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거면 어제 뭐하러 그래 생고생해가며 연장까지 가서 이겼나요?

어제나 오늘이나 같은 1승입니다.
때로는 시즌 144경기 중 오늘처럼 던져야 할 경기가 있다지만 게임을 던질거면 제대로 디테일하게 던져야 됩니다.
사실상 5선발인 좌승현과 2선발 쿠에바스의 대결로 선발 라인업에서도 밀리고 어제의 연장전 승부로 불펜을 모두 끌어다 쓴 탓에 어쩌면 우리 5선발을 제물로 상대 2선발을 소비하는, 말 그대로 논개 작전으로 게임을 던진 경기입니다.
그런데 이런 경기에서 많이 아쉬운 부분은 옆동네에서 펼쳐지는 압도적인 1강인 LG와 디테일에서 차이가 나도 너무 차이가 난다는 것 입니다.
LG도 오늘 5선발인 송승기와 곽빈이 빠진 두산의 실질적 3선발인 최원준을 맞아 주전포수의 휴식을 부여하기 위해 이주헌을 선발하는 삼성과 비슷한 행보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두팀의 승부 결과는 180도 달랐는데 오늘은 경기의 운영방식 부분을 세심하게 살펴보겠습니다.
1. 게임을 지배하는 감독
삼성, LG 모두 5선발 좌승현, 송승기 라인업에 주전 포수인 강민호와 박동원 대신 이병헌, 이주헌을 배치하며 사실상 오늘은 빡세게 승기를 가져가겠다는 생각보다 여유로운 운영으로 기회가 되면 노리겠다는 운영이었습니다.
다만 LG는 두산에게 2:1, 1점차로 끌려가던 중에 포기하지 않고 차근차근 김강률, 박명근, 장현식의 정상적인 불펜운영을 하면서, 맞이한 7회 결정적인 상황에서 대타 박동원 카드를 적중시키면서 지고있던 게임을 뒤집습니다.(사실 6이닝 1실점 투구수 69개의 최원준을 일찍 내린 두산의 이승엽 감독의 결정은 그야말로 재앙이었습니다.)
그런데 삼성은 쿠에바스를 맞아 1회 6구 셧아웃, 2회 4구 셧아웃을 당하면서 2이닝 10구로 게임을 갇다 바쳤습니다.
오히려 승부를 정상적으로 이끌어나간 것은 김헌곤, 류지혁, 이병헌의 789 하위타선으로 아웃은 당할지언정 카운트를 늘려가며 질긴 승부를 이어갔습니다.(이병헌이 사고를 칠 뻔 했으나 로하스의 호수비로 막혔습니다. 결국 오늘 잠자던 로하스를 깨워버린 격이네요.)
이런 압도적인 흐름 속에서도 구자욱의 솔로홈런과 좌승현의 5이닝 3실점 호투로 3:1의 어느정도 승부가 가능한 흐름이었습니다.
이때 삼성의 투수 교체는 경악 그 자체였습니다.
가비지 이닝을 처리하는 소위말하는 패전조인 송은범을 6회 내면서 사실상 게임이 5:1로 기울면서 넘어갑니다. 송은범의 2실점 후 양창섭이 올라와 급한 불을 꺼주고 78회를 백정현이 막아주지만 이미 승부는 기울었습니다.
4점차 7회 박병호와 김헌곤의 연속안타로 루상에 주자가 깔리고 희생플라이와 강민호 대타카드가 적중하며, 폭투로 인해 2점을 짜내는데 성공하지만 이후 가장 믿었던 이재현이 떨공을 참지못하고, 김성윤의 배럴타구가 아쉽게 잡히면서 희망은 사라집니다.
수목의 연이은 접전으로 가용할만한 불펜 카드가 없다는 건 알지만 2점차 6회말 송은범의 등판은 명백한 투수교체 실패입니다.
차라리 양창섭을 먼저 내고 추가 실점 후 패전처리를 위해 송은범을 냈다면 이해가 가는 운용이었지만 오늘 본 투수교체는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차라리 처음부터 초구타격으로 게임을 던질 생각이었다면 어제 끝내기의 주인공인 양도근을, 콜업한 함수호를 내보던가요... 요행을 바라며 운영을 한 결과는 어제의 1승과 동일한 1패와 다시 3위로의 회귀, 1위 LG와의 승차가 4경기로 벌어지는 결과입니다.
2. 초구딱
적극적 타격이라는 말로 포장하기도 싫습니다.
작년의 삼성이 헤매던 시기의 나쁜 버릇이 다시금 도지고 있습니다.
삼성이 오늘과 같이 7회나 8회의 불펜을 맞이해 경기를 뒤집는, 역전이 많은 이유는 사실 간단합니다.
상대방의 선발투수를 공략하지 못하고 득점하지 못하니, 겨우 할 수 있는 방법은 선발이 내려가고 난 불펜투수를 두드리는 일입니다.
작년 6월즈음에 쓴 글인데 간단히 요약하자면 1회부터 5회까지의 5이닝보다 6회부터 9회까지의 4이닝이 득점이 더 많습니다.
우리 생각보다 삼성은 엄청난 강팀일 수 있습니다.
올 시즌 삼성의 이닝별 득점분포입니다. 5이닝까지 1선발부터 5선발, 대체선발 가리지 않고 4.14 ERA의 수준급 투수로 만들어주지만, 경기말 4이닝만에 앞선 5이닝의 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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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대놓고 초구공략을 하지만 결과는요?
사실 결과만 좋으면 아무도 초구공략이니 적극적타격이니 이런 소리 안합니다. 왜? 결과가 좋으니깐요. 하지만 지금 상대팀 에이스에게 불나방처럼 뛰어들었다가 내준 경기가 몇 번 입니까? 결과가 이러하면 반성할 줄도 알고 고집을 좀 억누르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네일, 앤더슨, 김광현에게 그렇게 당해놓고 또 오늘 쿠에바스에게 불나방처럼 뛰어듭니다.
우리 타자들은 이재현을 제외하면 투심을 제대로 치는 타자가 없습니다. 그러니 오늘 쿠에바스는 내내 투심으로 맞춰서 초구딱을 2이닝 10구로 순삭 시켜버립니다.

사실 삼성이 유달리 불펜에게 강한 이유는 포심에 대한 대처능력입니다.

진짜 수치만 해도 어마어마합니다. 결국 전체적인 타격의 디자인이 앞당겨져 있어 포심에 대한 최적화된 타입입니다. 그로인한 부작용은? 변화구 특히 느린계열의 변화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 입니다.

삼성 타자들의 커브 대처능력입니다. 포심과 반대로 재앙 그 자체입니다.
현재 삼성이 하고 있는 타격은 말그대로 로또나 다름없습니다.
한번 터지면 10득점 이상의 메가라이온즈 포가 터지지만 지금 몇 경기째 상대선발에 고전하고 분석당해 이제는 불펜들이 포심도 던져주지 않습니다.
작년 전반기의 반짝이고난 후 타격의 변화를 위해 타치바나 코치가 후반기부터 합류해 삼성의 OPS는 10위에서 2위로 껑충 뛰었습니다.
24시즌 전/후반기 타격 분석(feat. 타치바나 효과?)
24시즌 결산 분석을 끝으로 마무리 하기 아쉬워 그간 자료를 수집한 토대로 후반기 타격분석을 해보았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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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작년보다 불펜도 강화되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이 시점에서 작년의 교훈을 바탕으로 다시한번 교정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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