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삼성라이온즈)

(20250405) 한화시리즈 2차전 리뷰(feat.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몽몽2345 2025. 4. 6. 16:04

제발 좀 적당히 하셨으면 합니다.

세이브라는 개인의 기록이 팀의 승리보다 더 중요한가요?

정상적인 판단이었다면 세이브라는 개인의 기록은 제쳐놓고 직구 스피드 141km/h의 김재윤을 내리고 다른 선수를 올렸어야 합니다.

당장 다음주부터 만나게 되는 상위권인 SSG와 더불어 9승 1패의 고공행진을 달리는 LG를 따라가기 위해 여유를 부릴 상황은 아닙니다.

역대급 약체 타선 덕에 1회 시작하자마자 볼넷 남발에 병살수비를 놓침으로써 자칫 경기가 터질 수 있었으나 다행히 삼성이 자랑하는 S급 유격수와 포수가 구해냅니다.

3루 심판의 오심과 더불어 오늘 리뷰의 제목과 같이 몇몇 선수들이 경기를 터트릴 뻔 했지만 우리의 우타자들이 팀을 구해내 주었습니다.

이렇게 계속해서 도망치는 점수를 내주었는데도 끝끝내 승리를 거부한 임오의 불펜진은 더이상 책임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오늘 매끄러운 경기 운용을 했더라면 그간의 부진에서 벗어나 다시 궤도권으로 올라서준 선발 좌승현(5이닝 1피안타 4사사구 1실점 무자책)과 김성윤(3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 그리고 기다리던 한방을 터트려준 디아즈에게 눈길이 갔겠으나, 관전의 무게중심이 아쉬운 선수기용으로 향할 수 밖에 없습니다.


1. 구자욱

아무리 삼성 라이온즈를 대표하는 선수라지만 상대팀이 한화가 아니었다면 상황은 지금같지 않을 것 입니다.

누구든 슬럼프를 겪을 수 있고 땅을 팔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이 작년의 한국시리즈에서의 아쉬움을 만회하기 위해 절치부심하는 중에 타순도 내리지 않고 2번 타순에 죄다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공에 초구타격이라니요?

슬럼프를 극복하고 감을 찾기 위해 존 안으로 들어오는 공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건 동의합니다. 특히나 구자욱 선수의 경우는 팀 내 누구보다도 높은 클래스를 보여준 선수이기에 당연히 믿고 부활리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좋지않은 흐름에서 이런 빠지는 공에 초구공략은 아니지 않나요?

개인의 회복과 감각도 중요하지만 팀의 승리가 눈앞에 있는 결정적인 상황에 조금은 팀 퍼스트 정신이 필요한 지금입니다.

2. 전병우

구자욱 선수는 클래스가 있지만 전병우 선수와는 애초에 과정 자체가 다릅니다.

시즌을 치르며 어느정도의 부진이 연례행사지만, 결국 보란듯이 부활해 WRC 140~160을 기록해주는 주장과는 달리 전병우 선수는 당장 1군에서 보여주어야 하는 선수입니다.

단순한 찰나의 부진이 아닌, 2군에서부터 타격에 대한 결실을 보여주고 나서야 1군에서 백업으로 기용되어야 하는 선수입니다.

경기전 시즌 4타수 무안타에 무려 4삼진입니다. 그렇다고 결코 2루 수비가 강점인 선수도 아닙니다. 결국 한화 빠따가 도와줬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1회 병살찬스를 날리고 와르르 무너지는 경기가 되었을 위기가 있었습니다.

당장 시범경기의 타율 1위인 오명진을 굳게 믿었다가 두산 베어스가 개막 이후 몇패를 했는지, 오명진 선수가 어떠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는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시범경기에서 잘했다고 정규시즌에서 확고한 주전으로 기용하는 것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된 판단입니다.

차라리 수비강화라는 명목으로 양도근 선수를 기용했다면 이해라도 갔을겁니다. 혹은 김영웅 선수가 못나오는 관계로 3루 수비였다면 이해라도 가지요. 그런데 포스트 시즌부터 전병우의 2루 기용은 전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부디 선수 개개인을 위해 팀의 운명을 맡기지 않았으면 합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습니다. 레전드인 이만수도, 이승엽도, 양준혁도, 오승환도 결코 삼성 라이온즈라는 팀 보다 위에 설 수 없습니다.

3. 불펜운용

진짜 깜짝 놀랐습니다.

6회 3:1의 2점차 아직 뒤집을만한 여지가 있는 상황에서 여전히 한화의 불펜진은 리그 탑급입니다.

작년 구원 WAR 2위의 주현상과 155km/h의 직구를 던지는 정우주, 김서현이 버티고 있습니다. 거기에 박상원과 한승혁 등 필승조가 선발진만큼 좋은 팀입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끝까지 방심을 하지않고 2점차의 리드를 지키거나 더 벌려야 하는 클러치 상황에서 우승현이라니요?

등판하자마자 가운데 141km/h 직구 하나 꽂아넣고 내리 볼질로 출루를 허용합니다. 다행히 노시환 선수가 의문의 도루시도로 위기에서 건져내줘서 다행이지 이건 정말 아닙니다.

2점차 클러치에서 가장 클러치에 약한 선수를 올리다니요...

화타 이글스에 치료를 받는 목적이라면 모를까나 이 판단은 결과적으로 운이 많이 따라준 판단이라 여겨집니다.

올라와서 선두타자에 볼넷을 내주는 것은 우승현 선수나 이호성 선수 모두 다 같은 내용이지만 우승현 선수는 김태훈 선수처럼 베테랑으로써 증명해주어야 하는 선수이고 이호성은 이제 알을 깨뜨리고 필승조에 합류하기 위해 성장하는, 그 위치가 다른 선수입니다.

거기에 이재희 선수를 말소한 중에 불펜에서 가장 믿을만한 투수인 김태훈을 아웃 카운트 하나만 처리하고 내린 판단은 결과론이 아닌, 지탄받아야 할 선택입니다.

비록 임창민 선수가 오심으로 인해 점수를 주긴했지만 그 뒤에 벌어지는 상황은 충분히 막아야 할, 벌어지면 안되었을 일입니다.

도대체 세이브가 얼마나 대단한 기록이길래 한 선수의 개인의 기록 따위에 팀의 승패를 건다는 말입니까?

작년도 그렇고 올해도 라팍에서 불펜 믿고 야구하면 안됩니다. 라이온즈 파크에서 최고의 필승조는 김택연도, 주현상도, 박영현도 아닌 달아나는 추가점입니다.

끝으로...

구자욱, 디아즈, 전병우, 우승현 ? 잘하면 좋죠. 올시즌 잘해서 FA 계약도 잘 타내고 결실을 맺으면 선수도 좋지만 팀을 응원하는 우리가 제일 좋습니다.

당장 특정 선수들을 편애하고 응원하려 야구를 보는게 아닙니다. 하지만 조금 퍼포먼스를 더 보여주어야하는 선수들이 부진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타순을 조금 내리거나 라인업에서 제외하거나 2군에서 조금 다듬을 필요가 있습니다.

작년과 같은 전문가 모두가 하위권으로 예상하던 삼성의 상황이었다면 그러한 인내심은 충분히 발할 수 있지만, 작년 코시를 경험하고 작년보다 딱 한 계단 더 오르기 위해, 왕관을 쓰기 위해서는 팀 우선의 스피릿이 절실합니다.

상위권 경쟁자로 여겨지던 LG가 예상보다 더욱더 치고 올라가 당황스럽긴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의 여유있는 선수 기용은 자칫 1위와의 승차가 따라잡을 수 없게 벌어지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