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3) KIA시리즈 5차전 리뷰(feat. 1점차 패배는 감독의 영역)
솔직히 지긴 했지만, 엄청 재밌는 경기긴 했습니다.

제임스 네일과 황동재의 매치업으로 원사이드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매이닝 삼성은 위기를 맞이하지만 극복하고 또 최소실점으로 겨우 넘겨가면서 접전의 상황을 만들어 갑니다.
특히나 올시즌 첫번째 맞대결에서 아무것도 하지못했던 제임스 네일을 상대로 디아즈와 김영웅이 강한 상대전적을 과시하면서 안타를 출루에 성공했고 그 주자를 전혀 예상치도 못한, 이전 타석까지 10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김재성이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3타수 2안타 3타점을 완성합니다.
결국 제임스 네일에게 많은 이닝을 내주긴 했지만 무려 8피안타 4실점을 뽑아내면서 공략에 성공한 모습이었습니다.
다만, 오늘 네일을 공략한 것은 삼성이 자랑하는 테이블세터진과 구자욱이라는 123번이 아닌 다소 의외의 김재성이 해낸 결과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7회까지의 4:4에서 김도영의 투런이 나오면서 그대로 6:4로 졌으면, '아 그래도 졌지만 잘싸웠다' 라는 말이 나왔을테지만, 오늘도 또 현장의 이해할 수 없는 기용과 판단이 나오면서 접전의 패배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기록지만 보더라도 13안타 9볼넷의 KIA가 7득점을 낸 것에 비해 11안타 1볼넷의 삼성은 적극적인 타격기조로 최대한의 효율을 뽑아내어 6득점을 성공했으나 단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8회에서의 선수 기용 방법이었습니다.
오늘의 경기 리뷰는 투수/야수 교체에 중점을 맞춰 살펴보겠습니다.
1. 투수교체
선발 황동재를 감안한다면 그나마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습니다.
황동재가 다소 아쉽게도 2.1이닝 3실점에 그치며 이른 시기에 내려가지만 경기의 매치업을 고려해봤을때 임창민, 이승민 등판 카드는 적절해 보였습니다.
물론 불안하긴 했지만 두 투수가 2.2이닝동안 단 1실점에 그치며 5회까지 4실점으로 접전의 양상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습니다.
이후 김태훈, 백정현의 안정적인 투구가 이어져 7회까지 실점을 지켜냈으나 모든 문제는 8회에 나왔습니다.
8회초 등판한 김재윤이 박찬호를 땅볼로 잡아내지만 김규성에게 포크볼로 안타를 허용한 후 김도영에게 내준 145km/h 직구가 그대로 라팍의 좌측 상단에 꽂히는 대형홈런으로 이어집니다.
사실 김재윤의 등판과 피홈런은 어쩔수 없었으나, 가장 큰 문제는 여기서 그쳤어야 했습니다.
이후 다음 타자 최형우에게도 2루타를 허용하며 이후 뒤늦게 올라온 배찬승이 급한 불은 꺼주지만 이미 올라간 2루주자의 득점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여기서 7:4로 경기가 마무리 되었다면 단순하게 김재윤만 오늘의 역적이 되고 끝나는 게임이었겠지만, 이후 7회말 김영웅의 따라가는 투런포가 터지면서 결과적으로 김재윤을 한타석 늦게 내린 나비효과가 1이닝을 남긴 상황의 1점차라는 너무나 아득한 득점차가 되어버립니다.
2. 야수교체
베테랑을 무지성으로 믿는 것은 구자욱 하나로도 족합니다.
21시즌 아쉬운 준우승 이후 22시즌 허삼영 감독이 왜 시즌도중 경질되었는지를 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현재 김헌곤은 24 김헌곤이 아닌 22 김헌곤에 가깝습니다.
팀 주요 야수진 중에서 WPA, 즉 승리기여도가 꼴찌입니다.

오늘 제임스 네일을 상대하는 선발라인업에서는 작년의 홈런 맛으로 기용이 어느정도 이해가 됬다셈 쳐도, 김영웅의 1점차로 따라가는 투런포가 나왔을 때는 여지없이 바꿨어야 합니다.
결국 허삼영 전 감독이 김헌곤을 믿고 중용하다 팀의 성적과 자신의 자리를 놓쳤듯, 현재 또한 같은 이치입니다.
거기에 류지혁 타석에서 강민호의 대타작전 또한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기용이었고 그러한 디테일로 인해 9회말 선두타자가 전병우로 시작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것은 다름아닌 현장의 판단입니다.
