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삼성라이온즈)

(20250507) 한화시리즈 6차전 리뷰(feat. 박진만 감독의 큰 그림)

몽몽2345 2025. 5. 8. 14:43

경기 끝까지 볼 필요 있나요?

사실 오늘 경기에서 박진만 감독의 목표는 팀의 승리가 아니라 LG의 와이어투와이어 우승 저지였다 생각합니다.

축하합니다. 목표를 이루었으니 이제 고향인 인천으로 가서 행복야구 하시길 바랍니다. 아마 작년의 감독님이 8위에 불과했던 삼성을 정규시즌 2위와 한국시리즈의 진출이라는 성과로 판단컨대 이숭용 감독의 대체는 어렵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오늘 삼성팬의 입장에서는 지난 문현빈이 쏘아올린 충격적인 역전 블론보다도, 어제의 졸전을 아득히 뛰어넘는 대환장의 파티입니다.

감독뿐만 아니라 선수단 전체의 나사가 모두 풀린듯하여 단순히 연패를 의미하는 게 아닌, 이제는 더이상 부여잡을 지지대가 모조리 박살나여 브레이크 없이 내리막을 향하는 미래만 남았습니다.

경기내용의 리뷰가 필요할까요? 시작전부터 게임을 전진듯한 라인업에 의외로 2:0의 리드로 앞서가나 싶었지만 4회말 한화의 공격에서 삼성의 내야진은 모든 것을 박살내버립니다.

누가봐도 전력이나 기세에서 한화가 앞서기 때문에 정상적인 라인업만 가동하고 ‘아 최선을 다했지만 어쩔수 없었다.’라 변명이 가능할 정도로 주전들의 줄부상과 운이 따라주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오늘의 지극할 정도로 수비적인 운영이 오히려 수비에서 실책으로 게임이 터지면서 삼성에게 남은 것은 상처밖에 없습니다.

단 하나, 미칠듯한 짜증과 분노와 패배 속에도 수확이 있다면 어쩌면 이번 9연전이 아니었다면 감독님의 운영에서의 진면목을 몰랐을 겁니다.

지긋지긋한 경기력과 어지러운 수비사이에서도 삼성은 흔들리는 문동주를 상대로 대량득점을 낼 절호의 기회가 여럿 있었습니다. 두개의 사사구로 12루를 채운 상황에서 안주형의 계속적인 기용과 번트실패, 작전실패는 오히려 감독님의 자리를 위태롭게 만드는 형국이 되었습니다.

너무 허무하고 계속 화가 나는 건 우리 삼성팬들, 이딴 경기를 하고 있음에도 직관 관중 최다에 응원화력과 열기는 그 어떤 팀을 압도합니다. 근데 이렇게 고생하는 우리 팬들 보기 미안하시지 않나요? 도대체 오늘의 라인업과 이해하지 못할 대타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요?

팀을 망쳐도 적당히 망치시길 바랍니다.


1. 안주형

사실 안주형은 잘못이 없다 생각합니다.

우리는 작년 누구보다 안주형 선수를 바라보며 경험하면서 선수에 대한 기대와 견적이 모두 나왔다라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잘못을 따진다면 안주형 선수가 아닌, 안주형 선수에게 9연전의 다소 접전이 예상되는 경기에서 기회를 부여하고 선발라인업에 계속해서 포함하는 감독의 잘못이 더 큰 법입니다.

현재 퓨쳐스에서 안주형 대신 2루를 볼수있는 자원이 씨가 말랐나요? 퓨처스에서조차 2할6푼밖에 때려내지 못하면서 3할3푼에 가까운 김호진은 왜 한번 타석도 주지도 않고 내리나요?

이번 시리즈에서 안주형에 대한 고집스런 선수 기용은 선수를 살리는 게 아닌, 죽이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안주형 선수를 진정으로 살리고 좋은 선수로 키우고자 했다면 점수차가 크게 벌어진 경기에서 부담감을 내려놓고 기용했는게 어땠을까 합니다.

