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삼성라이온즈)

(20250502) 두산시리즈 4차전 리뷰(feat. 이재현이 부릅니다 - 들었다 놨다)

몽몽2345 2025. 5. 2. 23:01

오늘도 두산의 현란한 투수교체가 만들어준 승리입니다.

오늘의 역전승은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즐거움과 동시에 특히나 두산의 감독이 삼성의 레전드 of 레전드인 이승엽 감독이라 한편으로는 찝찝한 마음이 드는 경기였습니다.

잠깐 두산의 투수교체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면

두산의 경우 준수한 외국인 선발 듀오와 마무리 김택연을 필두로 한 강력한 불펜진을 보유한 대표적인 투수구단입니다.

실제로 지난 두산과의 첫 시리즈에서 콜어빈에게 꽁꽁 묵여 1차전을 내준 삼성은 2차전에서도 잭로그에서 6이닝동안 85개 공으로 꽁꽁 묶이다 7회 갑작스럽게 흔들리는 잭로그를 방치하다 주자가 깔리면서 이후 구원등판한 불펜을 난타하여 8득점을 뽑아내는 역전 빅이닝을 완성합니다.

그랬던 과거의 기록에서였는지, 오늘도 삼성의 타선은 잭로그에게 6이닝동안 단 2안타 1실점(무자책) 82구로 완벽하게 봉쇄당했지만, 두산의 코칭스탭은 지난번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 7회 다소 이른 불펜을 가동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두산의 결정은 어제의 연장여파로 인해 연투를 한 박치국, 고효준이 각각 동점과 역전을 허용해 삼성에게 다잡은 승리를 내어줍니다.

특히나 두산은 삼성에게 뿐만 아니라 LG와의 시리즈에서도 사실상 위닝시리즈에 가까운 싸움을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경기는 아니지만 순위싸움을 하는 입장에서 지켜본 결과 두산은 LG와의 1차전에서 6이닝 1실점에 단 69구만을 던진 최원준을 다소 이르게 내린 판단으로 첫번째 경기를 역전으로 내주었습니다.

다시 오늘의 경기 내용으로 돌아와 오늘의 가장 수훈은 두산의 잭로그가 다소 이른 타이밍에 내려간 것이 컸다고 생각되지만, 또 우리 삼성 전력 안에서 그 요인을 찾기에는 역전의 발판을 마련해준 대타 전병우의 적시타였습니다.

사실상 오늘 이재현의 선두타자 안타 후 상대방의 포일과 아쉬운 수비로 인해 득점에 선취득점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또다시 잭로그에게 6이닝동안 단 2안타로 완전히 봉쇄를 당했습니다.

후라도 또한 안정감있는 피칭을 보여주었지만 이재현 선수의 사소한 실책으로 이어진 스노우볼이 2실점(무자책)으로 이어지면서 투구수 또한 대거 늘어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련한 경기운영을 통해 결국에는 6이닝 퀄리티스타트를 끌어내 준 우리의 1선발 후라도였습니다.

비록 후라도의 승리를 챙겨주지는 못했지만, 패배만큼은 용납할 수 없던 삼성은 잭로그가 내려간 7회 반격의 서막을 펼칩니다.

박치국을 상대로 박병호의 2루타와 윤정빈의 행운의 바빕타로 2사 13루를 만든 상황에 박진만 감독의 또한번 현란한 작전이 펼쳐집니다.

어제의 환장의 작전에 더해 모두가 쉽사리 이해하기 어려웠던, 올시즌 13타석 무안타 3볼넷 7삼진의 전병우가 대타로 나오며 아연실색했지만, 그런 모두의 예상을 비웃듯 천금같은 동점 적시타를 때려냅니다.