조금 더 과감성을 부여했더라면 7회 1사 13루의 결정적인 상황에서 발이 느린 이재현 대신 3루주자를 양도근으로 바꾸는 판단이 어땠을까도 보여집니다.
솔직히 어제의 구자욱도 정말 운이 좋았기에 망정이지, 그 홈런타구가 폴대에 맞지 않았다면 많은 비난을 피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그런 방면에서 오늘 라인업도 김성윤 뒤에 디아즈를 붙였으면 더더욱 득점확률이 올라갔을테고 또 타격감이 좋았던 김재성을 빼는 판단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3. 김재윤
구속이 올라오면 될 줄 알았는데 뭐가 문제인지 감도 안옵니다.
삼성의 연승 후에 항상 제동을 걸고 팀의 분위기를 박살시키는 것은 작년엔 오승환이었다면 올해는 단연 김재윤입니다.
마무리 보직에서 박탈되기 전까지는 구속의 여부에 따라 그 피칭 퀄리티가 확연하게 드러나 어느정도 컨디션의 가늠이라도 되었지만, 롯데 전부터 구속을 147km/h 까지 끌어올린 김재윤은 어째서 증가한 구속에 비해 타자들에게 헛스윙이 나오지 않고 오히려 컷트 당하기 일쑤입니다.
결국 구속이 다가 아닌, 무언가 알 수 없는 구위의 문제라 보여지며 이제는 정확한 문제해결과 구위를 회복하지 전까진 1군에서의 수납이 필요하다 보여집니다.
매번 어렵사리 연패를 탈출하고 또 좋은 분위기로 상승할 때쯤 나오는 김재윤의 호러쇼로 인해 삼성은 그 어느때보다 분위기가 가라앉으며 위기에 빠지고 있는 형국입니다.
정확한 해결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과감한 결정이 필요한 지금입니다.
4. 김재성
10타수 무안타 백업포수가 제임스 네일에게 2번이나 적시타를 때린다고?
오늘 사실 아쉬운 패배만 아니었어도 정말로 기대를 갖게 되고 좋은 모습이많이 보였던 경기였습니다.
우선적으로 김영웅이 장타쇼를 펼치며 살아나기 시작했고 디아즈 또한 깔끔한 타격으로 멀티힛을 만들어냅니다.
다소 네일에게 고전을 하긴 했지만 김지찬도 경기 후반 결국에는 멀티히트를 완성해내고 김성윤도 필요할 때 팀타격으로 찬스를 이어갑니다.
거기에 하이라이트는 오늘 사실상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김재성입니다.
이전 타석까지 10타수 무안타에 그치던, 이병헌과 더불어 백업포수 대전을 이어가던 김재성이 무려 삼성을 꽁꽁 묶어놓던 제임스 네일에게 2안타를, 그것도 가장 결정적인 상황에서 주자를 불러들이는 적시타를 2번이나 때려냄으로써 3타점 경기를 완성하고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었습니다.
올시즌 들어 강민호가 계속적으로 플레이를 이어가고 있으나 아무래도 나이를 속이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작년에 비해 눈에 띄게 장타가 줄어들었으며 사실상 장타가 줄어든 강민호는 그 위력이 절반 이상 줄어드는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교함을 무기로 적시타를 때려내줄 수 있는 김재성이 슬롯을 차지해 준다면 강민호의 체력안배와 더불어 고민이 깊던 포수파트에서 엄청난 미래를 보게 되는 것 입니다.
특히나 김재성의 경우 22시즌 WRC 139.1(185타석)을 기록할 정도로 타격에서 재능을 증명해주었기 때문에 경기를 계속 이어가면서 점차적으로 안정되가는 포수 수비와 더불어 타격에서도 예전의 능력을 찾는다면 강민호의 뒤를 이을 주전포수로 거듭날 수 있다 여겨집니다.
사실 오늘 완전하게 밀리는 매치업에도 이정도 점수차까지 따라간 것만 해도 충분히 값어치있는 경기였고 좋은 승부였습니다.
비록 불펜진을 많이 쓰긴 했지만, 그만큼 삼성이 거의 잡을뻔한 경기였기에 경기의 마무리 전에서 선수교체의 부족한 디테일이 너무 뼈아프게 느껴졌습니다.
결국 오늘의 경기로 인해 다시금 박진만 감독에 대한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이 되며 계속해서 믿음을 주고 기용하는 김헌곤 선수가 마치 이우성이 이범호 감독에게 보답을 했듯, 타격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그 결말은 두 사람 모두에게 좋지 않은 쪽으로 작용하리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