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삼성라이온즈)

(20250419) 롯데시리즈 3차전 리뷰(feat. 야구를 즐기는 또다른 시선)

몽몽2345 2025. 4. 21. 23:04

져서는 안될 경기를 내주었습니다.

도대체 중심타선에서 밥상을 몇번이나 걷어차는 겁니까?

이틀 전 1차전이랑 똑같이 매번 주자를 쌓고 찬스가 오면 뭐하나요?

1회 무사 1,2루 → (구자욱) 라인드라이브 더블아웃

2회 1사 1루 → (김헌곤) 병살타

3회 2사만루 → (디아즈) 땅볼

5회 1사 1,2루 → (구자욱) 땅볼, (강민호) 땅볼

6회 2사 만루 → (구자욱) 땅볼

9회 2사 1,2루 → (김헌곤) 삼진

거기에 롯데 선발 나균안이 그야말로 운을 집어던지는 투구로 솔직히 말하면 삼성은 5회전에 적어도 7점은 냈어야 하는 경기입니다.

정작 총 3득점의 타점은 1번 김지찬의 땅볼, 2번 이재현의 밀어내기, 8번 김영웅의 안타입니다. 정작 타점을 뽑아내줘야할 중심타선들은 득점권에서 땅볼이나 날려대고 주자가 없는 상태에서 안타를 치고 나갑니다. 이럴거면 왜 3456번에 있습니까?

이틀전에도 10안타를 때려내고 정작 득점은 이창용 선수의 홈런 하나로 겨우 1점을 내는 스찌야구를 하더니, 어제 몰아치고 오늘 또 9안타에 사사구만 무려 9개 입니다.

매 경기마다 2실점 이하로 퀄리티 스타트를 찍어주던 후라도는 오늘 주간 2회 등판이 힘에 부쳤는지 이전 경기들과 같은 압도적인 피칭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홈런 2방에 3실점으로 후라도 답지 않은 모습이긴 했어도 어찌됬든 꾸역꾸역 이닝을 먹어가며 결국에는 퀄리티 스타트를 지켜냈습니다.

팀의 1선발이 이정도로 역투를 하면 타자들이 조금은 더 절실함을 보여줘야 합니다.

오늘 경기의 패인은 완벽하게 중심타선의 클러치 능력 부재와 지나치게 한방에 의존한 라인업의 실패 입니다.


1. 라인업

5선발 나균안을 상대하는 롯데와의 경기에도 이정도로 빌빌댈거면 올시즌은 더이상 가망이 없습니다.

레예스의 잦은 부상과 5선발 이승현의 부진, 4선발 최원태의 피칭이 기대에 못미치므로 당초 예상하던 리그 상위권의 선발이라고는 현실적으로 평가가 힘든 상태입니다.

거기다 투수보다 더 심각한 건 타격파트입니다. 에이스급 투수는 고사하고 급이 낮은 투수에게만 다득점을 뽑아내면서 심지어 오늘같은 5선발은 또 제대로 털지도 못합니다. 냉정히 오늘 롯데의 나균안은 5이닝동안 그야말로 운을 던지는 수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중심타선에서 모든 밥상을 걷어차버렸습니다.

구자욱과 디아즈가 찬스를 말아먹는 와중에 강민호 선수까지 타격이 차갑게 식어가면서 더이상 클린업은 큰 기대가 되지 않습니다. 더 문제는 이 선수들을 대체하거나 과감히 뺄 수도 없다는 것이므로 그냥 간절히 기도하는 것 밖에 답이 없습니다.

그러나 지명타자와 우익수의 자리는 다릅니다.

특히나 어제 좋은 활약을 한 이창용을 선발라인업에 빼고 박병호가 들어간 결과는 1볼넷 2삼진이었고, 감각이 좋은 김성윤 대신 상대전적을 고려해 김헌곤이 투입된 것은 5타수 1안타 1삼진 1병살입니다.

특히나 김헌곤 선수의 올해 득점권 타율은 0.077입니다. 오늘로 김지찬 선수가 복귀한 이상 이제는 우익수 자리를 김성윤에게 줘야 합니다.

