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삼성라이온즈)

(20250329) 두산시리즈 2차전 리뷰(feat. 의좋은 형제)

몽몽2345 2025. 3. 29. 21:32

정말이지 눈뜨고 못 볼 감동적인 광경입니다.

두 삼성의 레전드들이 지금은 각자의 팀을 맡고 있는 각기 다른 입장에서 서로의 절박해진 입장과 상황을 지켜주기 위해 아낌없이 주는 그런 경기였습니다.

개막 후 5경기를 한 시점에서 삼성은 3연승 후 2연패를, 두산은 곽빈이 없는 채로 1승 4패를 기록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일단 먼저 삼성의 박진만 감독은 8회 현란한 선수교체로 두산을 위기에서 건져냅니다.

다음 경기로 또다시 작년에 진 신세를 갚듯이 삼성은 89번 라인업을 양도근, 김성윤을 넣었지만, 3연패를 당한 삼성을 도저히 볼 수 없던 우리의 리빙 레전드께서는 6회까지 무실점으로 틀어막던 잭 로그를 7회에 흔들리는 모습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밀여붙여 결국 삼성의 빅이닝을 완성해줍니다.

마치 서로의 곳간에 몰래 쌀을 채워주는 의좋은 형제의 의리가 떠오르는 경기였으며 어제오늘의 두 감동적인 우애를 벗삼아 의리에 대해 다시 한번 되새기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은 딱히 경기 기록보다는 지금 삼성라이온즈에 있어 가장 중요한 야수진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1. 류지혁

사실 삼성은 자욱라이온즈라 불릴만큼 구자욱 선수의 영향이 크지만, 그에 못지 않게 류지혁 선수의 영향은 생각보다 엄청납니다.

사실 연간 OPS 0.7 정도에 WRC 90~100 정도의 2루수에 너무나 높은 가치를 부여한 것이 아니냐라 생각할 수 있지만, 류지혁 선수가 부상이라도 당하는 날이면 그 빈자리는 OPS 0.5대의 백업선수들이 차지합니다.

그리고 작년의 OPS 0.666의 기대이하의 성적에도 불구하고 류지혁 선수의 드러나지 않은 가치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하이레버리지 상황에서의 타격인데

중요도
타석
타율
OPS
WPA
LOW
(0.7 이하)
156
0.228
0.632
-0.052
MED
129
0.241
0.606
-0.552
HIGH
(1.6 이상)
63
0.370
0.870
1.767
HIGH
(3.0 이상)
11
0.556
1.192
0.755

류지혁 선수가 시즌 OPS가 0.7이 채 안되면서도 종합 WPA에서 삼성타자들 중 5위에 선정된 것은 이러한 특성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오늘 이해할 수 없었던 양도근 선수의 기용이 가장 결정적인 상황에서 대타 류지혁 카드를 내기 위함은 아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2. 구자욱

구자욱 선수가 심상치 않습니다.

모든 타선이 7회 불을 내며 활발하게 터지는 가운데도 혼자 차갑게 식어있던 구자욱의 방망이였습니다.

그러나 구자욱 선수가 이렇게 갑작스런 부진에 빠지는 것은 이번 시즌만의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작년의 8연패 기간에도, 그 전년에도 꼭 한번정도는 3~5경기를 꼬라박다가 다시금 살아납니다.

연례행사로 그려려니 하지만서도 과거까지는 자욱라이온즈라 불릴만큼 구자욱 선수의 영향력이 컸다면 이제는 김지찬, 이재현을 필두로 김영웅, 박병호 등 한방을 쳐 줄 퀄리티있는 동료들이 생겼습니다.

갑작스레 디아즈와 같이 하락하는 기간이 곂쳐 불운하게도 3연패를 당했지만 빨리 회복해서 삼성의 3번을 이끌어주기를 바랍니다.

3. 김헌곤

삼성의 위기의 순간에는 항상 대헌곤의 적시타가 있었습니다.

작년의 8연패를 끊어냈것도, 오늘의 빅이닝을 완성시킨것 또한 김헌곤의 적시타였습니다. 김헌곤 선수 또한 개막전 이후로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이지만 곤규가 합체하기 전까지 삼성의 코너를 든든히 지켜주기를 바랍니다.

4. 현웅찬

사실 삼성이 작년에 2등을 해서 순위권 싸움의 경쟁이 치열해져 눈이 올라가 그렇지 순위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면 그저 이 선수들의 성장세와 과연 고점이 어디일지를 가늠해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삼성 야구를 즐길 수 있다 생각합니다.

그중에서도 이제는 아무도 반박하지 못할 20홈런이 가능한 S급 유격수 이재현과 김영웅을 한 번에 가져왔다는 것에서 문거양, 노거이의 아픔을 달래봅니다.