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삼성라이온즈)

(20250610) KIA시리즈 8차전 리뷰(feat. 세번째는 실력이다)

몽몽2345 2025. 6. 10. 22:34

한, 두번의 호투는 운이라고 볼 수 있지만 세번째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무슨 이야기냐구요? 포수 김재성 이야기입니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네일과 최원태의 매치업에서 최원태가 6이닝을 단 2안타에 볼넷도 단 3개밖에 내주지 않는, 정말이지 올해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것도 올해 첫 무실점 경기이구요.

이런 무실점에 있어 최원태가 가장 빛이 나지만, 그의 호투를 빛나게 해준 원동력은 바로 포수 김재성이었습니다.

비단 오늘뿐만 아닙니다. 지난 일요일 NC와의 경기에서 단 1안타에 그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이 억지로 얻어낸 1점을 가지고 후라도와의 배터리 호흡에서 강력한 NC타선을 잠재우고 후라도의 완봉승을 이끈 것도 포수 김재성이었습니다.

그뿐인가요? SSG 시리즈에서 후라도, 최원태 카드를 내밀고서도 김광현, 김건우에게 내리 2패를 당한 후 좌승현과 화이트의 마치 논개작전을 연상시키는 매치업에서도 좌승현의 5이닝 무실점 호투를 도와준 포수도 김재성이었구요.

결국 지난주부터 치른 3경기 20이닝동안 무실점의 포수리딩으로 거듭되는 악재속에서 팀을 구하고 있는 그 중심에는 마스크에 가려 잘 보이지 않지만 김재성의 역할이 매우 컸습니다.

특히나 삼성만 만나면 김도영으로 변신해버리는 김태군과 이지영은 김재성의 배터리에서는 침묵했습니다.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엔 힘들며 20이닝, 특히나 후라도도 후라도지만 최원태와 좌승현을 가지고 무실점 경기를 치른 것은 큰 의미부여가 있다 여겨집니다.

포수리딩 이야기를 조금만 더 해보자면...

김도영, 김선빈, 나성범이 빠진 KIA타이거즈지만 그 빈자리를 윤도현, 오선우, 위즈덤이 활약해주고 있기에 절대 방심할 수 없는 타선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최형우나 위즈덤 앞에 주자가 깔리고 찬스가 되면 그 위기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오늘의 주요 포인트였고 최원태-김재성 배터리는 현명하게 대처하여 크나큰 위기 없이 6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냅니다.

직전에 쓴 KIA전 프리뷰에서 위즈덤을 어떻게 상대해야할지는 위즈덤의 타구분포와 핫-콜드존에 비밀이 있다 말씀드렸습니다.

https://blog.naver.com/wodnd1120/223893378782

결국 오늘 경기에서도 가장 위기의 순간은 1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위즈덤 타석이었습니다. 누구보다 삼성에게 강하고 쳤다하면 최소 장타인 위즈덤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방법은 당겨치기를 방지하기 위해 최대한 바깥쪽 제구를 통해 승부를 걸어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구에 흔들리는 최원태지만, 위즈덤 타석만큼은 멘탈을 부여잡고 철저하게 바깥쪽 승부로 가져가 결국 헛스윙 삼진을 유도하고 위기를 막아냅니다.

이후 여러 타자들을 범타로 처리해 큰 위기는 없었고 4회말 1사 주자없는 타석에서 위즈덤에게 안쪽코스의 공을 던진 최원태는 그대로 안타를 맞게 됩니다.

이런 측면에서 오늘 위기상황을 대처하는 배터리의 호흡은 너무나 완성도 있는 모습이었고 정석이 아닌, 변칙적인 리딩이 가져오는 결과는 어떠한지 잘 보여줍니다.

오늘 경기에서 공격적인 측면에서도 리그 탑선발인 네일에 대항하여 너무나 효과적이고 짜임새있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특히나 라인업에서 김성윤의 빈자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디아즈를 3번으로 당기며 그 뒤에 네일에게 강한 면모를 보인 김영웅, 김재성에 더해 타격에 소질이 있는 김태훈을 붙인 효과는 매우 적중했습니다.

4회초의 득점장면을 잘 살펴보자면 구자욱의 타구가 아쉽긴 했지만 디아즈가 이내 2루타를 치고 나가며 김영웅이 차분하게 볼넷을 골라 찬스를 이어나갑니다. 뒤이은 1할타자인 김재성이지만 네일은 득점권에서 김재성에게 두번이나 당한 전력이 있기에 쉽사리 승부할 수 없었습니다.

찬스상황에서 긴장했거나 힘이 들어간지는 모르겠으나 네일의 투심이 김재성의 허리춤에 거의 스치듯 통과하고 김재성은 몸에 맞는 볼을 주장하며 상황은 만루가 됩니다.

여기서 김재성의 판단을 칭찬해야 하는데, 기억날지는 모르겠지만 지난 한화전(아마 문동주 선발이었을 겁니다.)에서 안주형 타석에서 보내기 번트를 거듭 실패하고 안타를 쳐야하는 상황에서 문동주의 몸쪽 파고드는 공이 안주형의 유니폼 끝을 스칩니다. 중계화면에서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지만 정작 당사자인 안주형 선수는 알아차리지 못하고 이내 아웃을 당하는데, 가장 중요한 순간에서 집중력이 아쉬웠고, 그 찰나의 흐름을 캐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오늘의 사구도 매우 아리송한 상황이긴 했지만 김재성의 출루로 인해 김태훈에게 만루의 찬스가 깔리게 되고 1루수 실책으로 기록되긴 했지만 선취 2득점을 만들어내 흐름을 가져옵니다.

