석이 강화됨에 따라 드러나면서 이제는 초구 카운트를 변화구로 꽂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변화구 제구에 어려움이 보이는 45선발 투수에게는 무지막지하게 대포를 쏟아내며 두자리수가 넘어가는 득점을 내지만 12선발은 고사하고 임찬규같은 구속이 느려도 변화구 제구에 강점이 있는 선수에게 고전하여 타선의 기복이 심한 것이 특징입니다.

결국 다소 요행수를 통한 운영으로 삼성이 건강한 야구를 하기 위해서는 이런 요령보다는 어떤 공이 오더라도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2. 선수단

1️⃣ 8연패를 하고 있는 선수단의 분위기가 맞습니까?

경기에서 박병호를 제외하고 그 눈빛과 표정, 플레이에서 연패를 끊기위한 절실함을 보여준 선수가 있었나요? 베테랑 강민호 선수는 오늘같은 조금은 의도적으로 진지함을 보여줘야 할 경기에서도 상대팀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고 있고, 정녕 이게 8연패를 하고 있는 팀의 최고참의 태도가 맞는지 의심스럽습니다. 결국 베태랑과 어린 선수들 간극 사이에서 제대로 선수단의 기강을 휘어잡을 카리스마있는 사람이 지금은 없어보이는게 현실입니다.

2️⃣ 작년의 잘나가던 삼성을 생각해봅시다.

초반 코너 시볼드와 레예스의 용투가 5무원 모드로 이닝도 못먹어주며 부진의 시기를 이어갈 때, LOCK의 불펜이 틀어막아 힘을 보탰으며, 시간이 지나며 불펜의 부침이 심해지자 선발진은 이내 안정을 되찾고 위력을 과시했습니다.

타선에서도 김영웅, 구자욱, 김지찬, 강민호 등 부진의 시기에도 한 선수들이 순서대로 시기에 맞게 해결사의 역할을 해주며 낮은 팀타격에도 불구하고 높은 순위로 마감할 수 있는 힘이 되었습니다.

반면 올해는 선발이 잘 막아내면 불펜이 말아먹고, 또 타격이 어느정도 점수를 뽑아내도 투수에서 말아먹고, 또 투수가 실점을 최소화해도 타자들은 그 점수 조차도 쉽사리 내지 못합니다. 이게 팀입니까?

팀 퍼스트 정신보다는 찬스의 순간에서 내가 해결하기 보다 역적이 되기만 피해야지라는 마인드로 악착스레 볼넷을 고르고 한가운데 치기 좋은 공이 와도 배트가 쉽사리 나가지 않습니다. 이건 팀이 아니라 야구선수라는 개인사업자 모임이죠.

3. 프런트

가장 문제가 많은 파트입니다.

1️⃣트레이닝 파트

굳이 말할 필요가 있을까요? 카네다스, 코너의 폭로로 인해 드러난 초유의 사태로 대다수 팬들이 언급을 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결국 감추기에 급급하고 제 밥줄에만 관심있는 이 부분에서 반드시 환골탈태가 이뤄져야 합니다.

2️⃣전력분석

앞서서 이야기한대로 삼성의 전력분석 파트는 오히려 안하느니만 못하는 결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해설위원조차 경기에서 언급할 정도면 말 다했죠? 비전문가인 팬들이 보더라도 12루간 데굴데굴 굴러가는 타구에 안타를 수두룩하게 내주며 우리는 오히려 잘맞은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들이 죄다 상대 수비시프트에 걸립니다.

전력분석은 단순히 경험과 감에 의존해서는 절대 안되는, 오히려 현대야구에서 감독보다도 오히려 절대적으로 중요한 파트입니다. 빅데이터를 처리하는 능력과 그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해당 선수가 타구를 날리는 방향, 속도를 파악하고 스윙궤적분석 등을 통해 최대한 효율적으로 막아내고 또 상대투수를 공략해 낼 수 있습니다.