어쩌라고, 해줬잖아

 

이후 동점에 이어 8회초 또다시 1사 1루의 위기에서 강승호의 내야를 뚫는 타구를 이재현이 건져내며 슈퍼 병살플레이를 만들어내 사실상 오늘 실책에 대한 결자해지를 완성해 냅니다.

https://youtu.be/l2jRAV0Uwe4?si=zqZBkvucqlGrlU99

 

마치 전병우가 같은 코스로 내야를 뚫어 동점을 만들어낸 것에 비해 두산의 내야는 반대로 또다시 도망갈 수 있는 안타가 이재현의 미친 플레이로 병살로 이어져 다소 허무하게 이닝을 끝내게 됩니다.

이러한 슈퍼플레이로 흐름을 탄 삼성은 잭로그에게 꽁꽁 묶여있던 좌타 라인인 234 타순이 연속안타로 역전에 성공하고 강민호의 정품 라팍런(쓰리런)으로 승부의 쐐기를 박습니다.

이후 4점차의 리드를 등에 업은 9회를 마무리 김재윤이 올라와 초구 직구 143km/h을 시전하며 9회를 삼자범퇴로 마무리 합니다.


1. 잭로그를 상대하는 법

사실 잭로그의 경우 거대한 삼나쌩(삼성 나오면 쌩큐)이라 보면 됩니다.

오늘 경기 전까지 올시즌 6번의 선발 등판에서 4.29의 자책점과 더불어 KIA전을 제외하면 매경기 3~4실점을 내주던 잭로그의 기록은 좌우 스플릿을 보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집니다.

구분
이닝
타수
WHIP
피OPS
ERA
WPA
vs 우타
21.2
87
1.66
0.748
5.40
-0.058
vs 좌타
18.2
58
0.59
0.315
1.93
0.615

좌/우타 스플릿 비교 기록지를 살펴보면 완벽하게 좌타 상대로 저승사자급의 성적을 내지만 그 약점이 우타에 있는 선수 입니다.

그렇기에 오늘 잭로그에게 빼낸 2개의 안타는 우타인 이재현과 김헌곤이었으며 사사구 또한 박병호, 양도근, 이재현이라는 세명의 우타자였습니다.

결국 삼성이 자랑하는 좌타라인인 김성윤, 구자욱, 디아즈, 류지혁은 이런 잭로그를 상대로 꽁꽁 묶일 수 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그러므로 또다시 두산을 상대하여 잭로그와의 대결이 성사된다면 삼성이 가져야 할 대응책은 잭로그에게 달려드는 작전보다는 오늘처럼 우타자들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배치한 후 최대한 볼카운트 싸움을 이어나가 최대한 빠른 이닝에 내려야 하는게 현실적입니다.

특히나 삼성의 용병타자인 디아즈 또한 좌타이므로 그런 디아즈의 장타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없으므로 오늘 경기에서 특히나 이성규가 아직 콜업되지 않은 것이 너무 아쉬웠습니다.

2. 이재현

삼성 라이온즈의 현재이자 미래인 빼뺌이가 지배한 게임입니다.

1회 선두타자로 나와 안타를 치고나가 좋은 주루 플레이로 그다지 깊지 않은 플라이에 찰나의 순간을 파고들어 센스있는 태그업으로 팀의 선취점을 가져왔습니다.

사실 오늘의 잭로그에게 꽁꽁 묶여진 피칭을 고려한다면 이 점수가 꽤나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전경기 출장여파인지 3회 다소 이재현답지 않은 유격수 포구 실책이 나오며 그 실책의 스노우볼은 두산의 중심타선의 연속안타로 이어져 후라도에게 2실점(무자책)을 안겨주는 결과로 작용합니다.

이후 잭로그가 내려간 7회 가까스로 동점을 만든 후 8회초 1사 1루 상황 내야를 뚫는 강승호의 안타성 타구를 그야말로 이재현의 이름에 걸맞는 슈퍼플레이를 통해 건져내며 병살타로 완성시킴으로써 이닝을 종료시켜 버립니다.

결국 이러한 슈퍼플레이의 여파로 흐름을 탄 삼성의 좌타라인을 막기 위해 두산의 좌완 고효준이 올라오지만 김성윤을 필두로 주자를 쌓은 후 디아즈의 적시 2루타가 터지면서 역전에 성공하고 그 마지막을 강민호의 라인드라이브 정품 라팍런으로 완성합니다.