아마 912의 타순이 김성윤, 김지찬, 이재현이었다면 그 파괴력과 상대 투수가 가질, 언제 어디서 댈지 모르는 기습번트와 출루의 공포로 압박받는 정도는 매우 달랐을 것 입니다.

2. 변화

야구를 즐기는 방법은 승리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지난 24시즌은 개인적인 입장에서 역대 가장 강력함을 과시했던 왕조시절보다도 더 재밌었던 시즌이었습니다.

개막전 전문가 및 모두가 최하위권이라는 평가를 했지만, 그 낮은 평가에 무색하게 삼성은 초반 8연패의 위기를 극복하고 결국 정규시즌 2위자리에 올라 한국시리즈에 오르고 모든 예상을 뒤엎습니다.

아쉽게도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1선발 코너 시볼드와 구자욱의 부상으로 다소 허무하게 마무리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보여주었던 유망주들의 성장과 베테랑들의 노련함은 또다시 꿈을 꾸는 기대를 주었습니다.

새로운 기대와 희망을 품은채 맞이한 올시즌은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모든 이가 평가하는 삼성의 약점이 불펜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올해 삼성의 불펜은 더이상 약점이 아닙니다.

다만 박영현, 김택연, 김서현처럼 150을 넘나드는 무서운 직구를 뿌려대는 선수는 부족하지만 오히려 삼성에서 지금 가장 강력한 불펜투수는 평속 140의 백정현과 김태훈입니다.

오히려 우리가 그토록 부러워하는 박영현은 7세이브를 달성했지만 블론세이브 또한 3개입니다. 결과적으로 불펜투수는 어지간한 높은 클래스가 아닌 이상 한해한해 그 위력이 다릅니다.

우리가 그토록 불안해하면서 벌벌떠는 삼성 불펜은 4세이브에 블론세이브가 단 하나밖에 없습니다.

물론 불펜에서 작년의 필승조를 맡아주었던 임창민 선수의 부진이 깊어지고 김재윤 선수의 평속이 줄어듬에 따라 불안감은 있지만 이재희, 배찬승, 이호성의 합류로 불펜은 새로운 세대교체를 준비중입니다.

그러한 변화의 바람이 부는 것에 반해 타격파트에서는 큰 진전이 없습니다.

현재 센터라인의 수비를 책임져주는 강민호, 이재현, 김지찬 + 김성윤은 여전히 작년의 수비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오히려 공격력에서 좋은 발전을 이끌어냈습니다.

반대로 실제적으로 공격력을 책임줘야할 코너야수인 구자욱, 김영웅, 디아즈, 박병호의 부진으로 클린업이 가장 약점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당장의 성적에 매달리기 보다는 지난 시즌 김영웅의 발견처럼 타격파트에서도 새로운 발견을 이어가고 IF라는 약점을 전력의 상수화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올시즌 LG의 전력과 페이스가 압도적이라 삼성이 현재 전력으로 대권을 경쟁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따라서 삼성은 당장의 대권도전보다는 1루와 포수, 그리고 2루 자원에서의 약점을 유망주에게 1군무대의 기회부여를 통해 길러내야 합니다.

사실 작년 스타팅 주전 3루수는 김영웅이 아닌 강한울이었습니다.

우연한 기회로 김영웅 선수가 유격수 자리에서 기회를 부여받음에 따라 우리는 유망주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또다른 즐거움을 누렸습니다.

이처럼 현재 삼성은 아직까지 1루와 포수, 2루가 약점으로 여겨지지만 이는 작년과 같이 어쩌면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무시무시한 파워를 바탕으로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이 가시적으로 보이는 이창용 선수와 안정적인 수비와 선구안이 인상적인 심재훈 등 여물지는 못했지만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자원들은 베테랑들이 부진한 지금이 1군 경험치를 먹일 수 있는 절호의 찬스입니다.

작년의 운좋게 얻어걸린 2위라는 성적에 집착하지 않고 삼성이 가진 가장 강점인 센터라인의 세대교체 완성의 힘으로 나머지 부분에서 차곡차곡 전력을 완성시켜 나간다면 삼성은 향후 10여년간을 지속적인 강팀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