아주 쉬운 예를 들자면, 어제 더블헤더 경기에서 후라도의 경우 낮경기에 매우 취약한 패턴을 24시즌 데이터를 통해 충분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시간
G
WHIP
OPS
ERA
WPA
14:00
6
1.29
0.849
6.27
-0.974
17:00
4
1.24
0.675
2.16
0.660
18:00
1
0.43
0.452
2.57
0.120
18:30
19
1.12
0.630
2.75
1.591

이러한 데이터를 파악하고 전력분석파트가 할 일은 단순히 후라도를 낮시간 경기에 배치하지 않음을 권고하는 것을 넘어서, 이 선수가 왜 낮경기에 약한지를 선수 성향과 신체특징 등의 분석을 통해 파악하고 개선해야 하는 것 입니다.

후라도 뿐인가요? 삼성의 주요 야수진들은 상대적으로 어린 선수들로 구성되있어 그들의 특징적인 면모와 약점들을 파악하여 제대로된 루틴을 형성한다면 미래의 이재현, 김영웅은 곧 월드클래스 자산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3️⃣스카우팅

윤거차, 문거양, 노거이 ... 모두가 아시는 단어죠?

비단 스카우팅의 능력은 단순히 신인드래프트에만 국한되지는 않습니다.

NC의 스카우트진이 매해 뽑아대는 용병들이 타팀보다 WAR이 통상적으로 3WAR 높은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그만큼 신생구단이자 최신 소프트웨어를 이끌어가는 트렌디한 구단인 NC다이노스는 부족한 연고지풀에도 불구하고 용병농사를 통해 이득을 보고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스카우팅에서의 헛발짓은 단순히 2~3년을 허사로 날리는게 아닌, 팀의 미래를 결정지을 정도로 중요한 파트이기에, 지금까지의 실패를 반복하지말고 스카우팅 파트에서도 전문가 영입을 통해 정상화를 이뤄낼 필요가 있습니다.

그게 아니면요? 고야갤 모의 드래프트 순번대로 뽑으세요~

4️⃣연봉체계 개선

KBO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입니다.

가진 성적과 전력에 비해 연봉이 너무 높습니다.

특히나 이 연봉체계가 가지는 함정은 전적으로 클래식 스탯에 의존하는 점과 온정주의 성향이 짙습니다.

실적대로 또 잘하는 선수에게 높은 연봉을 줘야함은 절대 반대하는 입장이 아닙니다. 하지만 야구선수 개인이 아닌, 팀 퍼스트 정신을 살리기 위해서는 단순히 연봉체계를 개인의 성적보다는 얼마나 팀에 기여를 했느냐를 따져 줘야하는게 합당하다 생각합니다.

현재 삼성의 주요 타자들은 구자욱을 비롯해 찬스때마다 정확하고 간결한 팀배팅을 이어가기 보다는 장타중심의 타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확률이 떨어지는 타격으로 인해 타선의 기복은 심화되고 있으므로 단순히 홈런의 갯수, 타율, OPS 이런 것을 따지지 말고 팀 기여도 지표인 WPA, 레버리지별 타격지표 등을 고려하여 팀 퍼스트 정신을 정착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4. 방향성

아직 시즌의 1/4 지점이지만 필승조 이재희, 최지광과 더불어 김무신도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된 지금은 제대로 된 시즌을 이어나가기 힘들다 여겨집니다.

그러므로 구단은 빠르게 방향성을 재설정하여야 합니다.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그래도 3~5위권에 도전하는, 가을야구를 위해 달릴지, 아니라면 기존 자원을 재설정하는 리툴링 + 미래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할 지를 결정하여야 합니다.

1️⃣리툴링

사실 삼성의 야수진의 경우 포수파트를 제외하고는 이상적인 세대교체가 완료되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사항은 앞서 말한 주전포수를 발굴하는 것과 더불어 주요 야수진들의 병역문제입니다.

아마도 골글급 유격수인 이재현의 경우는 국가대항전에 발탁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보이지만, 김영웅 선수는 아슬아슬합니다. 만약일지라도 두 선수가 국대로 발탁되더라도 금메달이나 좋은 성적으로 병역혜택을 받지 못한다면, 그 후폭풍은 차마 감당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러한 점을 잘 인지하여 현실적인 병역이행 계획을 잘 세워야 합니다. 삼성은 야수진 뿐만 아니라 투수 좌승현, 이호성에게도 구단과의 상의 끝에 상무 입대를 취소하는 결정을 하였으므로 이 두 선수의 병역대책에도 각별한 보상이 필요합니다.

