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이게 삼성의 실력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마 태업은 아닌 듯 합니다. 오히려 9연패 보다도 더 위기감에 싸여 있는 경기로 선수단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초상집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반드시 이겨야한다는 부담감이 되려 압박으로 작용한 듯, 여기저기서 실책파티가 터지면서 오늘 경기는 주지 말았어야 할 점수를 계속해서 퍼주면서 반대로 이어나가야할 흐름을 잡지못하는 최악의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삼성의 전력은 이정도가 아닙니다. 일부 베테랑들을 제외하면 많은 선수들이 20대 초중반에 위치한 포지션으로 다소 분위기에 휘둘리는 흐름이 많습니다.
작년부터 이어진 연패와 연승을 거듭하는 것 또한 그러한 이유가 아닐런지요? 올해또한 9연패를 당하긴 했지만 이후 8연승을 챙기며 그 어느팀보다 기복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번주 총력전을 선언한 후 한화가 선사한 실책파티 이후로는 또다시 연패의 흐름을 타고 있습니다.
거기에다 압도적 리그 10위인 키움과의 시리즈에서 첫 경기의 충격적인 역전패에 이어 분위기를 바꿔줄 원태인 마저 4홈런을 맞으며 키움에게 첫 스윕패를 당할 위기에 내몰립니다.
키움 히어로즈도 엄연한 프로팀입니다. 충분히 연승을 할 수 있고 키움에게 연패를 당한다고 해서 더이상 창피한 일이 아닙니다. 리그 최고의 타자로 우뚝선 송성문과 이주형, 최주환이 버티는 타선은 타팀의 중심타선에 비해 그리 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삼성은 선을 넘어도 너무 크게 넘었습니다. 첫번째 게임에서는 1안타에 그치는 믿지 못할 경기력을 보였고, 두번째 경기에서도 겨우 6안타에 선발 원태인이 홈런 4방을 맞는 최악의 경기를 치릅니다.
결국 단순한 연패가 아닌 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는 선수단의 어딘가 넋이 나간 플레이로 인해 아마 프런트를 포함한 구단 전체가 위기감에 휩싸였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총력전을 치른 삼성의 결말은 처참했습니다. 선발 좌승현이 초반부터 난타당하며 2이닝을 채우지 못한채 이르게 불펜을 가동했으나 배찬승 전까지의 불펜투수 4명은 모두 실점을 기록했습니다.
기록으로 보더라도 손대는 것마다 실점이 이루어지며 오히려 총력전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됬을지 모르는 경기가 코칭스태프의 지나친 개입으로 인해 안타까운 결말을 맞이했습니다.
아마도 구단차원에서 대대적인 변화가 없이는 쉽게 바뀌지 않을 앞으로의 경기력입니다. 분위기 쇄신으로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당장의 감정에 휩싸여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근본적인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이 경기로 인해 삼성의 남은 시즌을 바라보는 전략 또한 재설정 되어야 합니다. 지난 정규시즌 2위의 기록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은 올해 대권도전 시도보다는 삼성이 가진 약점들을 보완하고 선수단의 뎁쓰를 채우는 지속적 강팀으로 변모하는 모습을 원했습니다.
베테랑들을 자연스럽게 유망선수들로 교체하여 약점 포지션(불펜, 포수)에 대한 세대교체를 위한 미래지향적 행보를 원했으나 구단의 기대는 달랐습니다. 당장 WIN-NOW를 위해 FA A등급 선발투수 최원태를 영입해가며 샐러리캡을 비워내지 못했고 시즌을 치르면서도 김헌곤, 박병호, 오승환, 임창민이라는 베테랑들의 기용을 계속해서 가져가면서 새로운 얼굴을 키워내지 못했습니다.
조금이라도 그러한 결정이 빨랐다면 박승규, 김태훈의 1군무대에서의 적응이 지금보다도 더 빨랐을테고 전력에 보탬이 됬을 수도 있었으며, 여전히 김도환, 이창용, 양우현 등의 선수들에게는 사실상 베테랑들을 쓰기 위해 얄팍한 엔트리 운용으로 콜업 후 제대로된 기회부여 없이 다시 내리는 행태로 선수단의 사기를 저하시켰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제 삼성은 오늘을 계기로 대전환을 맞이해야 합니다.
