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삼성라이온즈)

(20250418) 롯데시리즈 1차전 리뷰(feat.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몽몽2345 2025. 4. 18. 22:23

선발 매치업에서부터 밀린 게임이긴 했습니다.

투수 전체성적 9위로 최상위권 성적을 기록중인 데이비슨에게 어쩌면 우리의 5선발인 좌완 이승현은 논개라고 볼 정도로 올시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경기를 접전으로 끌고 가 불펜싸움을 시도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당장 1회 1사 1,2루의 찬스에서 강민호, 디아즈가 각각 삼진과 범타로 물러났고 또다시 3회 2사 1,2루 찬스 및 5회 2사 1,2루 찬스 등 디아즈에게만 5회까지 2사 1,2루 찬스가 무려 3번이나 왔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찬스를 말아먹었습니다.

사실상 삼성은 4회초까지 3:0으로 끌려가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선 찬스 중 단 하나의 기회라도 살렸다면 좌완 이승현이 7실점하면서 경기의 백기를 들도록 하지 않았을 것 입니다.

만약 1~2점차의 접전의 상황에서 7회부터 양팀의 불펜싸움까지 이어졌다면 필승조의 연투와 혹사가 많은 롯데를 상대로 경기를 뒤집을 확률이 꽤 높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무려 10안타에 3볼넷이나 얻었지만 겨우 1득점(이창용의 솔로홈런)에 그친 오늘의 경기는 경기 전 예상과 180도 다른 결과였습니다.

잔루 1위와 최소홈런의 롯데가 홈런을 주무기로 극한의 효율야구를 하는 삼성을 상대로 무려 3홈런을 때려대며 삼성을 짓밟았습니다.

사실상 오늘의 경기력과 기록지를 보면 리뷰가 필요없을 정도로 기분나쁜 경기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실패에서 아무것도 수확이 없어서는 안됩니다.

단기적으로는 내일, 모레 펼쳐질 잔여 시리즈를 따내기 위해 보완할 점을 봐야하고 장기적으로는 시즌의 목표와 방향에 대해 현실적인 판단과 재조정하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1. 좌승현

모든 세부지표들이 작년에 비해 박살이 났습니다.

아직 샘플이 적긴 하지만 ERA가 7을 돌파하였고 K/9은 반토막에 BB/9는 두배 이상으로 치솟는, 그냥 작년과 180도 다른 투수입니다.

이제 23살이 되는 1차지명 유망주로 작년의 87.1이닝을 소화해 WAR 2.70을 찍은 실적은 올해 더더욱 우상향하리라 예상했지만 작년이 플루크 시즌으로 여겨질 만큼 완전히 망가졌습니다.

구종가치
4Seam
Cutt
Curv
Slid
Chan
25시즌
-0.1
0.9
-0.8
1.4
1.0
24시즌
8.9
3.0
4.7
2.0
-1.6

전년도에 비해 구종가치는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로 박살이 났으며 작년에 비해 직구평속이 느려진 것도 아닙니다.

평균구속
4Seam
Cutt
Curv
Slid
Chan
25시즌
141.0
133.7
123.3
127.4
127.8
24시즌
140.0
135.5
114.2
131.5
124.8

하지만 눈여겨 볼 점은 타자와의 상대횟수입니다.

상대횟수
IP
WHIP
피OPS
ERA
WPA
1번째
8.1
1.32
0.532
2.16
0.219
2번째
6.1
2.37
1.101
11.37
-0.609
3번째
4.0
1.75
1.100
9.00
0.049

첫번째 타석에서 상대와는 매우 준수한 성적을 보여주지만 한번 눈에 익은 타자들은 2번째 타석부터 좌승현 선수를 무자비하게 공략하기 시작합니다.

결국 초반의 변화구들이 눈에 익으면서 공략확률이 증가한다고 볼 수 있는데 현장에서는 이러한 점을 심층분석해서 이승현 선수를 원래 페이스로 만들도록 해야합니다.

2. 디아즈

이제 더이상 날씨를 핑계댈 수는 없습니다.

어제의 생명연장포로 한시름 덜었지만 오늘 2사 1,2루 찬스가 무려 3번이나 찾아왔지만, 단 한번도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한 것은 어쩌면 디아즈에게는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고 보여집니다.

특히나 용병투수 상대로 홈런은 물론 단 하나의 장타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디아즈의 모습이 변하지 못한다면 제 아무리 국내투수들을 무자비하게 털더라도 삼성에서의 미래는 없을 것 같습니다.

https://cafe.naver.com/lionsball/2780548

 

디아즈의 재계약이 망설여지는 이유

한국프로야구에서 용병타자를 사용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할 점은 장타입니다. 물론 팀 상황에 따라 부족한 포지션(예시: 롯데 마차도)에 할애하는 경...

cafe.naver.com

 

물론 작년의 의문을 딛고 포스트시즌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어 올시즌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아마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으나 남은 시간 내에서 디아즈가 보여주어야 할 퍼포먼스는 상대 에이스급 투수를 상대로 만들어내는 장타 및 클러치 능력입니다.

