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삼성라이온즈)

(20250410) SSG시리즈3차전 리뷰(feat. 이래 조은 끝내기를 느그들만 했나?)

몽몽2345 2025. 4. 11. 14:17

지난 토요일 한화팬들의 심정이 바로 이랬으려나요?

또한번 상대선발에 8K를 내주며 패색이 짙던 경기를 연장 10회 미친 극적인 승리를 장식합니다.

이제껏 삼성타선을 혼자 이끌다시피한 이재현만 막으면 되니 전체 타선의 위력이 한순간에 보잘 것 없어졌습니다.

거기다 괜찮은 폼을 보였던 김영웅과 강민호조차 침묵하니 사실상 어찌 해볼 방도가 없습니다.

패색이 짙어가던 경기에서 그나마 위안을 삼았던 것은 컨디션이 구위가 좋지 않아보임에도 불구하고 원태인 선수가 보여준 노련한 경기운영 능력과 깨어난 구자욱 선수였습니다

사실 SSG는 오늘 엄청나게 많은 안타를 때려냈지만 팬들이 보는 입장에서 우리만큼, 아니 어쩌면 우리보다도 더 열받는 경기라 생각합니다.

오늘 SSG는 장단 11안타로 삼성을 계속해서 괴롭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놓쳐버린 만루찬스 2번에 중요상황에서 병살로 잔루만 10개가 훌쩍 넘습니다.

거기에다가 이제껏 믿어왔던 철벽불펜인 노경은, 조병현이 차례로 결정적인 실점을 내주면서 결국 연장 10회 삼성은 우리가 가장 믿었던 김영웅이 아닌 누구도 생각지도 못했던 양도근의 손으로 SSG의 숨통을 끊어냅니다.

단순히 1승이 아니라 연패로 가던 흐름에서 무득점의 행렬을 깬 것과 원태인의 1패를 막아낸 것, 그리고 다시금 2위로 올라서게된, 올시즌 첫 도파민이 터져나오는 홈에서의 끝내기입니다.

사실상 SSG에게 졌어도 아무런 할말이 없을만한 7회까지의 완벽한 패배의 흐름이었지만 어쩌면 작년 원태인이 만들어낸 대역전의 완투승이 기억나는 경기입니다.

https://cafe.naver.com/lionsball/2532745

 

원태인에 의한, 원태인으로 인한, 원태인이 다한 승리

더이상 미사여구가 필요없습니다. 슈퍼에이스입니다. 1회초 좋지 않던 모습에도 불구하고 푸른피의 에이스가 보여준 9회까지의 역투는 단순한 투구를 넘어 팀의 심금을 울리는,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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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비록 좋은 구위를 앞세워 상대방을 압도하는 투구는 아니었지만 위기의 상황에서도 꾸역꾸역 범타로 막아내며 야수진들과 좋은 수비로, 그리고 결정적인 적시타로 따낸 10승 같은 1승입니다.

아마 그간 매번 연장전에게 이겨왔고 끝내기만 했던 SSG랜더스 및 팬들은 어쩌면 그 여파로 오늘의 패배가 단순히 1패가 아니라 앞으로의 삼성과의 만남에서 주눅들게될 중요한 터닝포인트라고 생각됩니다.

경기 후반부터 패배를 직감하고 여러 분석자료를 써내려 갔으나 오늘같은 날 그런 아쉬운 소리는 필요없습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않고 경기를 함께 지켜낸 팬분들과 선수들, 또 심리적 압박감에서 한풀 벗어나게 된 귀중한 적시타의 디아즈, 구자욱의 부진으로 3번 자리에서 5K로 누구보다 부담감이 컸을 우리의 김영웅, 귀중한 동점 2루타로 팀을 구해냈지만 결정적인 번트 실패로 아쉽게 물러난 이재현, 암가드도 끼지 않은 채 몸을 사리지 않고 출루해준 김성윤, 그리고 이 모두를 살려낸 양도근 등 모두가 고생많았고 승리의 기쁨을 즐길 자격이 충분합니다.


그냥 지우기 아까워서....

1. 살아나는 구자욱

삼성라이온즈의 잠자던 사자가 슬슬 깨어나려는 듯 합니다.

단순히 어제 친 홈런으로 판단하기 보다 오늘 보여준 타석에서의 선구안은 드디어 구자욱의 부활의 징조를 보았습니다.

오늘 김광현에게 전체 타선이 꼼짝도 못하던 슬라이더를 받아쳐 2루타를 뽑아내고, 5회 유인구에도 속지않으며 볼넷을 골라 나가는 장면은 드디어 구자욱이 살아났음을 확인하는 장면이었습니다.(원래같으면 가볍게 배트가 끌려나가는 코스였습니다.)

2회 타격서도 철저하게 존 안으로 들어오는 공에만 배트가 반응을 하였으며 드디어 선구안이 살아난 점에서 복귀한 구자욱이 3번 타순을 맡아준다면 삼성은 시즌 초 보여준 강력한 타순의 연결고리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2. 이재현

우리 빼뱀이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습니다.

1차전부터 미칠듯한 호수비를 보여주면서 내야의 빠져나가는 타구를 모조리 건져내고 결국 가장 필요한 순간 한방을 쳐내면서 수비와 공격을 모조리 혼자 해냅니다.

이런 S급 선수가 유격수라는 사실과 또 우리팀이라는게 너무 든든하고 혼자 짐을 안는 느낌이라 안쓰럽고 미안하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