이승엽의 두산이 그랬듯, 삼성 또한 전력에 하등 보탬이 되지 않은 베테랑 선수단을 확실히 정리하고 남은 시즌의 기회를 구단의 미래를 위한 발판으로 준비시켜야 합니다.
박병호 선수가 복귀 후 맹타에도 불구하고 내복사근 부상으로 기약이 없는 상태이기에 비워진 지명타자 슬롯을 최대한으로 활용하여 미래자원을 길러내야 합니다.
삼성은 이제껏 홀로 타선을 이끄다시피한 디아즈가 조금 힘들어 보입니다. 그렇기에 디아즈의 체력적인 부담을 덜어줄 1루수의 양성이 너무나 필요하기에 그 기회를 이창용 선수가 잡아나가기를 바랍니다.
이제 더이상 성적이 중요해지지 않은 삼성은 현재의 즉시전력을 포기하고 트레이드를 통해 미래를 도모할 필요가 있습니다.
25시즌은 24시즌과는 달리 절대 1강의 팀이 보이지 않습니다.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한화는 타선에서의 공백이 느껴지며 LG 또한 외야풀에서 홍창기의 부상이 뼈아픕니다. 3위의 롯데 또한 강한 타격으로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전반기 다소 집중스럽게 던진 불펜진이 언제 어떻게 구위가 하락할지는 모르는 상태입니다. 4위 KIA 또한 부상과 불펜에서 약점이 보이며 5위 KT, 6위 SSG 또한 언제 어떻게 상위권에 갈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 약점이 뚜렷합니다.
이러한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케하는 올시즌의 판도의 키는 하위권들이 쥐고 있습니다. 하위권의 즉시전력의 거래(키움 송성문, 두산 이영하, NC 손아섭)는 곧 대권도전 경쟁자들을 우승으로 인도할 킹메이커가 되는 상황입니다.
삼성 또한 경쟁을 이어나가던 추세였지만 이제는 순위권 경쟁보다는 이 기회를 이용하여 즉전감을 내주고 미래를 가져오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결국 삼성의 즉시전력을 살펴보자면 (범례 : 트레이드 불가, 트레이드 카드 )
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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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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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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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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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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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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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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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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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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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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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비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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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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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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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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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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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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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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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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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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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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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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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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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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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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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선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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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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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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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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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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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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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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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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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타팀이 관심을 가질만한 트레이드 카드로는 곧 FA를 앞두는 필승조 김태훈입니다.
순위가 매일매일 요동치며 승부의 행방을 모르는 현 시즌에서 한화, 롯데, KIA에 가장 필요한 것은 타이트한 승부를 지켜내줄 수 있는 불펜투수이며 삼성의 입장에서도 아픈 전력이지만 나이와 서비스타임으로 볼 때 내줄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자원입니다.
물론 현재 시점에서 타팀은 김태훈에게 관심이 없을 수 있지만 만약일지라도 20~30년간 우승이 없던 한화, 롯데가 우승가시권에 도달한 지금이지만, 이후 필승조 투수가 이탈하게 되는 상황이라면? 그 카드의 가치는 천정부지로 뛸 수 밖에 없습니다.
거기에 더해 SSG 또한 OPS 0.8 이상의 타자가 단 한명도 없으므로 이성규나 박승규, 김태훈 같은 타격에 재능이 있는 외야수의 카드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삼성은 이러한 거래를 통해 상대팀의 현 전력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미래를 도모할 수 있는 포수유망주(이율예, 손성빈, 조형우, 허인서)나 투수들을 모을 수 있으며 자연스럽게 베테랑이 빠진 자리를 유망주가 차지하며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이 이루어 집니다.
그러므로 현재 삼성은 기로에 서 있습니다. 당장의 절망스러운 현실에도 정신을 차리고 어떠한 것이 최선인지를 파악하고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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