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싸움을 하는 강팀이라면 대체선발의 호러쇼에도, 초반 대량실점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뒤집을 수 있어야 합니다.

대체 선발인 김대호 선수가 1회초부터 무려 5개의 사사구를 헌납하면서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던 경기는 3회 디아즈의 따라가는 투런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립니다.
양창섭이 예기치못한 등판으로 2이닝 2실점을 주긴 했지만 이후 올라온 좌완 이승민이 최고구속 144를 기록하는 수준급 투구로 NC의 타선을 잠재웁니다.
이러한 이승민의 투구에 보답하듯 삼성은 4회말 무사만루 위기를 만들고 자칫 김지찬이 땅볼로 병살타를 당할뻔 했으나 특유의 빠른 발로 1루에 살아나갑니다.
이후 김성윤의 1타점 적시타와 디아즈의 도망가는 연타석 투런포가 터지면서 삼성은 0:4의 게임을 7:4로 벌립니다.
원래 우리가 알던 지난주의 삼성의 모습은 이런 처참한 상황에서 따라갈 듯, 말 듯하며 주자만 쌓은채 어마무시한 잔루를 남기고 허무한 패배를 당하지만, 오늘은 중심타선에서 4번의 디아즈가 무려 7타점을 쓸어담으며 해결해줍니다.
반면 어제 반짝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김영웅과 박병호의 부진은 다시금 희망에서 실망으로 바뀌었으며 결국 이 선수들이 완전히 회복되기 까지는 조금은 타순의 조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특히나 박병호 선수는 수비에서 클래스에 어울리지 않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어 3점차의 리드는 결과적으로 2점차로 줄었습니다.
마지막 8회말 디아즈의 쐐기 쓰리런이 아니었다면 9회초 김재윤의 피홈런으로 경기의 향방은 어떻게 바뀔지 모르게 되었을 것이며, 홈런을 맞은 김재윤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라팍을 쓰는 삼성에게 필요한 것은 필승조의 구위보다 리드를 벌리는 추가점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습니다.
(한석현이 9회초에 때린 솔로포는 비거리 110M의 우중간 담장을 겨우 넘기는 라팍런의 전형이었습니다.)
1. 디아즈
기아시리즈부터 오늘까지 디아즈 리뷰만 벌써 3일 연속입니다.
25시즌 기록
27G 110타석 9홈런 타율: 0.301 OPS: 0.957 WRC+: 148.3 WAR 0.45

단순히 승리를 가져오는 홈런 3방 뿐만 아니라 오늘 눈여겨봐야할 사항은 삼성이 가장 필요하던 클러치에서의 중심타선의 역할이었습니다.
롯데전의 멀티힛에도 타점을 생산하지 못한 것과는 달리 오늘 4:0에서 추격하는 투런과 5:3에서 리드를 벌리는 투런, 그리고 아슬아슬하게 좁혀진 리드에서 상대의 추격의지를 꺾어버리는 쓰리런이라는 홈런 3방은 영양가로는 단연 최고였습니다.
거기에 2번째 투런은 디아즈가 무작정 잡아만 당기는게 아닌 우중월 깊은 곳으로 밀어서도 125M 짜리 대형홈런이 가능한, 이제껏 여겨지던 디아즈의 약점이 사라지는 모습이라 기대감이 더욱 커졌습니다.
오늘 3개의 홈런은 모두 다 다른 구종을 상대(슬라이더, 포크, 직구)로 때려낸 홈런이라 노림수에 의해 얻어걸린 것이 절대 아니며 특히 포크볼을 그대로 우측중앙담장 깊은 곳을 넘기는 대형 홈런이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오늘 삼성의 10득점 중 혼자서 무려 7타점을 쓸어담으며 자칫 연승의 좋은 흐름을 놓칠뻔한 상황을 극적으로 구해내 주었으며 팀의 승리와 더불어 다음 타순의 김영웅과 박병호까지 비난에서 같이 구해주었습니다.
아마 디아즈의 이런 활약이 홈런 1방이나 적시타 정도에만 그쳤더라면 후속 타자인 김영웅, 박병호 선수에 대한 원성은 피하기 어려웠을 듯 합니다.
이러한 성장하는 디아즈가 복덩이인 이유는 단순히 올시즌만을 바라보는 시선이 아닙니다. 올해 아직 29세의 나이로, 운동선수로서는 성장의 여지가 남아있는, 아직 고점이 오지 않은 전성기의 나이이기 때문입니다.
올해로서 35세가 된 로하스의 성적은 작년에 비해 매우 급락한 추세인 반면 디아즈는 에이징커브를 염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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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이러한 약점의 보완과 디테일의 성장을 이루어낸다면 삼성은 어쩌면 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용병타자의 전성기를 별다른 모험없이 3~5년간 쓸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상대 1,2선발 투수를 상대로 장타 생산이 가능한 지의 의문이 남아있지만, 지금 디아즈가 보여주고 있는 상대 필승조를 모조리 부숴버리는 무서운 공격력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됩니다.
2. 김성윤
이제 더이상 김성윤이 트레이드 블록에 올라가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25시즌 기록
25G 80타석 1홈런 타율: 0.375 출루율: 0.423 장타율: 0.528 OPS: 0.951 WRC+: 166.1 WAR 1.14

