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삼성라이온즈)

(20250524) KIA시리즈 6차전 리뷰(feat. 명장 이범호)

몽몽2345 2025. 5. 24. 22:10

강우콜드 무승부가 됬으면 어쩔뻔 했습니까?

각팀의 팬들과 기싸움중인 두 명장의 대결에서 어제의 박진만 감독의 선수단 운용에 감명을 깊게 받았다는 듯이, 질수없다라는 마음으로 기아의 이범호 감독의 용병술 덕분에 삼성의 승리를 챙겨갈 수 있었습니다.

라인업에서부터 각 팀의 재미난 용병술을 볼 수 있었는데, 먼저 기아의 경우 좌완 선발인 좌승현을 상대함에 있어 특히나 삼성에 강한 김태군 포수 대신 좌타 한준수를 배치시키고 중견수 김호령을 라인업에 넣습니다.

삼성 또한 질수 없듯 여전히 3번 구자욱의 배치로 기아의 김도영에 대비되는 3번 타자 차이를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어제의 매치업과 비슷하게 오늘 또한 선발 매치업에서 기아의 매우 우위가 예상되는 게임이었습니다.

평균자책점 뿐만 아니라 모든 지표가 기아의 김도현의 우위를 점치듯, 기아가 오늘 경기를 다시 따내기 위해서는 조상우, 정해영의 3연투가 부담스럽기 때문에 사실상 매치업에서의 우위를 가지고 초반 선발싸움에서 대량득점을 통해 리드를 벌려야 했습니다.

하지만 예상외로 좌승현이 3이닝동안 단 2피안타에 그치며 기아의 타자들을 매우 효과적으로 잘 잡았으나, 역시나 타순이 한바퀴가 돌고난 후 약점이 보이면서 4이닝 3실점에 그칩니다.

나름대로 4회에 3득점에 성공했으나 조금 더 도망갈 수 있던 상태에서 추가득점을 내지 못한 기아는 결국 곧바로 삼성에게 다시한번 추격을 당하게 됩니다.

삼성이 자랑하는 리그 최강 2번타자인 김성윤의 볼넷과 디아즈의 안타, 어제 장타쇼를 선보여 위압감을 과시하는 김영웅을 볼넷을 내주고 1사 만루를 택합니다.

사실 이런 김도현이 김영웅을 볼넷으로 내준 이유는 다음타자가 이빨빠진 강민호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금의 강민호는 조금 자존심이 상하는 모양새며 삼성의 라인업에서도 구자욱, 강민호가 상대적으로 상위타선에 배치된 탓에 모든 경기의 흐름이 끊기고 있는 추세입니다.

결과적으로 김영웅을 거른 김도현의 선택은 강민호를 삼진으로 잡아내고 2사만루를 만들며 성공하지만, 이또한 운명의 장난으로 작용합니다.

타음 타석 류지혁과의 승부에서 1S 3B 카운트의 5구가 아슬아슬하게 S존에 걸치면서 밀어내기를 만들어냈을 수 있던 이 공이 사실상 삼성에게는 전화위복으로, 기아에게는 불운으로 작용합니다.

결국 2사 만루 풀카운트에서 마지막 공을 타격한 류지혁이 장타를 만들어내면서 루상의 모든 주자가 들어오는 3타점 2루타가 만들어집니다.

만약에 1사였다면 병살의 위험으로 모든 주자가 들어오긴 힘들었을테고, 또 밀어내기였어도 다음 타자 박승규가 땅볼에 그쳤기에 단 1~2득점에 만족해야 했을수 있었으나, 강민호의 삼진 덕분에 2사가 만들어져 류지혁의 3타점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후 삼성의 5,6회는 이승민이 2이닝동안 무려 4개의 삼진을 잡아낼 정도로 위력을 과시하였고 김도현도 4.2이닝만을 소화한채 2사 13루 찬스에서 디아즈를 상대하기 위해 이준영에게 등판을 넘겨줍니다.

