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라팍쓰는 원태인은 재평가가 시급합니다.

엊그제 잠실경기와 대비되어서 그런지, 잠실에서는 낭낭한 플라이로 처리될 타구들이 펜스 상단을 맞거나 담장을 넘어가며 그야말로 투수들이 7점의 리드 상황에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습니다.
어제 롯데의 3개의 홈런 중에도 정보근의 홈런은 라팍이 아닌 타구장에서는 장담할 수 없는 홈런입니다.
그리고 오늘 삼성이 때려낸 4개의 홈런 중에서는 이재현 선수의 라팍런을 제외한 3개는 모두 비거리 115m가 넘는 홈런입니다.
라팍이 유독 이런 홈런이 잘 나오는 이유는 아무래도 좌우중간의 펜스 거리가 실제로 작은 이유도 있겠지만, 이러한 타자 친화구장이 주는 타석에서의 심리적 편안함도 큰 작용을 합니다.
실제로 삼성은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 내면서 라팍런의 비중도 무시못하지만, 홈런 타자들의 비거리 또한 상당히 길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김헌곤, 이재현 같은 중장거리 파워를 가진 선수들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홈런타자인 김영웅, 디아즈, 구자욱, 박병호, 이성규, 이창용은 비거리 120m를 훌쩍 넘기는 홈런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용병타자인 디아즈의 거취가 불투명하지만 혹여나 교체를 하게된다면 롯데의 레이예스나 SSG의 에레디아처럼 중장거리형 교타자들도 충분히 라팍에서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낼 수 있습니다.
오늘 롯데의 선발이었던 김진욱은 삼성의 약점인 커브를 초구 혹은 2구에 던지면서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려 했으나 커브의 제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오히려 반대로 불리함을 떠안은 채 싸움을 이어갔습니다.
결국 제구력에서 약점을 가진 선수라 어쩔수 없이 직구 승부를 하다 삼성의 장타에 여지없이 스러져갔습니다. 1회 구자욱 선수의 아쉬운 주루가 아니었다면 어쩌면 1이닝도 채우지 못한 채 강판될 처지였다 보여집니다.
전체적인 경기 내용은 여기까지 하고 세부적으로 오늘 인상깊었던 선수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김영웅
그동안 마음고생 많았습니다.
아직까지도 타이밍이나 타석에서 조급함이 완전히 해소된 모습은 아닐지라도 2회말 김진욱의 슬라이더를 시원하게 날려버리는, 그동안의 부진과 마음의 짐을 조금 덜어줄만한 시원한 홈런이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이번의 슬럼프가 아직 완전히 해소됬을지는 모르겠지만, 기나긴 선수생활에서 아주 작은 시행착오를 겪는 거라 생각하고 더 높은 클래스의 선수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다행히 영혼의 단짝인 이재현이 에이스가 되어 굳건하게 버텨주고 있고 캡틴 구자욱도 페이스를 회복한 듯 합니다. 더불어 내일이면 김지찬의 합류로 천군만마를 얻은 듯한 전력이 갖춰짐에 따라 7번의 자리에서 부담감을 내려놓고 타격을 이어갔으면 합니다.
아직 삼성은 이제 풀타임 2년차가 된 김영웅에게 제대로 된 세금을 걷은 적이 없습니다.
2. 디아즈
오늘같은 날은 롯데 2군급 투수에게 스탯 관리용 홈런이라도 시원하게 뽑아냈어야 합니다.
4회 7점차로 벌어진 상황에서 이창용 선수가 2타석만에 물러나고 디아즈 선수와 교체되었습니다. 롯데는 일치감치 선발 김진욱을 내리고 패전조 박진을 올려 경기를 이어갔지만 디아즈는 박진을 상대로 중전안타만을 뽑은채 이후 2타석은 삼진과 땅볼로 물러납니다.
물론 칠 수 있다면 영양가 있는 접전의 상황에서 극적인 홈런이 더 중요할지 모르겠지만, 오늘 이창용 선수에게는 절실한 타석의 기회를 디아즈 선수에게 준 것은 증명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암시하는 것이라 보여집니다.
어쩌면 우리는 이창용 선수가 어제 보여준 130m짜리 대형홈런과 오늘 제대로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펜스상단을 때리는 파워를 보며 새로운 거포의 탄생이 나오는지 엄청 기대하고 타석을 기다렸지만, 결과적으로 그 타석의 기회는 디아즈에게 돌아갔고 디아즈는 유의미한 결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이제 날씨도 더워지고 더이상 핑계를 댈 시간은 점차 없어지고 있습니다.
자신의 절실한 목표처럼 내년에도 삼성과 함께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왜 용병타자인지를 이제는 보여주어야 할 때입니다.
3. 김성윤
삼성의 언성 히어로입니다.
리그 대표 리드오프로 급부상한 김지찬이 부상으로 빠진 자리를 엄청나게 메꿔주고 있습니다.(물론 1번 김지찬은 대체불가이긴 합니다.)
3할이 넘는 타율에 18개의 안타중 3개의 2루타, 2개의 3루타를 때릴 수 있는 장타능력과 더불어 빠른 발로 만들어낸 내야안타 능력은 오히려 김성윤을 평가절하하는 능력이 아닌, 고평가 해야하는 능력입니다.
빠른 발로 언제든 내야 땅볼을 안타로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이는 자칫 수비수들을 당황시켜 실책을 이끌어내거나 투수의 멘탈을 흔드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나 빠른 발을 이용한 내야안타의 능력은 알고도 쉽게 막을 수 있는 요소가 아니기에, 그저 운으로 치부하기보다는 더 높게 평가받아야 합니다.
당장 지난 LG 3차전에서도 김성윤이 만들어낸 빠른 발로 인해 김현수가 당황하는 수비를 보였고 그로 인해 팀은 2득점을 뽑게 되며 선발인 송승기가 강판당합니다.
특히나 공인구의 반발효과가 감소한 올시즌 김성윤과 김지찬의 발로 만들어가는 디테일 있는 야구가 더 가치를 발하게 될 것이며 김지찬이 복귀를 하더라도 9번의 자리에서 새로운 테이블세터로 자리매김하는 강력한 912의 테이블세터(김성윤-김지찬-이재현)는 LG의 신민재-홍창기-문성주보다 어쩌면 더 파괴력있는 조합이 될 수 있다 여겨집니다.
사실 이 모든 것은 입이 닳도록 말했지만 1번이면 1번 자리에서 출루를, 2번이면 2번 자리에서 적시타와 찬스를 이어주는 이재현이 있기에 발동되는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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