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야구 볼거야?

사실 대다수의 팬들은 야구계의 종사자가 아닌, 취미이자 즐길거리, 오락요소입니다. 그러므로 지금처럼 아무것도 안되는 경기력으로 7연패를 넘어 어디까지 떨어질지도 모른다? 안보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구단 관계자들과 프런트, 감코진, 선수단은요? 그들에게 있어 경기 성적은 곧 몸값의 지표이자 생계가 달린 문제입니다.
작년에도 8연패 했어도 결국 2등으로 갔잖아? 작년의 연패와 올해 7연패는 완전히 다릅니다. 작년은 모든 전문가들이 삼성의 성적을 키움과 더불어 최하위권에 넣을 정도로 부실한 전력에 의한 연패였다면, 올해는 작년의 2위에 힘입어 최원태까지 거금을 들여 영입해가면서 힘을 주었기에 이러한 변명은 쉽사리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아무리 중요한 타자인 김지찬이 부상으로 이탈했음에도 12선발 용병투수를 내고서 LG의 국내 34선발에게, 그것도 호성적을 자랑하는 홈에서 연패를 이어가는 것은 이제는 더이상 구단을 응원할 여력도, 기대할 힘도 없어집니다.
찬란한 10~15년의 왕조시절을 끝내고 기나긴 암흑기 시절을 굳건히 버텨온 팬들 또한 있었겠지만, 올해처럼 직관 관중동원력 1위에 목이 터져라 응원하며 연일 매진사례를 이어가는 열기는 연패를 거듭하면 거듭할 수록 점차 시들어가며 새로운 암흑기로 접어들 수 있습니다.
연패도 연패지만, 연패속에서도 그 패배의 흐름을 끊어가보고자 하는 의지가 분함이 김성윤을 제외하면 누구에게서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올시즌 무슨 헛바람이 불었는지는 몰라도, 작년의 모두의 하향평가와 무시가 사자의 절실함을 깨우는 자극이 되었다면, 올해는 반대로 작년의 상승이 되려 독이 되어 자만심만 가득한 모습입니다.
홈런의 손맛과 뽕으로 인해 한방만을 추구하는 어퍼스윙을 쉽사리 포기하지 않으며 정확도와 간결함에 포커스를 맞춘 김성윤만이 경기를 이끌어갑니다.
거기에 야수진에서 수비력이 가중되는 센터라인인 유격수, 중견수가 그 어떤팀보다 높은 타격성적을 찍어줌에도 불구하고 팀의 실질적인 공격력을 담당해야할 코너야수진들은 퍼올려대기만 할 뿐, 득점이 절실하게 필요한 순간에 허무하게 삼진, 플라이를 쳐대며 정작 리드가 벌려져 흐름이 넘어간 때에 스탯관리용 장타가 나옵니다.
결국 삼성이 연패에 거듭하고 패배의 기운이 덧씌워지는 것은 한두명의 선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타격기조와 팀스피릿의 부재입니다.
1. 김성윤
너무 안타깝습니다.
타율 0.348 출루율 0.430 OPS 0.921 WRC+ 155.1 WAR 1.97
올시즌 129번자리를 오며가며 김지찬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우며 오늘 경기에서도 더블헤어 두경기에서 3안타 3볼넷을 하며 빈사상태의 팀타선을 어찌어찌 끌고가려 했습니다.
특히나 김성윤 선수의 포지션은 다름아닌 중견수입니다. 유격수, 포수를 제외하고 누구보다 수비의 부담이 큰 위치에서 한화전에서도 1회 중요한 보살플레이로 정말 수준높은 플레이를 올시즌 이어가고 있지만, 그 성적과 퍼포먼스가 박살난 팀성적으로 인해 묻히고 있습니다.
만약에 김성윤 선수가 한화이글스에 있었다고 생각해본다면?
문현빈에 이어 연일 연승의 주역으로 관심을 받으며 아슬하게 이기는 한화의 타선에서 다이너마이트를 폭발시킬 절정의 리드오프로 보물취급을 받으리라 생각됩니다.
올시즌 삼성이 코너야수진들의 성적이 이따위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4위를 마크하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김성윤과 이재현의 힘이 9할이라 생각합니다.
2. 구자욱 + 코너 야수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만 뽑으라면 문제는 단연 구자욱입니다.
타율 0.271 출루율 0.359 OPS 0.863 WRC+ 124.1 WAR 0.57
엥? 부진한거 치고 나쁘지 않잖아?
중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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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석
|
타율
|
OPS
|
W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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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W LEV
|
67
|
0.317
|
1.021
|
0.295
|
MED LEV
|
64
|
0.231
|
0.825
|
0.308
|
HIGH LEV
|
34
|
0.222
|
0.525
|
-0.679
|
VERY HIGH LEV
|
7
|
0.167
|
0.453
|
-0.418
|
올시즌 구자욱의 가장 약점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서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아무것도 못하는 것입니다.
사실 작년에도 그랬고 삼성을 팀다운 팀으로 만들어 준 선수는 구자욱입니다. 7연패의 기간에서도 구자욱만 작년의 모습이었다면, 연패는 불구하고 오히려 연승과 승패마진을 + 로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당장 오늘의 1점차 패배를 한 DH 1차전에서도 단 한번의 안타 또는 볼넷이 있었다면 경기를 다른방면으로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시즌을 시작하기전 모든 변수를 고려하여야 하지만 구단에서도 이러한 구자욱의 부진의 시기가 길어지는 것은 전혀 계산밖의 일이었을 것 입니다.
결국 가장 상수로 여겨져야 할 삼성의 힘이 와르르 무너지면서 삼성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경입니다. 거기에 팀의 주장이라 사기를 고려하면 쉽사리 1군에서 배제할 수 없는 것 또한 치명적입니다.
거기에 구자욱을 포함해 코너 야수진들이 제 역할을 못해주는 것 또한 매우 큰 약점입니다.
디아즈 또한 드러난 기록에 비해 양학만 할 뿐, 오늘도 중요한 순간에서는 빈타로 물러나고 사실상 경기가 꺾여진 5:3의 상황에서 소리없는 외침을 의미하는 솔로포를 때려냅니다.
박병호 선수는요? 스탯관리의 절정이자 결정판입니다. 전체 22개 안타중에서 무려 홈런이 9개일 정도로 극단적인 홈런에 의존한 타자지만, 그 홈런이 점수가 벌어진,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은 상황에서만 나오는 게 흠입니다.
결국 삼성타선은 이러한 거대한 스탯관리의 집합체입니다. 선수 개개인의 드러난 성적은 겉으로봐서는 준수할 지 모르지만, 팀의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순간에서 한방을 쳐내줄 선수는 지금으로썬 김성윤 외에는 사실상 전무합니다.
단시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어쩌면 삼성은 누구 하나를 콕 찝어 책임추궁을 하기보다는 흩어진 팀 분위기를 다시금 모아줄, 끈끈하게 엮고 만들어줄 크나큰 계기가 절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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