작년 시즌중에도 이야기 했었지만 김성윤의 툴과 포텐은 매우 높습니다.
빠른 발과 강한 어깨, 체구에 비해 강한 힘으로 인플레이 타구의 하드힛 비율이 매우 높은 유형입니다.
특히나 햄스트링으로 부상위험이 높은 김지찬과의 공존과 수비 이닝 할애가 가능한 수준급 중견자원이며 높은 고점의 툴에 비해 그간 잘못된 타격 방향성 설정으로 잠재력이 트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올시즌 장타생산보다 빠른 발과 하드힛이라는 자신의 강점을 앞세워 무작정 타구를 띄우기보다 정교함에 치중하여 삼성에서 유일하게 타출장 3-4-5의 타격 스탯을 기록중입니다.
혹자는 김성윤의 스탯 중에 지나치게 내야안타의 비율이 높음을 지적하지만, 이는 오히려 김성윤의 가장 강력한 무기입닌다.
단순한 땅볼타구에도 김지찬 처럼 빠른 수비동작이 아니면 1루에서 세잎이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상대 수비를 긴장하고 서두르게 만들며 특히나 코스가 애매한 내야안타는 알고도 못막는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어제오늘 경기에서 김지찬-김성윤의 지옥의 테이블 조합에서 확인했듯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도루와 내야안타로 상대 투수 및 야수들의 실책을 유발합니다.
하지만 김성윤 선수 또한 작년의 무릎부상과 빠른 발을 위주로 한 주루 플레이로 부상위 리스크가 있으므로 상황에 따른 적절한 활용이 필요합니다.
3. 구자욱
조금 가려진 면이 없지 않지만, 5타석 1안타 3볼넷의 4출루로 보이지 않는 쏠쏠한 활약이 컸습니다.
25시즌 기록
25G 119타석 5홈런 타율: 0.248 출루율: 0.339 장타율: 0.455 OPS: 0.794 WRC+: 108.5 WAR 0.44

아직까지 타석에서의 모습을 보면 완벽하게 부활했다기에는 힘든 모습이지만 앞선 주자가 김지찬, 김성윤이 루상에서 흔들고 있어 매타석 2-3 풀카운트를 만들고 투수를 괴롭히다 결국 출루하여 디아즈의 7타점에 가장 큰 조력자로 활약했습니다.
아직 타격에서의 정타가 나오지 않는 점에서 조금 헤매는 모습이지만, 다행히 존 밖으로 나가는 투구에 배트가 쉽사리 돌지않는 모습은 점점 선구안의 측면에서 폼이 회복되어가는 모습입니다.
다행히 바로 뒤 타순의 디아즈가 부활을 지나 업그레이드 되는 모습으로 나타나 당분간 구자욱의 심적인 부담감이 많이 해소되리라 생각됩니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2주일 기록으로 살펴보면 43타석에서 타출장이 3-4-5로 OPS 0.981을 기록하며 살아나는 추세입니다.
4. 이승민
사실상 오늘 투수파트에서 패배의 위기에서 건져내준 히어로입니다.
대체선발 김대호와 이어나온 양창섭이 2.2이닝 4실점을 기록한 후에 등판해 단 하나의 안타도 없이 NC의 상위타선을 안정적으로 막아냈습니다.
특히나 작년에 비해 급상승한 직구 스피드로 매우 안정감있는 피칭을 보여주었고 이승민 선수가 2이닝을 버텨준 덕분에 삼성은 추가 실점없이 경기를 역전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특히나 대체선발 이후에 올라와 2~3이닝을 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 주고 있으며 작년에 버리는 카드와는 180도 다른, 어쩌면 지금 상황에서 가장 믿을만한 5선발의 대체자원으로 급부상중인 선수입니다.
5. 필승조의 운용
김태훈 + 임김오라는 작년의 불펜 구성과 천지개벽한 차이를 만들어 낸 것은 단연 배찬승과 이재희의 합류입니다.
특히나 배찬승의 경우 이제는 고졸 신인티를 벗어던지고 팀이 가장 필요로 하는 클러치 순간에 나와 위기를 막아주는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드라마틱하게 성장한 이호성과 FA로이드의 김태훈, 양수해의 백정현이 리그 탑급 불펜으로 변모함에 따라 마무리 김재윤의 부담이 줄고 있습니다.
작년 2아웃의 임창민과 추가점없는 타이트한 접전의 연속으로 김재윤이 하이레버리지 등판이 최다임을 감안한다면 올해는 반대로 김재윤의 마무리 활용이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습니다.
김재윤 영입이 성공적인 이유
김재윤 선수의 최근 3개년 성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형 FA로 4년 58억원(10억 인센티브 포함)이라는 고액이라는 점과 KT에서 보여준 퍼포먼스에 미치지 못하는 점이 아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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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오늘 9회 넉넉한 5점차의 등판에서 최고구속이 146까지 나왔으며 2아웃 이후 한석현에게 일격을 맞기도 했지만, 타구의 방향과 각도, 비거리를 감안하면 타구장에서 2루타로 끝나버릴 정품 라팍런이었습니다.
결국 라팍에서는 물론 마무리의 구위도 중요하지만 언제 어떻게 일반적인 장타가 홈런으로 바뀔지 아무도 모르므로 타선에서의 추가점이 더더욱 중요함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지금 김재윤 선수가 기록중인 높은 ERA (7.20)는 마무리 투수로서는 아쉬운 성적일지 모르나 이는 지난 NC와의 2차전에서 끌려가던 차에 맞은 대량실점으로 인한 기록입니다.
결국 마무리의 덕목인 세이브와 블론 지표를 따지면 4세이브에 1블론으로 매우 순항중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그토록 높이 평가하는 박영현도 올시즌 3블론을 기록중입니다.)
거기에 김서현도 오늘 동점상황에 등판해 1패를 떠안았습니다.
이래나 저래나 한화전의 충격적인 블론을 제외하면 김재윤 선수는 마무리 상황에서는 '어쩌라고 막았잖아'를 시전하고 있으며 타선의 회복과 새로운 불펜진들의 합류로 앞으로의 기록은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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