이제 29살을 맞는, 어쩌면 약점의 극복과 성장이 가능한 디아즈 선수가 보란듯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주어 올해뿐만 아니라 3~5년간 삼성에서 전성기를 맞이하는 역대급 용병타자로 자리매김해줄 것을 간절히 바래봅니다.

3. 윈나우?

삼성의 분위기가 사실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리드오프 김지찬의 부상과 그로 인해 1번자리에서 혹사 아닌 혹사를 당하는 이재현, 최악의 부진을 겪고 이제야 일어나기 시작한 구자욱, 1할타자 박병호, 사생활 이슈와 더불어 구자욱급 부진을 겪는 김영웅 등 작년 삼성을 2위자리에 올렸던 타선에서의 원동력들의 페이스 다운이 심상치 않습니다.

가장 큰 경쟁자라 여겨졌던 KIA가 김도영의 부상과 주전들의 노쇠화로 우리보다 낮은 순위에 있는 점은 위로가 되지만, 어쩌면 작년 KIA보다 더더욱강한 전력을 자랑하는 LG의 기세에 대입해본다면 삼성은 시즌 목표를 현실적으로 재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작년 공인구의 탱탱볼 효과로 그 누구보다 이득을 챙긴 삼성이었지만, 올해 반감된 반발력과 주전들의 심상치 않은 부진은 선수 개개인의 사이클로 치부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반면 LG의 경우 제작년 디펜딩 챔피언이 작년 2위가 아닌 3위로 주저앉은 충격은 오히려 팀을 더더욱 견고하게 만들고 결속시켰으며, 아마도 우리가 작년에 2위를 한 경험은 우리를 더욱더 강하게 만들기보다는 우리가 가진 전력에 대해 올바르고 객관적인 평가를 하지 못하는 불운으로 작용한 듯 합니다.

정작 라팍을 쓰면서 강력한 투수력으로 높은 자리에 오르고 평균이하의 타선의 힘은 번번히 발목을 잡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타선에서의 전력보강을 비시즌에 이루지 못했습니다.

결국 김지찬, 이재현, 김영웅의 성장과 구자욱, 디아즈의 힘에 의존해 25시즌을 치러야 하는 입장에서 구자욱, 김영웅, 디아즈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퍼포먼스로는 상위권은 물론이고 가을야구에도 힘겨운 싸움이 될 듯 합니다.

게다가 가장 강력한 힘으로 여겨졌던 선발라인업은 레예스와 원태인의 부상이 발목을 잡고 있으며 좌승현 선수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장이 불안요소로 작용 중입니다.

결국 작년의 여러 IF들이 모여 만든 기적적인 2위는 사실상 올해에도 여전히 IF라는 변수로 남아있으며, 삼성이 더욱더 강해지기 위해서는 올해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 아닌 미래에 대비해서 이러한 IF들을 상수로 만들어야 합니다.

사실 삼성에서 상수라 여겨질 자원들은 용병들을 제외하고는 타격에서는 구자욱, 김지찬, 이재현 정도가 다 입니다. 그러므로 나머지 포텐이 있는 선수들(심차함 + 이창용)을 올시즌 기회의 부여와 올바른 성장유도를 통해 미래 전력들로 하루 빨리 보강해야 합니다.

이러한 성장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2군에서의 올바른 방향성이 있는 지도와 높은 수준의 코칭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1군에서 최소 50타석의 기회를 안정적으로 부여함에 따라 후보군 선수들이 조급함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키움의 타자들이 잘 성장하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점은 프런트의 올바른 시스템의 구축입니다. 삼성은 약 9년간의 암흑기를 거치면서 선수단 뿐만 아니라 프런트 및 시스템 등 구단 전반에서 개혁을 이루지 못한 채 고여 있었습니다.

문거양, 윤거차, 노거이 등 이해할 수 없는 기조의 스카우팅이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작년에 불거진 트레이닝 파트의 이슈(카데나스, 코너 등) 또한 주요 문제로 작용합니다. 게다가 연봉책정 시스템도 지나치게 후한 편이라 선수단의 경쟁심리와 동기부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후진적인 시스템 전반을 개혁할 필요가 있습니다.

차명석 단장의 부임 후 제대로된 시스템의 구축으로 LG는 이제 만년 라이벌인 두산을 짓누르고 지속적인 강팀으로 변모했습니다. LG가 하위라운드에서 뽑은 문성주, 송승기 등의 선수들이 주전급으로 성장하는 이유는 단지 운으로 치부할 수 없습니다.

유망주들에 대한 정확한 코칭과 좋은 훈련시설, 구단의 올바른 시스템 등 분하지만 삼성은 이제 우리가 항상 얕잡아보던 LG의 선진화된 시스템들을 따라 변모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