여기에 더해서 온갖 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KIA전의 상대전적을 고려하여 박병호를 집어넣은 결정 또한 홈런이라는 결과로 증명해냈습니다. 결국 고집스러운 베테랑의 기용도 성공하기만하면 아무도 뭐라하지 않습니다. 다만 실패했을 경우에는 그 여파는 걷잡을 수 없습니다.

이후 8회 터진 이재현의 만루포로 삼성은 사실상 KIA를 그로기상태로 밀어넣는 결정타를 날리게 되고 이 넉넉한 추가점으로 인해 이호성, 배찬승 등의 불펜 필승조를 아껴 남은 시리즈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게 됩니다.

오늘 경기 리뷰는 경기에서 활약한 주요 선수들을 간략하게 훑어보고 마무리 하겠습니다.


1️⃣디아즈 : ⭐⭐⭐⭐⭐

4타수 2안타 1득점 1볼넷

이젠 네일 공까지 친다고?

시즌 초반 디아즈의 약점은 뭐였나요? 구위가 좋은 용병투수들을 상대로 약하다는 것 이었습니다. 실제로 그 흐름이 엄청 긴 시간동안 이어졌지만 NC전의 차력쇼를 이후로 디아즈는 새로 태어났습니다.

단순히 한방만 노리는 타격이 아닌 상황에 따라 간결함을 가져가기도 해 오늘처럼 주자가 깔리지 않은 상황에서 홈런이 아닌 안타로 팀의 찬스를 이어줍니다. 결국 파워에 정교함까지 더하면서 이제는 그 어떤 투수도 쉽사리 덤벼들기 힘들며 디아즈 뒤에 김영웅의 존재로 그 위력이 배가가 된 경기였습니다.

2️⃣김태훈 : ⭐⭐⭐⭐⭐

3타수 1안타

단순히 1루수 실책으로 치부할 수는 없습니다.

디아즈와 더불어 오늘 타석에서 가장 기대가 되는 선수였고 또 그 기대에 성공적으로 부응했습니다.

특히나 팀의 첫 안타를 매우 깔끔하게 만들어 냈으며, 만루에서 1루수 황대인의 실책으로 기록되긴 했지만 그 실책을 유도한 것 또한 김태훈의 능력이 바탕이 되어서 입니다.

잠깐 이야기의 흐름에서 벗어나 세부지표인 BABIP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리그에서 가장 BABIP이 높은 선수로 전민재, 오선우 그리고 김성윤을 꼽을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러한 BABIP을 단순 운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많은데 다른 선수들은 모르겠지만 김성윤을 예로들자면, 김성윤의 BABIP은 운도 운이지만 선수 스스로가 만들어낸 수치입니다.

BABIP: Batting Average on Balls In Play(인플레이 타구의 안타비율)이라는 뜻으로 타자가 때려낸 타구가 얼마나 안타로 이어지는 비율을 뜻합니다.

타구의 코스가 좋아 아웃으로 여겨질 땅볼들이 내야안타가 되는 경우들을 주로 바빕타라 부르지만 김성윤의 경우 자신의 주특기인 빠른발로 평범한 땅볼을 안타로 만들어 버립니다. 거기에다 김성윤의 많은 타구들은 타구속도가 매우 빠른 하드힛의 비율이 높아 내야수비수들이 단번에 처리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또한 바빕을 자신의 파워로 만들어내는 경우입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타자 김태훈의 경우에도 가장 큰 능력은 만들어내는 타구들의 높은 속도, 즉 하드힛입니다. 타격에 매우 재능이 있어 170km/h 이상의 타구속도를 충분히 내고 그로인해 오늘의 땅볼 또한 빠른 속도로 인해 1루수의 실책을 유도하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수비가 좋은 선수였다면 잡힐 확률이 높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득점장면은 김태훈의 가치를 잘 나타내주었다고 보여집니다.

3️⃣이재현 : ⭐⭐⭐⭐

4타수 1안타 1홈런 4타점 1득점

재현아 또 속아도 되겠나?

사실 직전 3개 타석만해도 그냥 욕만 나왔습니다. 정말정말 애정하는 선수지만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과 어이없이 물러나는 타격으로 실망감이 더해 홈런을 친 타석에서조차 볼넷으로 걸어나가기만을 내심 바랬습니다.

결국 자신의 2번째 만루홈런을 만들어내며 팀의 정말 중요한 추가점을 만들어줬습니다. 아마 이재현의 홈런이 없었다면 8회,9회를 단순 김재윤, 육선엽으로 막아내기는 힘들었을 것이며 배찬승, 이호성이라는 필승조의 소모가 분명히 수반되었을 것 입니다.

백정현이 빠진 불펜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홈런이었으며 간만에 터진 시원한 장타에 힘입어 이제는 우리 빼뱀이가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나줬으면 합니다. 그렇다고 또 바로 상위타순으로 올리지 말고 8~9타순 고정해줬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