삼성과 기아의 각 좌완투수가 나름대로 안정적이게 6회까지 책임을 져주었고 7회초가 시작될때쯤 해서 라이온즈파크에는 비가 쏟아내리기 시작합니다.

서로의 팬들이 동점이라는 상황과 불펜소모를 한 탓에 무승부에 만족하는 입장도 여럿 보이는가 했으나 금새 비는 그치고 다시 재개한 승부에서 삼성이 자랑하는 불펜 김태훈에게 김도영이 벼락같은 홈런포를 쏘아올립니다.

어제의 충격이 아직 가시지도 않았기에 이러한 각 팀의 3번타자 차이가 너무나 뼈져리게 느껴졌지만 7회말 집중력을 잃지 않고 다시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합니다. 선두타자 대타 이재현이 출루에 성공하지만 양도근, 김지찬이 그 1루주자를 진루시키지 못하고 2아웃이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김성윤의 타석에서 상대방의 폭투가 나오면서 그토록 염원하던 2루로의 진루가 공짜로 얻어지고 김성윤의 내야 바빕타가 투수 송구 실책으로 이어지면서 또다시 공짜로 1득점에 성공합니다.

(결국 주전 김태군을 제외하는 이범호의 용병술이 빛나는 모습입니다.)

홈런을 맞았지만 나름대로 김태훈이 멀티이닝을 소화하며 이우성, 변우혁까지 아웃으로 잡아내지만 그 과정에서 타구의 질이 심상치는 않았습니다. 결국 1아웃을 남겨놓고 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삼성은 과거에 보여준 적 없는, 학습이 된 투수교체를 감행합니다. 한발 빠르게 마무리 이호성이 등판하여 개인의 세이브 기록이고 뭐고 당장의 팀승리에 초점을 맞춘 운영을 했으며 결국 그 위기를 지켜냅니다.

반면 약속의 8회 전상현이 내려가고 마땅히 올릴 투수진이 없는 기아는 최지민이 올라와 볼넷을 남발하여 1사 만루를 채워놓고 결국 이성규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해 강판됩니다.

이후 승기를 잡은 삼성은 그대로 밀어내기 한번과 김성윤의 쐐기 2루타가 터지면서 리드를 4점차로 벌리며 승리를 쟁취해냈습니다.


1. 좌승현

될듯하면서 조금만 더 해주면 되는데 그 것을 넘기기가 힘이 듭니다.

사실 좌승현의 올시즌 등판에서 3이닝, 첫번째 상대하는 타자들에 대한 투구 지표는 최상급입니다.

좌승현 상대횟수별 세부지표

상대횟수
이닝
HR
WHIP
피OPS
ERA
WPA
1번째
18.2
0
1.34
0.573
1.45
0.535
2번째
14.2
4
2.18
1.065
11.05
-1.053
3번째
5.1
1
1.69
1.059
8.44
0.120

​결국 상대하는 횟수가 반복되면서 맞아나가는 투구는 직구의 위력이 점차 줄어들면서 변화구 또한 밋밋해져버리는 효과입니다.

비시즌 기간 평소와는 달리 훈련을 많이 소화해 근육이 많이 생겨 투구 밸런스가 흐트러진 탓을 하기에는 상대횟수에서 지표가 너무나 차이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적으로 선발 등판을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이 보이긴합니다. 결국 좌승현이 더도말고 덜도말고 5이닝을 2실점 정도로만 소화해준다면 이승민이 받치고 있는 삼성의 5선발 카드는 생각보다 매력적이라 느껴집니다.

따지고 보면 이런 좌승현의 약점이 이번 시즌 내로 보완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체력적인 약점을 인정하고 좌승현 3이닝 무실점 + 이승민 2이닝 롱릴리프 퀵후크 전략을 가져간다면 오히려 5선발로 3선발의 위력을 낼 수도 있다 여겨집니다.