결국 현재 심차함의 신인급 자원의 병역이행을 최대한 빠르게 가져갈 필요도 있습니다. 그러한 점을 살려 올해 성적을 포기하고 미래를 위한 도약으로 상정할 경우 삼성이 가진 옵션은 매우 다양합니다.

삼성은 지금 미래를 대비하여 포수자원이 매우 필요한 실정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삼성이 기대할 수 있는 유망주 풀 내에서의 포수는 김도환, 김재성, 차동영 정도이며 이 선수들의 성장이 더디다면 그 시선은 외부로 돌릴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올해 성적을 잠시 내려놓는다면 그 대안은 롯데에게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외부에서 눈여겨 볼 포수 유망주는 SSG 조형우(미필), 이율예(미필), 롯데 손성빈(미필), 키움 김동헌(군필), 김건희(미필)

삼성이 지금 FA를 앞두고 있는 불펜자원인 김태훈과 또 우익수 이성규(혹은 윤정빈)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한다면, 지금 호성적을 거두고 있는 롯데 또는 외야자원이 필요한 SSG, 키움과 지명권을 이용한 충분한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만약 1선발인 반즈의 대체자원에 애를 먹고 있는 롯데의 경우? 후라도는 최상의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수 있겠죠?

2️⃣시즌지속

하지만 주전포수 강민호의 노쇠화전 최대한 높은 성적에 도전한다면 삼성의 경우 김지찬이 돌아오기 전까지, 그리고 구자욱이 회복하기 전까지 최대한 이를 악물고 버티는 수밖에 없습니다.

5선발 모두가 피네스피처로 구성된 삼성의 선발진의 경우 필연적으로 경기당 2~3점은 내어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약점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경기에서 다득점이 필수불가결합니다. 결국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삼성의 약점은 타격이기에 용투 레예스를 용타로 전환하는 것 또는 새로 교체할 용투를 불펜으로 활용하는 것 또한 고려해 봄직 합니다.

실질적으로 24포스트시즌에서 LG의 가장 강력한 힘은 언제 어디서나 위기의 상황을 막아주는 불펜 에르난데스의 위력이었습니다. 삼성은 지금 좌승현이 부진하지만 이내 합류한 황동재가 가능성있는 피칭을 보여줌에 따라 레예스 카드를 이재희, 최지광, 김무신이 부재한 불펜파트에 할애한다면, 그간의 선입견을 넘어서 약점을 지우고 최상의 효율을 가지는 이득을 건질 수 있습니다.(+ 더불어 새로운 국내선발의 발굴 또한 이득이죠)

5. 구자욱

마지막으로 부동의 캡틴인 구자욱 선수에 대해 언급하고 싶습니다.

현재 구자욱의 부진은 개인적인 견해로는 멘탈적인 문제 같습니다.

우리가 알던 구자욱은 디아즈를 대신해서 상대방의 1,2선발을 대항해 가장 강력한 힘으로 무너뜨릴 수 있는 힘입니다. 그야말로 삼성라이온즈에서 '삼성라이온'을 담당하는 수준이죠. 그러한 구자욱이, 클러치에서 누구보다 강력했던 삼성의 캡틴이 오히려 올해 클러치만 되면 그저 그런 타자가 되고 맙니다.

당장 어제 오늘경기에서도 중요 찬스에서는 범타나 병살타로 물러나지만, 주자가 없는, 상대적으로 경기가 기울어진, 부담이 적은 상황에서 선두타자로 나와 장타를 칩니다. 단순히 지표가 보여주는 데이터는 우연이 아닙니다.

결국 삼성라이온즈의 시즌향방은 구자욱의 회복에 따라 향방이 갈려있다 감히 예상합니다. 디아즈가 이제껏 삼성이 해주지 못한 양학을 해줌에도 불구하고 결국 상대방의 12선발을 무너뜨릴 수 있는 것은 구자욱의 유무입니다.

이러한 부진한 구자욱을 다소 심리적으로 편안한 하위타선으로 내리지 않고 오히려 2번타순에 배치한 것이 박진만 감독의 가장 큰 패착이며 제대로된 전력분석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