사실 김택연이 버티고 있는 두산의 필승조 라인업을 생각한다면 만약 강승호의 타구가 내야를 뚫어 1사 12루가 된 상황은 삼성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을 것 입니다. 결국 본인의 실수로 역전을 내주었지만, 다시금 본인의 손으로 또다른 역전을 막아낸 이재현의 '결자해지'가 완성됨으로써 삼성은 약속의 8회를 만들어 냅니다.

3. 후라도

후라도는 원래 이렇게 쓰는 겁니다.

https://cafe.naver.com/lionsball/3171428

 

개막전 리뷰(feat. 후라도는 이렇게 쓰는 겁니다.)

2025년 개막전을 맞이하여 삼성은 라팍에서의 첫 개막전 승리를 이루어냈습니다. ​ 2015년 왕조시절 후로 10년간 홈에서의 개막전(2016,2017,2020,2023)은 ...

cafe.naver.com

 

​안타를 얼마나 맞던, 위기가 얼마나 찾아오던지, 무실점 경기가 없던지 간에 후라도는 후라도 입니다.

현재까지 8게임 53.0이닝을 전경기 퀄리티스타트(100%)에 퀄스+만 벌써 4개째입니다.

오늘 또한 이재현의 실책으로 무자책이지만 또다시 빈약한 득점지원으로 승리투수를 따내지는 못했지만서도, 후라도의 109구를 던지며 6이닝을 책임지는 모습으로 삼성의 1선발은 누가 뭐래도 후라도임을 자신이 증명해 냈습니다.

특히나 우완 고속 파이어볼러인 김무신, 최지광, 이재희의 부상이탈로 불펜진이 헐거워진 삼성의 올시즌은 이닝이터인 후라도가 완벽한 대응책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4. 이호성

작년에 온갖 욕을 먹었던 호성이 덕분에 삼성이 지금 이 자리에 있습니다.

오늘의 경기 뿐만 아니라 올시즌 구원 등판한 17경기에서 이호성의 수성률과 승계주자 실점률은 그야말로 완벽입니다.

항상 주자가 깔린 위기상황에 등판하여 팀을 구해내고 막아준 덕에 이호성의 하이 레버리지 상황에서의 WPA는 타팀의 마무리 투수 수준입니다.

작년의 부진과 여러 질타에도 불구하고 올시즌 절치부심하여 급성장을 이뤄낸 이호성의 헌신으로 삼성의 불펜은 무너지지 않고 이어가고 있으며, 마치 작년의 위기상황에 내몰려 등판하던 김재윤의 헌신을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https://cafe.naver.com/lionsball/2605172

 

김재윤 영입이 성공적인 이유

김재윤 선수의 최근 3개년 성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형 FA로 4년 58억원(10억 인센티브 포함)이라는 고액이라는 점과 KT에서 보여준 퍼포먼스에 미치지 못하는 점이 아쉽...

cafe.naver.com

 

지금의 ERA 7.16의 이호성처럼 작년 김재윤 또한 임창민이 2아웃에 주자를 쌓고 위기에 내몰렸을때마다 등판하고, 오승환의 부진으로 그야말로 789회를 오며가며 온갖 클러치에 몰린채 삼성을 살려냈습니다.

물론 올시즌 두번의 충격적인 블론과 다소 까다로운 기복으로 위기에 내몰린 지금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작년의 김재윤의 헌신을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이호성이 자신에게 내몰린 온갖 비난과 멸시에도 불구하고 그 위기를 극복하고 우뚝 섰듯이, 삼성의 마무리인 김재윤 또한 올시즌의 기복을 만회하고 절치부심하여 다시금 위용을 회복해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마지막으로...

오늘 삼성을 구해낸 것은 그동안 부진했던 두 명의 우타자

박병호와 전병우였습니다.

두 선수의 결정적인 안타 덕분에 팀의 분위기를 되돌릴 수 있어 감사함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