코칭스탭의 최일언 코치의 지도로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고 24시즌보다 더 성장하는 좌승현을 하루빨리 만나고 싶습니다.

2. 이승민

야수로는 김성윤이 있다면, 투수는 이승민이 올시즌 반전의 주인공입니다.

그냥 작년과 다른 사람입니다.

드러나는 클래식과 세부지표에서도 그 차이를 분명히 실감할 수 있으나 올해 이승민을 가장 부각시켜 주는 것은 구위를 증명해줄 수 있는 심화 지표입니다.

이승민
K%
BB%
K/BB
HR/9
24시즌
4.37
4.94
0.88
2.66
25시즌
10.24
2.33
4.40
0.93

​작년에 1이 채 되지 않던 K/BB가 이번시즌 무려 4.4에 달하며 특히나 투구의 위력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삼진율인 K%가 무려 10.24(투수전체 16위)에 달합니다.

결국 이러한 이승민의 노력과 결실로 5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는 레예스와 좌승현을 계속해서 구해주고 있으며 오늘의 경기에서도 기아에게 흐름을 내주지 않고 가장 완벽하게 5,6회를 지탱해준 덕분에 역전 승을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류지혁도 대단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승민이 오늘의 수훈선수라 생각합니다.

3. 류지혁

디아즈를 받쳐주는 후속타자가 이렇게 중요합니다.

어제의 장타쇼로 김영웅이 살아나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아즈가 출루하고 난 뒤를 받쳐줄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카드는 누구보다 에버러지가 높은 류지혁이라 단언할 수 있습니다.

결국 정교성은 낮지만 모든 주자를 불러들일 수 있는 김영웅의 경우 그 류지혁 뒤를 받쳐야 하는 것이 정상적인 라인업이며 디아즈의 출루 후에도 정교성이 높은 류지혁이 계속해서 아웃되지 않고 찬스를 이어가는 타순이 이상적입니다.

오늘 라인업에서 단 하나의 아쉬움이 있었다면 류지혁과 강민호의 순번이었는데, 지금의 강민호는 사실상 이빨빠진 호랑이에 가까운 실정입니다.

5월 타율이 0.204에 그치며 장타 또한 실종 상태입니다. 결국 장타력을 잃은 강민호는 체력의 관리가 필요해 보이며 당분간 김재성의 출전비중을 높이며 류지혁 이후의 7~8번타순에 배치함이 합당해 보입니다.

비록 강민호가 삼진으로 아쉽게 되었지만 이 아쉬운 상황이 오히려 삼성에게 모든 주자를 불러들일 수 있는 2사의 기회로 작용하여 오늘의 승부를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운적인 요소에 기대지 않고 득점의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디아즈 뒤에 류지혁이 붙어야 하며, 어쩌면 모든 맥을 끊어버리고 있는 구자욱을 5번에 붙이고 류지혁을 3번에 배치하는 타선 또한 고려되어야 합니다.

4. 이성규

생각보다 이성규가 약점이던 선구안이 점차 성장하는 추세입니다.

작년 후반기 타석별 투구수가 늘어나며 눈에 띄게 OPS가 높아진 선수는 다름아닌 이성규였습니다.

퓨쳐스리그에서 여포로 군림하며 1군에만 오면 그 파워를 보이지 못하고 1군 투수들의 변화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이성규가 슬슬 그 치명적인 약점이던 선구안과 수싸움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록 아직까지 부상으로 많은 경기와 타석을 소화하지 못한 탓에 타율이 조금 낮은 상태이지만 타석에서 볼을 골라내는 능력이 매우 증가하고 또 S존 밖의 투구에 스윙 비율이 눈에 띄게 줄면서(37.0% → 29.5%) 조금만 경기력을 가다듬는다면 오히려 작년보다 더 성장한 이성규를 볼 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오늘의 결승점을 만들어낸 것도 결국 이성규의 침착하고 센스있게 볼을 골라내는 능력으로 인했고, 우리가 알던 예전의 붕붕이 이성규였다면 절대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