두산시리즈부터 거듭되는 찬스에서 무산되는 안주형의 모습을 보며 너무나 안타깝고 본인은 잘하고 싶었겠지만, 어쩌면 이렇게 삼성과 인연이 맞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감독의 역할

흔히 야구는 선수들이 알아서 한다라 합니다.

야구판에서 감독의 역할은 전술전략이 아닌 매니지먼트에 가깝습니다.

축구와 농구같은 타임리미트 내에서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전술변화에 대응해야하는 스포츠와는 달리 야구는 아웃카운트를 통해 이루어지는 턴제 스포츠입니다. 그러므로 감독의 영역보다 선수에 의한 플레이가 더 중요시 됩니다.

하지만 이런 야구에서도 감독의 영향력이 낮지만은 않습니다. 우승팀의 승률이 6할을 겨우 넘기는 만큼 야구는 약팀에게도 언제든 패배를 할 수 있으며, 시즌 144경기를 치르는 대장정이므로 전술보다는 선수단의 체력과 사기, 정신적 요소 등의 관리가 더 중요시되는, 사실상 매니지먼트적인 요소가 크게 좌우합니다.

이러한 시선에서 이번 9연전을 임하는 박진만 감독의 운영에서 이제껏 감춰져 있던 모든 민낯이 다 드러났습니다.

연승에 집착하기 보다는 잡아야 할 경기, 필연적으로 버려가면서 포기해야할 경기를 잘 파악하여 적재적소에 선수를 기용하면서 선수단의 분위기와 체력, 정신력을 컨트롤 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누구보다 느긋하고 이성적이어야할 팀의 수장이 마무리의 충격적인 블론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이상한 경기운용을 합니다.

결과론적으로 말하자면 이번 9연전에서 삼성의 운명을 갈라낸 포인트는 SSG의 충격의 블론의 2차전이 아닌, 그 다음날 치러진 3차전이었습니다.

이전의 불펜 연투와 연장을 치러가면서까지의 피로로 인해 다음날 송영진을 맞이해 핵심선수인 구자욱과 강민호를 빼가면서 사실상 버리는 게임을 가져갑니다.

하지만 그 경기는 아무리 결과론적일지라도, 팀의 사기와 정신력으로 따져볼 때 절대로 버려서는 안될, 오히려 무슨 수를 써서라도, 3연투를 해가면서까지도 기어코 잡아내야 할 경기였습니다.

2차전 김재윤의 블론 이후 11회초 김건우라는 02년생 투수한테 우리 선수단이 어떤 치욕을 받았습니까? 정상적인 팀이라면, 특히나 선수단의 사기를 가장 중히 여겨야할 감독이라면 그 다음날 경기를 앞두고 선수단을 모아놓고 이런 이야기를 했어야 합니다.

팀의 고참이란 놈들이 22살짜리 새파란 x끼한테 욕이나 쳐먹고 잠이 잘오더나?

오늘 경기 혹시라도 x발린다면 D질줄 알아라 이 x끼들아

아무리 불펜의 연투와 관리가 중요하다지만, 다음날 두산전 선발이 2선발 잭로그에 인천-대구 이동을 감안하고, 선수단의 기세와 사기 측면에서 차라리 두산 1경기를 버리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SSG전을 위닝으로 따왔어야 합니다.

사실 위닝도 삼성입장에서는 다잡은 승리를 내준터라 기분나쁩니다. 거기에 어린 선수가 쌍욕이나 해대는데 삼성 베테랑들은 무슨 일조차 일어난지 모른채 그저 원태인만 덕아웃에 항의하러 갑니다. 이게 무슨 팀입니까? 그냥 개인사업자들이지.

결국 버려야할 경기, 반드시 가져야할 경기의 판단 뿐만 아니라 선수단의 기세를 장악하는 능력에서도 물음표를 보이고 자신이 자랑하던 수비력에 의해 되려 나락으로 빠지는 박진만 감독에게 더이상 삼성의 미래를 맡겨서는 안된다 여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